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천연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생활 속 뷰티> 바이오테크 뷰티

  • (2024-03-29 10:39)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코로나19는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개인의 위생과 건강에 더욱 힘쓰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입고, 먹고, 바르는 것에 들어있는 성분이 무엇인지 더 따져보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천연’이라 하면 이롭고 좋은 것이라 여겨져 왔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천연’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준이 모호한 클린 뷰티의 한계
2017년, 미국을 중심으로 클린 뷰티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화장품에 들어가는 파라벤이나 설페이트와 같은 유해성분을 배제하는 것으로 시작했으나 점점 친환경, ESG 경영, 비건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발전해 나갔다. 하지만 클린 뷰티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 없었기에 기업들은 각사의 기준에 따라 클린 뷰티를 정의하여 제품을 만들고 홍보했다. 통일되지 않은 기준으로 인한 과장된 표현 등 기업에서 내세우는 클린 뷰티와 소비자의 생각 차이는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이를 반영하듯 2022년 11월, 미국 소비자 집단은 ‘세포라’가 미국 뷰티 브랜드 ‘사이에(Saie)’의 화장품을 ‘클린 앳 세포라(Clean at Sephora)’ 캠페인에 포함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호도했다며 집단소송을 진행했다. 사이에의 마스카라 제품에 합성성분들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것이 클린 뷰티의 정의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법원은 소비자가 아닌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뉴욕 북부 연방법원은 “‘클린 앳 세포라’ 화장품은 모든 성분이 천연이며, 잠재적 유해성분을 전혀 포함하지 않는다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속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원고의 주장을 기각한 것이다. 이 판결을 통해 트렌드를 넘어 새로운 가치소비로 자리 잡은 클린 뷰티 기준에 대한 명확한 정의의 필요성과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한국에서도 각 기업들이 내세우는 클린 뷰티의 핵심 가치는 다르다. 대체적으로 유해물질을 배제하고, 친환경 패키지의 사용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동일하지만 유해물질에 대한 기준과 친환경 공정에 대한 범위와 해석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국의 K-뷰티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준을 명확하게 정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정보를 과학적 근거 자료와 함께 고시해 투명하게 소비자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지속 가능성을 말하다, 바이오테크 뷰티
클린 뷰티로 시작된 지속 가능한 뷰티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테크 뷰티(Biotech Beauty)’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오테크란 효모,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을 활용해 필요한 화합물을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동물이나 식물에서 추출하는 성분이나 화학성분을 대체할 수 있는 원료를 실험실에서 탄생시켜 화장품 제조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바로 바이오테크 뷰티의 핵심이다.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천연성분들은 의외로 석유화학, 식물 또는 동물 등 ‘환경으로부터의 추출’이 그 출발점이다. 바이오테크는 단순히 천연성분을 대체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원료의 개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테크가 뷰티업계에 변화를 가지고 온 사례는 많다. 식품과 화장품 등 생필품에 대량으로 사용되는 팜유는 생산과정에서 산림 파괴와 멸종 위기종 위협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나 별다른 해결책이 없어 계속 사용되어 왔다. 이에 C16바이오사이언스와 팜리스의 샤라 틱쿠 공동 설립자이자 CEO는 나무 대신 효모를 이용해 팜유 대체 원료를 개발하고, 팜유가 함유되지 않은 화장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등 바이오테크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테크는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된 성분을 대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인 이볼브드바이네이처(Evolved By Nature)는 ‘액티베이티드 실크 33B’를 주성분으로 하는 에멀젼을 출시했다. 바이오테크로 탄생한 ‘액티베이티드 실크 33B’는 일반 화장품에 점도 조절과 계면활성제로 사용되는 아크릴산과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를 대체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아미리스(Amyris)와 같은 회사는 스쿠알렌 성분을 실험실에서 만들어 지속 가능성 뷰티 카테고리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바이오테크 분야는 자연 환경을 해치지 않는다는 큰 장점이 있는만큼 클린 뷰티와 차별화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농업이나 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어 왔던 생명공학이 뷰티업계의 지속 가능성 실현의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며 더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것이라 전망된다.

 

정해미 기자mknews@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