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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정체와 경쟁 심화 딜레마에 빠진 건기식 시장

진입장벽 낮아 제품 쏟아져…업체 영업이익 감소 우려

  • (2022-07-14 16:54)

▷ 일러스트: 노현호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1741,723억 원으로 4조를 돌파한 뒤, 201844,268억 원, 201946,699억 원, 202049,805억 원, 20215454억 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성장률은 매년 둔화하고 있다. 시장 1위 제품인 홍삼의 점유율 하락은 이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문제는 성장은 정체되는데 제품 출시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 진입장벽이 낮아 너도나도 손쉽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해 판매하고 싶으면 제조시설이 없어도 ODM 업체에 맡기면 된다.

식품안전관리 인증업체의 건강기능식품 제조업 진입도 과거에 비해 수월해졌다
. 식약처는 지난 2019년부터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식품제조업체가 건강기능식품 제조업 허가와 GMP 인증을 받는 경우 제출 서류와 평가절차를 간소화했다. 이전에는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은 식품제조업체가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을 운영하려면 HACCP과 유사한 서류를 갖춰야 했는데 약 5개월의 시간과 약 45,000만 원이 들었다.

행정절차에 드는 업체의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자
HACCP 인증업체들이 너도나도 건강기능식품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서흥, 노바렉스, 콜마 등 대규모 ODM 업체와 다른 소량생산 ODM 업체도 생겨났다.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고 싶어도 처음부터 대량 생산을 망설이던 개인이나 업체들도 부담 없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건강기능식품 소규모
ODM을 전문으로 하는 한 업체는 기존 ODM 업체들이 보통 5,000만 원에서 1억 원을 받는 최소 발주 생산 비용을 1,000만 원대로 낮추며 단시간에 약 50개 업체에 70여 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71일 특허청이 최근 5년간 국내 건강기능식품 상표출원을 분석한 자료에는 성장 정체와 경쟁 심화의 딜레마에 빠진 시장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건강기능식품 상표출원이
20172,105건에서 20217,145건으로 5년간 239%나 증가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20.9% 성장한 것과 비교해서 10배가 넘는 증가 폭이다. 시장이 연평균 4.9% 성장할 때 상표출원은 연평균 35.7% 증가했다.

코로나
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감염병으로 인해 면역력 등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건강기능식품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020년 출원건수는 6,578건으로 전년 4,670건보다 40.9% 증가하였는데, 이는 2017년부터 5년 동안의 연평균 증가율 35.7%5% 이상 웃도는 증가 폭이다.

눈에 띄는 점은 기업이 아닌 개인의 건강기능식품 상표출원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 최근 5년 동안 개인사업자의 상표출원은 연평균 41.8% 증가했다. 이는 SNS와 유튜브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MZ세대들이 건강기능식품 판매에 주도세력으로 떠오르며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로 2017년부터 5년 동안 MZ세대라 불리는 80~90년대생의 출원량은 연평균 64% 증가했다. 여기에 MZ세대 직장인들이 개인 시간을 활용해 건강기능식품을 위탁 판매하는 아르바이트도 성행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가 맞물리면서 기존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 국내 건강기능식품 최대 제조업체인 노바렉스의 경우 20202,228억 원에서 20212,788억 원으로 매출이 약 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10%를 간신히 넘겼다. 종근당건강은 20205,116억 원에서 20216,155억 원으로 매출이 약 2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20679억 원에서 353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건강기능식품업체 관계자는
최근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은 MZ세대 유튜버들이 자신들만의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아져 이제 업체들이 경쟁업체뿐만 아니라 개인사업자와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광고나 홈쇼핑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홈쇼핑 수수료가 너무 올라 건강기능식품을 홈쇼핑에 판매하는 업체 중 이익을 남기는 곳은 한 곳도 없을 것이라며 그냥 광고비 지출이라고 생각하며 진행하고 이익은 온·오프라인 판매로 간신히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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