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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나라 임금도 될 수 있다”는 미끼로 많은 돈 우려낸 홍길동

  • (2013-09-23 00:00)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 피던 아주 오랜 옛날에 남쪽 바다 멀리에 율도국이라는 살기좋은 나라가 있었습니다. 산에는 산적(山賊)이 없고 길거리에 물건이 떨어져 있어도 주워 가는 사람이 없는 풍요한 세상으로 만든 것은 임금 홍길동이 나라를 잘 다스렸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길동이 의적행세를 하다 조선을 떠난 지 3년이 지나자 불현듯 활빈당 시절의 산채가 그리워졌습니다. 그것은 3년째 가뭄이 들어 굶는 백성이 많다고 쌀 2만섬을 꾸어달라는 조선 왕의 부탁을 받고서였습니다.
 길동은 우선 조선의 형편을 살피기 위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관아와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눈여겨 보았습니다. 물론 백성들의 대부분은 풀뿌리와 나무 껍질(草根木皮)로 연명하고 있었고, 양반지주층을 중심으로 토지소유가 늘어나면서 토지를 잃고 지배층의 착취에 견디다 못해 자기들이 살던 고향에서 도망쳐 산속으로 들어간 농민들은 심보가 고약한 양반지주나 관아를 습격, 입에 풀칠을 하고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길동이 활빈당 활동을 할 때와 달라진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길동은 분신술로 수십명의 자기 모습을 만들어 전국 각지의 산채를 찾아갔습니다.
 “나는 율도국의 임금 홍길동이다. 앞으로 너희들은 절대로 도둑질을 하지 마라. 너희들이 1년간 먹을 쌀은 내가 대줄 것이니 그동안 화전을 개간, 1년 후부터는 스스로 양식을 마련해 살도록 하라. 만약 내가 양식을 대주는데도 도둑질을 한다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홍길동은 쌀 2만섬을 굶어죽는 백성들에게 직접 나눠주었습니다. 그리고 자기의 심복들을 시켜 고리대금업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일반 백성들을 상대로 돈놀이를 한 것이 아니라 아무리 흉년이 들어도 배부르게 먹고사는 양반들과 관리들을 상대로 고리로 이자를 준다는 소문을 퍼트렸습니다.
평양감사가 쌀 500섬을 맡기자 길동은 1년만에 이자 500섬을 포함 1000섬으로 불려주었습니다. 그러자 양반지주들은 너도나도 은밀하게 길동에게 쌀과 돈을 맡겼습니다. 고리대금업을 시작한지 3년이 지나자 길동에게 맡겨진 쌀은 율도국에서 조선국왕에게 꾸어준 2만섬이 넘었습니다. 양반지주들은 계산상으로는 쌀이 몇 배로 불었지만 불어나는 재미에 쌀을 찾아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길동은 “3만섬이 넘는 쌀을 조선에선 꾸어줄 데가 없어서 외국에 가서 돈을 불려야 합니다. 율도국에 가서 고리대금업을 할 예정이니 같이 가서 사업을 할 사람을 구합니다”하며 은밀하게 쌀 2만섬을 싣고 갈 배와 뱃사공을 구했습니다.
 길동은 가난한 서민들과 산채에서 화전으로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쌀 1만섬을 풀어 나눠주었습니다. 그리고 쌀을 맡긴 양반 지주들을 불러 큰 잔치를 열었습니다.
“쌀 2만섬을 싣고 가 3년이면 10만섬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만 기다리십시오. 쌀이 100만섬이 넘으면 율도국만한 섬을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저처럼 임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임금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침을 삼키는 양반도 적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모든 지주양반 예금주들은 희망에 부풀었지만 3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났어도 홍길동이 돌아왔다는 소식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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