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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하려다 ‘탈모’ 부른다

<알아두면 쓸모있는 식약정보>

  • (2024-04-12 09:42)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지금처럼 일교차가 10도 이상 차이나는 환절기에는 두피의 유수분 밸런스가 깨지고 각질이 발생하는 등 탈모가 촉진되기 쉬워 탈모인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탈모는 노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요즘은 연령과 상관없이 2030세대에도 증가하는 추세다. 탈모로 진료받은 국내 2030세대는 10만 4,872명에 이르러 전체 약 24만 명의 탈모 환자 중 약 43%에 달한다. 이제 탈모는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의 고민거리다. 

문제는 탈모에 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안정성과 효과를 보장할 수 없는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와 제품으로 인해 탈모 치료를 하려다 오히려 탈모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3월 식약처는 온라인쇼핑몰·소셜미디어(SNS)·블로그·중고마켓 등을 대상으로 탈모 관련 식품·의료제품 광고 게시글을 점검한 결과, 의약품 불법 판매 행위와 허위·과대·부당 광고 등 622건을 적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중에서 탈모 예방이나 치료에 효능·효과를 인정받은 제품은 하나도 없다. 따라서 탈모 관련 검증되지 않은 예방이나 치료 효과를 내세운 제품 광고에 속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온라인에서 불법 유통되는 의료 제품은 부작용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안정성과 효과를 보장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현재 식약처의 승인을 받은 탈모 치료제는 전문의약품(경구 복용약)인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일반의약품인 미녹시딜 외용제가 있다.


탈모 치료제 대명사 된 ‘프로페시아’
탈모 치료제로 과학적 입증을 받은 최초의 성분은 ‘피나스테리드’이다. 사실 피나스테리드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하지만 이후 탈모 치료제의 대명사로 불리게 된다. 

1997년 다국적 제약사 MSD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경구용 남성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는 탈모의 원인이 되는 남성 호르몬 변환 물질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을 생성하는 제2형 5-알파 환원 효소를 차단해 탈모를 치료한다. DHT는 탈모 유전자를 가진 남성의 두피 모낭을 공격해 모발을 얇고 가늘게 만든다. 아보다트는 1형과 2형 모두를 차단한다.

프로페시아(Propecia)는 ‘prolific(비옥한·다산의)’의 앞부분과 ‘alopecia(대머리)’의 뒷부분을 따 지은 이름이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00년 출시됐다. 2001년 국내에서 탈모증을 앓고 있는 남성 일란성 쌍둥이 9쌍을 대상으로 한 명은 프로페시아를 매일 한 알씩 복용하도록 하고 다른 한 명은 복용하지 않도록 한 1년간의 임상시험 결과, 약을 복용한 쪽에서는 모두 머리카락이 새로 자라거나 머리카락이 굵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형 탈모 환자 1,553명에게 진행한 5년 임상연구에서는 프로페시아를 복용한 10명 중 9명의 환자가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거나 더는 탈모가 생기지 않는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자 관련 연구에서도 프로페시아는 위약 대비 정자 수와 운동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프로페시아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수십 개의 제네릭이 나와 있지만, 여전히 탈모 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남성형 탈모 환자 지원 애플리케이션도 우리나라 최초로 출시했다. 프로페시아 환자용 애플리케이션은 처방 환자들이 병원 밖에서도 프로페시아 복약 관리와 탈모 치료과정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에서는 ▲환자 스스로 자신의 모발 사진을 촬영해 기록함으로써 모발 성장 과정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는 탈모 치료 지원 프로그램을 비롯해 ▲모발 사진 촬영 및 약 복용을 위한 알림 기능 설정 ▲프로페시아 복용과 탈모 질환 관련 정보성 콘텐츠를 제공한다.

프로페시아 환자용 애플리케이션은 병원과 약국에서 제공되는 보안 설정된 QR코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다운받을 수 있으며, 회원가입은 프로페시아 제품 패키지에 적혀 있는 제조번호(LOT number)를 입력해야만 이용할 수 있다.


M자형 탈모에 더 효과적이라는 ‘아보다트’
‘두타스테리드’ 성분 역시 피나스테리드와 마찬가지로 2001년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획득했으나, 이후 성인 남성 탈모 치료제로 새롭게 적응증을 추가했다. 우리나라에는 2009년에 출시됐다. 

GSK가 출시한 아보다트는 프로페시아를 타깃으로 한 임상시험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선두주자와의 비교 우위를 통해 시장을 잠식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실제로 아보다트는 프로페시아와의 비교 임상에서 M자형 탈모에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사용 연령 범위도 아보다트가 더 넓다. 프로페시아는 현재 42세 이상은 적응증이 없다. 반면, 아보다트는 42~50세 환자에게서도 효과를 입증했다.

지난 2022년에는 한국인 남성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남성형 탈모 치료제 아보다트의 장기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한 ‘실제임상근거(RWE)’를 최초로 공개했다. RWE 데이터는 2010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인하대병원, 강동 경희대병원, 은평성모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건국대병원 등 5개 기관에 등록된 한국인 남성형 탈모 환자 중 두타스테리드나 피나스테리드를 3년 이상 복용한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분석되었으며, 다기관 차트분석 방법으로 진행됐다.

분당 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BASP(basic and specific classification) 분류법을 기준으로 3년간 모발 성장의 개선 효과를 평가했을 때, 아보다트는 BASP 분류법으로 나눈 모든 탈모 유형에서 피나스테리드 복용군보다 증상이 개선된 누적 환자 수가 유의하게 많았다”며 “한국 남성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M자형 탈모에서도 아보다트의 모발 성장 개선율은 피나스테리드 복용군보다 2.06배 더 높다”고 설명했다. BASP는 대한모발학회에서 국내 13개 대학 의료진과 함께 개발한 한국형 탈모 형태분류법으로, 한국인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탈모의 특징을 진행 단계에 따라 나눈 분류법이다.


처방전 없이 바르는 ‘미녹시딜’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가 먹는 약이라면 미녹시딜은 바르는 탈모 치료제로 차별성이 있다. 두 성분과 다르게 병원 처방을 받지 않고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탈모 부위에 직접 발라 사용(외용제)하는 미녹시딜은 모발 성장주기에서 모발의 성장기를 늘리고 휴지기를 줄여줌으로써 모발의 재생을 돕는다. 남성과 여성 모두 사용이 가능하고, 남성의 경우 경구제와 함께 병행하면 탈모 치료에 더욱 효과적이다. 미녹시딜 제제는 액상형태, 갤 형태, 폼 형태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고 있으며, 이 중 폼 제형(거품 제형)은 흡수가 빨라 산뜻하게 발리고 흘러내리지 않는 등 사용이 편리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일반의약품이다.

미녹시딜 외용제 부문 국내 판매 1위인 ‘로게인폼’은 미녹시딜 성분의 폼 제형으로, 1988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오리지널 탈모 치료제 브랜드다. 현재 미국, 캐나다, 스위스 등 전 세계 15개국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 국내 출시된 로게인폼(ATC코드: D11AX01, 분류명: 모발용제(발모, 탈모, 염모, 양모제))은 식약처에서 ‘남성형 탈모증(안드로젠탈모증) 및 여성형 탈모증(안드로젠탈모증)의 치료’에 대한 효능·효과를 인정받은 탈모 치료제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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