다단계판매, 학술연구 활발

KCI 등재 논문 올해에만 3건…“산업 현실 반영한 연구 이뤄져”

(2023-06-22 17:04)

다단계판매와 관련된 논문이 올해에만 3차례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단계판매산업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학계의 연구 역시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논문은 ▲공제조합 설립에 따른 산업의 안정화와 방문판매법상 다단계판매의 규제변화 필요성(이병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세준 경기대 법학과 부교수) ▲방문판매법상 다단계판매 도입과 소비자 보호(이승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위원 법학박사) ▲다단계판매자들의 내적 동기와 지속에 관한 연구(김은정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박사수료) 등이다.

앞의 두 논문은 5월, 나머지 한 논문은 4월에 각각 KCI에 등재됐다. KCI는 국내 학술지 정보, 논문 정보(원문) 및 참고문헌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논문 간 인용관계를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KCI에 올려졌다는 건 학술적 인용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다단계판매에 관한 최근의 논문 수준이 질적으로 향상됐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논문을 비롯해 학술대회, 세미나 등에서 다단계판매와는 상관없는 불법 피라미드가 언급되는 등의 사례로 인해 학문적 토대가 형성되지 못했으나, 법 개정의 필요성과 같이 산업의 현실을 반영한 연구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만 해도 대학교에 네트워크마케팅(다단계판매) 학과가 개설되기도 했지만 논문의 수준은 언론 보도 내용을 베껴 쓰는 수준에 불과했다”며 “다단계판매산업이 5조 원대의 시장을 형성하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세미나, 학회 등 학문적 교류 역시 활발해졌고, 다단계판매산업에 통달한 학자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방판법, 유례 없을 정도로 엄격”
‘공제조합 설립에 따른 산업의 안정화와 방문판매법상 다단계판매의 규제변화 필요성’이란 논문에 따르면 “방문판매법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하면서도 다양한 규제를 내용으로 담고 있을뿐만 아니라 규제의 법적 성질도 사법적 규제, 행정적 규제 및 형사적 규제까지 모두 혼합된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 설립된 이후 다단계판매산업이 안정화됐다고 분석하면서 규제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제언했다.

법 개정 방향에 대해서는 “방문판매법이라는 법률의 명칭이 현대적인 거래 유형에 맞지 않고, 그 규정 내용도 오래돼서 전폭적인 개정이 요구된다”고 언급하면서 “후원수당 지급 비율을 35%로 제한하고 있는 규제와 개별 재화의 가격 제한은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 “방문판매법은 적법한 다단계판매를 그 적용범위로 해야 하며, 불법 피라미드 판매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법을 통해 형사처벌을 중심으로 규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등의 의견을 개진했다.

반면 ‘방문판매법상 다단계판매 도입과 소비자 보호’란 제목의 논문은 “다단계판매 규제 장치들이 도입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다단계판매와 관련된 규제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후원수당 및 거래 상품의 가격 제한 규제는 다단계판매가 상품의 판매라는 본질적 요소에 충실한 영업을 수행하여 피라미드 판매로 변질되지 않도록 준수해야 하는 영업행위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건전한 영업과 장기적 발전을 위한 규율이라는 점에서 다단계판매가 존재하는 한 필요한 제도”라는 것.
　
이외에도 ‘다단계판매자들의 내적 동기와 지속에 관한 연구’란 논문에는 다단계마케팅 참여자들의 ‘동기’에 주목해 다단계판매업체의 판매자(사업자)들이 이 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경험하고 지속해나가는지를 다뤘다. 논문은 “주 참여 대상이었던 여성이 청년, 노인으로까지 그 계층이 확장되면서 새롭게 포섭된 이들이 새로운 여성(노동)으로 대체되고 있는 양상은 현재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와 함께 다단계를 참여자 중심으로 이해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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