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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제, 헬스케어 패러다임 바꿀까?

<알아두면 쓸모있는 식약정보>

  • (2024-02-16 08:19)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올해 1월부터 디지털 치료제가 병원에서 정식 처방되기 시작했다. 일반인에게는 아직도 생소한 디지털 치료기기가 헬스케어 제도권에 진입한 것이다. 헬스케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평가받는 디지털 치료제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디지털 치료기기란?
디지털 치료제는 엄밀히 말하면 ‘디지털 의료기기’이다. 식약처에서는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기반 치료제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 마디로 약물은 아니지만, 의약품과 같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앱, 게임 등의 소프트웨어(SW)를 말한다. 1세대 치료제인 저분자 화합물(알약, 캡슐), 2세대 치료제인 생물제제(항체, 단백질, 세포)에 이은, 3세대 치료제로 분류된다. 세계 최초의 디지털 치료제는 페어 테라퓨틱스의 ‘리셋’이다.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약물중독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에임메드뿐만 아니라 웰트, 뉴냅스, 라이프시맨틱스 등의 기업들이 불면증, 재활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첫 디지털 치료제 허가
국내에서는 지난해 2월 에임메드의 ‘솜즈(Somzz)’가 첫 디지털 치료제로 허가됐다. 솜즈는 불면증 증상개선을 목적으로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의 하나인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했다.

이는 불면증을 지속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심리적, 행동적, 인지적 요인들에 대한 중재(교정)를 목표로 하는 치료를 모바일 앱으로 제공하며, ▲수면 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등을 6~9주간 수행해 수면의 효율을 높여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하는 원리다.

식약처는 솜즈가 국내 임상시험 기관 3곳에서 6개월간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를 검토했으며, 사용 전과 사용 후 ‘불면증 심각도 평가척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됨을 확인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 가정의학과 등 전문가로 구성된 의료기기위원회를 개최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됐다는 점을 자문받았으며 과학적이고 철저한 심사를 거쳐 허가를 완료했다.

솜즈는 지난 1월부터 서울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식 처방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병원에서 3년간 임시 급여로 처방된다.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약 20~25만 원이다.

지난해 4월에는 웰트가 개발한 ‘웰트 아이(WELT-I)’가 두 번째 국내 디지털 치료제로 허가됐다. 웰트 아이도 불면증을 지속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심리적, 행동적, 인지적 요인들에 대한 중재를 목표로 하는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했다. 


차세대 산업으로 적극 육성
현재 디지털 치료제가 허가된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독일, 영국 등 14개이다. 이 중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가 허가된 곳은 미국, 독일, 영국에 이어 한국이 네 번째다. 디지털 치료제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35억 달러(한화 약 4조 6,400억 원)에서 연평균 20.5% 성장해 2030년 235억 달러(약 31조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는 디지털 치료제의 이런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지난 2020년 8월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정의·판단기준·판단사례 ▲허가 시 제출하는 기술문서의 작성 방법과 제출자료 범위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디지털 치료제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또한, 식약처는 2021년 12월 맞춤형 기술지원을 위해 불면증 개선 디지털 치료제 안전성·성능평가 및 임상시험계획서 작성 가이드라인을 포함해 알코올 사용 장애, 니코틴 사용 장애, 공황장애, 우울장애 등 특화된 가이드라인도 제공했다. 실제로 국내 첫 디지털 치료제로 허가한 솜즈도 2022년 1호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 제도’ 대상 제품으로 지정됐으며, 의료현장에서 사용하기까지 기간을 약 80% 단축했다.

지난 1월 식약처는 디지털 치료제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위해 예산을 23억 4,000억 원으로 증액했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 의료기기, 디지털 치료제 등 분야의 기업에 대해 규제지원을 집중해 연구개발부터 임상시험, 국내외 인허가, 품질관리체계 적합성 인증, 수출 홍보·지원까지 모든 과정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혁신의료기기 기술지원을 위한 2억 3,000만 원,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등 임상·허가·GMP 등 지원을 위한 14억 6,000만 원, 임상표준데이터셋 개발·제공을 위한 4억 원, 수출지원 대상 선정 및 홍보 지원을 위한 2억 5,000만 원 등이다. 


의료기관 디지털 치료제 생태계 구축 
연세의료원은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78억 원을 지원받아 파이디지털헬스케어와 개방형 디지털 치료기기 플랫폼 ‘커넥트-DTx’를 개발했다. 이는 디지털 치료기기 통합 솔루션 플랫폼으로 디지털 치료기기 사용자와 치료서비스, 제품, 장소 등 생성되는 정보를 연계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됐다.

환자는 커넥트-DTx 기반의 디지털 치료기기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개인의 상태를 입력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의료기관은 병원의 전자처방/의무기록 시스템과 연결돼 실시간으로 환자 개인별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보험급여 청구나 심사를 담당하는 정부기관과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기관은 처방되는 디지털 치료기기가 임상시험 결과와 마찬가지로 치료 효과가 유효한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사는 모든 의료기관과 개별적으로 접촉할 필요 없이 플랫폼에 속해있는 의료기관들과 쉽게 연결이 가능하다. 서울성모병원과 보라매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이 플랫폼 개발에 참여해 도입을 앞두고 있다.

커넥트-DTx와 연계된 의료기관과 기술회사, 정부 기관 등은 플랫폼으로 구축된 의료빅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도 가능하다. 현재 불면증 치료기기 외에도 치매, 파킨슨병, 금연 등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디지털 치료기기가 개발 중이다.

연세의료원 임준석 디지털헬스실장은 “디지털 치료기기 플랫폼 커넥트-DTx의 개발로 환자 맞춤형 치료는 물론 의료기관, 정부 부처,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회사 등 사용자가 편의성과 안전성 높은 의료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졌다”며 “진료실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환자의 일상생활 알고리즘, 치료 패턴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빅데이터 기반의 첨단 의료 시대 개막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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