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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들이 읽는 동화 l 파트너 에코와 스폰서 나르키소스의 비극적인 사랑

  • (2014-09-19 00:00)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 피던 아주 오랜 옛날에 젊고 아름다운 아가씨들인 님프들은 요염하고도 귀여운 매력을 지니고 있어 신들의 사랑을 받으며 간혹 사랑의 결실로 올림포스 산 12신 중의 하나인 헤르메스 같은 자식을 낳기도 했지만 대개는 비극적인 결말을 맺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숲의 님프인 에코(Echo; 메아리)는 다혈질인데다 말이 많은 수다쟁이 아가씨였습니다. 때문에 신들과 함께 사냥을 다니는 등 자유분방하게 살아서 많은 신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루는 질투의 여신 헤라가 바람기 많은 남편 제우스가 또 누구와 짝짜꿍하고 있나 하는 의심이 들어 찾아 나섰다가 에코를 만났습니다.
 제우스와 한 님프가 짝짜꿍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에코는 그들이 피할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자기의 특기인 수다를 떨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자 특유의 촉으로 어떤 느낌을 받은 헤라는 에코가 수다를 떨 수 없도록 에코의 입을 봉해버리고 남의 말을 받아 흉내낼 수 있는 기능만을 허락했습니다.

 말할 능력을 잃어버린 에코는 자신의 터전인 숲에서 사냥이나 즐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하루는 사냥감을 뒤쫓는 준수한 청년 나르키소스(Narcissus; 수선화)를 보았습니다. 한눈에 반한 에코는 그를 뒤쫓았지만 말하는 기능이 없어졌기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헤라의 저주만 아니었다면 나르키소스에게 가슴속의 이야기를 해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러나 나르키소스는 소 닭 보듯 아무런 관심도 없었기에 에코의 가슴은 더 타 들어갔습니다. 에코에게 나르키소스는 신내림을 받은 영험한 박수 무당이었습니다. 에코는 그를 따라다니며 그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했지만 나르키소스는 자기만을 아는, 자기만을 사랑하는, 말하자면 정신병자였습니다.
 나르키소스의 말을 따라 하다보니 결국엔 그의 모든 대사를 한자도 틀림없이 따라 할 수 있게 되었고 굿하는 기능을 모조리 배운 에코는 결국 신내림을 받았고 그의 신딸이 되어 굿을 했고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나르키소스는 에코를 여자로 봐주지는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도 나르키소스는 딱 부러지는 스폰서였고 에코는 파트너였습니다. 남에게 먼저 말을 할 수 없었지만 흉내는 기가 막히게 잘 했기에 끝까지 나르키소스의 새끼 무당이었지 독립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쨌든 에코는 항상 속이 탔고 혼자서는 잠을 잘 수도 없어 빼빼 메말라갔습니다. 결국 앙상하게 뼈만 남은 에코는 죽을 수밖에 없었고 나르키소스를 떠나지 못하는 그의 마음은 목소리로만 남아 항상 나르키소스의 말을 따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날 나르키소스는 갈증을 풀기 위해 차고 맑은 샘물을 마시려다가 이제껏 본적 없는 헌헌장부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는 에코가 생을 마감할 정도로 나르키소스에게 반한 것보다도 강도가 훨씬 더 큰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르키소스는 그것이 물에 비친 자기의 모습임을 깨닫지는 못했습니다.
나르키소스는 그에게 다가가기 위해 손을 내밀자 순간에 그가 사라졌습니다. 어디로 사라졌나 해서 다시 쳐다보면 물 속에는 어느새 그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나르키소스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그렇게 그의 곁에서 메말라갔습니다. 물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사랑한 박수무당 나르키소스를 애처롭게 지켜보고 있던 이는 목소리만 남아있는 에코였습니다.
나르키소스의 죽음을 안타까워 한 님프들은 그가 죽은 자리에서 시신 대신 물가로 고개를 떨구고 있는 수선화 한 송이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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