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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차이나의 지붕 사파

어디로든 가보자 <106>

  • (2024-03-21 16:13)
 

베트남 북부 산악지대 해발 1,500m 높이에 사파는 자리 잡고 있다. 우뚝 솟은 산, 무성한 계단식 논, 안개 덮인 계곡으로 둘러싸여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특히 일출과 일몰의 풍경은 신의 숨결이 느껴질 만큼 초현실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사파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평범한 여행보다는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인도차이나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판시판(Fansipan)을 탐험하거나, 그보다는 난이도가 낮은 인근 마을까지 비교적 짧은 트레킹이라도 즐기며 베트남과 사파의 진면목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다양한 소수민족의 공동체 

한 걸음 더 사파의 속살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자라면 호텔보다는 홈스테이를 선택하면 좋다. 현지인의 집에 머물며 그들이 먹는 음식(사파 가정식)을 즐길 수도 있고, 전통 요리와 전통 의료에 쓰이는 약초에 대해서 배우는 것도 사파 여행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 줄 요소임에 틀림없다. 사파 전통 음식인 탕코(스튜), 대나무 찹쌀밥과 같은 현지 요리를 맛보거나  집주인과 함께 만들어 보시길. 

사파는 일년 내내 서늘한 기후로 저지대 도시의 더위로부터 상쾌한 탈출구가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10℃ 이하로 떨어지기도 하므로 따뜻한 여벌 옷을 챙기는 것은 필수다. 사파는 일년 중 200일 정도는 비가 내리므로 비에 대한 대비도 함께.

사파 여행은 베트남 속의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사파에는 허몽족(Hmong), 자오족(Dzao), 따이족(Tay)을 포함한 여러 소수 민족이 살고 있다. 그들의 화려한 의상, 독특한 풍습, 따뜻한 환대가 사파의 매력을 더해준다. 이들과 교류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는 사파시장이다. 이 곳에서는 그들의 뛰어난 손재주가 만들어낸 다양한 수공예품을 구입할 수 있다. 
허몽족은 사파 전체 인구의 53%를 차지하는 가장 큰 부족이다. 그들은 이미 300여 년 전부터 이 험준한 산악 지역에서 살아왔다. 이들은 산을 개간해 계단식으로 논밭을 만들고 이들이 만든 계단식 논은 전 세계의 사진가들을 사파로 불러 모으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허몽족은 주로 사파 마을에서 약 2km 떨어진 깟깟(Cat Cat) 마을과 산사호(San Sa Ho) 마을에 거주한다. 검정색을 주색으로 하는 전통 의상에 주로 린넨을 사용하며 독특하고 섬세한 패턴이 그들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허몽족 여성들은 치마 대신 무릎까지 내려오는 반바지를 입으므로 다른 소수민족과 구별된다. 이들은 매년 1월 12일 마을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가우타오 축제를 연다. 이 축제에서는 양궁, 경마, 무술, 켄 댄스, 석궁 사격 등의 종목을 겨룬다. 

자오족은 선명한 빨간색 옷을 입는 것으로 유명해 ‘레드 자오’라고 불리기도 한다. 빨간색 스카프와 복잡하게 수놓은 옷이 특징이며 특히 여성들은 머리를 길게 길러 조선의 여성들이 그랬듯이 가채를 얹은 것처럼 장식하기도 한다. 그들은 조상과 자연의 정령을 숭배하는 것을 포함한 영적인 관습과 의식을 믿는다.  

자오족은 옷감을 짜고 직물을 이용해 다양한 의상을 만드는 데 능하다. 자오족 여성들은 독특한 남색 스커트와 자수 블라우스를 입는다. 이들은 각각의 절기에 맞춰 축제를 벌임으로써 소수민족 구성원 간의 유대를 강화한다. 
따이족은 사파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소수민족이다. 그들은 계곡을 따라 있는 수상 가옥에 거주하면서 주로 쌀과 옥수수를 재배한다. 따이족은 남색을 주로 한 복잡한 패턴의 전통 의상을 입는다. 

사파는 다양한 소수민족의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활기 넘치는 소수민족 공동체로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곳이다. 각 소수민족은 이 산악 마을의 매혹적인 문화적 모자이크를 형성하며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사파의 거친 지형도 매력적이지만 산길을 걷다가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소수민족 공동체와의 교유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사파 주변 최고의 트레킹 코스는 긴 여행시간에도 불구하고 여행 만족도를 높여준다. 
깟깟폭포 코스: 깟깟 뷰 호텔 앤 레스토랑에서 출발하는 이 코스는 내리막으로 시작해 느긋하고 여유롭게 주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산과 논밭이 오르락내리락하며 만들어내는 풍경은 감탄이 절로 나올 지경. 북쪽으로 꾸준히 길을 재촉하면 허몽족 마을에 이른다. 그곳에서 허몽족의 전통 의상을 판매하는 노점상들을 만날 수 있다. 깟깟폭포에는 반드시 들릴 것.

사파 밸리 트레일
: 이 길을 걷다 보면 산악 생활도 그다지 어려울 것 같지 않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무엇보다 그림 같은 풍경이 이어지다 보니 어느 정도 고통은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는 가상한 생각까지 든다.
호앙리엔 국립공원(Hoang Lien National Park)의 무성한 밀림과 굽이치는 협곡을 즐길 수 있으며 계단식으로 이어지는 논의 풍광에 정신이 혼미해질지도 모른다. 결코 깟깟폭포에 뒤지지 않는 실버폭포(Silver Waterfall)와 사랑폭포(Love Waterfall1)를 찾아보자. 

판시판산은 인도차이나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3,143m로 인도차이나의 지붕이라고도 불린다. 어느 산이든 정상으로 가는 길은 고되고 험난하지만 육체적 피로를 보상받고도 남을 탁 트인 전망은 여행의 성취감을 최대한 만족시켜준다. 

육체적으로 가장 편안한 길은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이다. 20분이면 정상 근방까지 도착하지만 도착하고도 제법 긴 계단을 올라야 한다. 사파 마을에서 정상까지 가는 동안에는 그야말로 숨 막히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케이블카를 왕복으로 탄다면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지만 가급적이면 하루 정도는 정상에서 묵는 것도 좋다. 판시판 산 정상에서 하룻밤을 묵으려면 캠핑을 하거나 로지를 이용해야 한다. 모험을 좋아하는 많은 트레커라면 정상에서 캠핑을 선택하게 마련. 캠핑을 위해서는 튼튼한 텐트, 따뜻한 침낭, 조리도구 등 캠핑 장비를 직접 공수해야 한다. 별빛 아래에서 주변 산의 숨막히는 전경을 감상하며 잠을 자는 경험은 일생에 걸쳐 기억될 멋진 추억이 될 것이다.
 
좀 더 편안한 숙박을 원한다면 판시판 마운틴 로지에 머물 수도 있다. 로지는 침대, 담요, 식사 등 기본적인 편의 시설을 제공한다. 이용 가능 여부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캠핑을 선택하든, 로지를 선택하든, 판시판 정상에서 보는 일출은 놓쳐서는 안 될 마법 같은 광경이다.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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