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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직접판매업계에도 ABS가 필요하다

  • (2024-04-18 17:51)

저는 개인적으로 야구를 매우 좋아합니다. 학창 시절부터 야구를 정말 좋아했고 지금도 야구 시즌이 시작되면 매일 응원팀의 승패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소위 말하는 ‘야빠’입니다. 올해 대한민국 프로야구는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를 도입하게 된 것입니다. 

ABS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을 일컫는 말입니다. 공정성 있는 투구 판정을 위해 야구의 발상지이자 메카인 미국도 아직 메이저리그에 도입하지 못한 것을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최초로 도입한 것입니다. ABS는 투구 대상으로 트래킹 시스템을 활용하여 투구 위치값을 추적해 스트라이크 판별 시스템을 통해 심판에게 해당 투구의 판정 결과를자동 전달합니다.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게 뭐가 중요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야구라는 스포츠에서 주심이 가상의 존을 설정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는 것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사실 1990년대까지는 심판의 투구 판정에 대한 이슈가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야구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심판의 투구 판정은 많은 논란을 겪습니다. 심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존은 차치하더라도 한 경기를 진행할 때 들쑥날쑥한 판정도 많았고 특정 주심이 특정팀의 경기에 편파적인 판정을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강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스포츠 심판의 제일 덕목인 ‘공정성’이 사라졌습니다.

사실 지난해 KBO가 ABS를 도입한다고 했을 때 구단도 팬도 말들이 많았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시험 단계에 있는 이 시스템을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을지, 타자들의 다양한 체형과 신체 조건 등을 고려한 스트라이크 존 구현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등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ABS는 매우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심판, 선수, 팬들의 불필요한 감정 대립이 사라졌습니다. 여기에 볼 판정과 관련해 상당한 불신을 받고 있던 심판들도 이와 관련한 스트레스를 덜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기계는 최소한 스트라이크 존의 일관성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땅에 떨어졌던 심판의 권위도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 프로야구에서 ABS는 단순히 기계를 통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공정성’을 되찾아준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공정하지 못함에 많은 분노를 느낍니다. 공정성이란 ‘공평’하고 ‘객관’적이며 ‘투명’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어떤 일의 가치, 선악, 우열, 시비 등을 판단할 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공평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판매업계는 이런 공정성과는 거리가 먼 현실입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국내 경기 불황으로 많은 다단계업체들이 매출 부진에 빠져 있습니다. 이른바 탑 10으로 불리는 상위업체들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시장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중소 국내업체들은 존폐의 갈림길에 직면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경기 불황보다 더 분노하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시장 경쟁이 전혀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 다단계업체들은 후원방문판매라는 간판을 내걸고 실상은 다단계판매행위를 벌이고 있는 업체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 만난 국내 다단계업체 대표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불법행위를 하고 있는데 공정위는 왜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더군요. 

아시다시피 후원방문판매는 태생부터 대기업을 위한 꼼수에서 출발했습니다. 태생부터가 공정함과는 거리가 멀었죠. 그래서인지 후원방문판매업체들은 소위 ‘옴니트리션’ 규정을 충족할 경우 각종 규제를 대거 허용하는 규정을 악용해 방문판매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매출액의 35%까지만 수당으로 지급하는 방문판매법의 규제를 받는 다단계판매업체를 비웃듯이 7~80%의 수당을 지급한다며 판매원들을 빼가고 있습니다. 

방문판매법에다 공제규정까지 더한 과도한 규제 속에서도 투명하고 정당하게 사업을 하는 업체가 불법행위를 하는 업체에 사업자를 계속 빼앗기니 속에서 천불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공정한 게임에서 균형을 잡아줘야 하는 심판들은 제대로된 판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유시장경제에서 공정한 거래와 자유로운 경쟁은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위법한 행위에 대한 공평하고 객관적인 법의 집행이 필수입니다.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들어진 기관입니다. 야구라는 스포츠에서 ABS는 일관성 있는 볼 판정으로 ‘공정성’을 되살렸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위법한 행위에 대한 공평하고 객관적인 법의 집행을 하지 못하고 계속 불신을 자초한다면 법 집행도 인공지능이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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