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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MZ세대는 왜 몸BTI에 열광할까?

  • (2024-03-21 15:51)

‘몸BTI’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자신의 타고난 성향과 취향을 알아보려 MBTI에 관심을 가졌던 MZ세대가 이제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개인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건강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몸BTI는 유전자 검사, 혈당 측정, 수면 분석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개인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개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 그에 따른 건강관리 방안을 제시해줍니다. 한 마디로 MZ세대가 몸BTI를 통해 ‘건강한 내 몸 사용 설명서’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최신 기술에 익숙한 MZ세대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건강관리를 합니다. 아프면 병원에 가는 기성세대와 다르게 아프지 않게 자신의 몸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개인의 취향과 필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선호하는 MZ세대에게 몸BTI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 것 같습니다. 개인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건강관리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몸BTI를 적극적으로 상품화하고 있는 업체는 마크로젠입니다. 이미 DTC(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 검사로 국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지난해 6월 마크로젠은 개인 취향대로 원하는 항목만 골라서 하는 모바일 유전자 검사 서비스 앱인 ‘젠톡’을 출시했습니다. 젠톡은 이전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와는 달리 개개인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원하는 가격대로 골라서 구매 가능합니다. 

이용자가 젠톡에 접속해 피부와 모발, 운동, 영양소, 건강관리 등 6개 항목별 73가지 유전자 검사 중 원하는 항목을 골라 신청하면, 검사 키트가 배송되고, 신청자가 사용법에 따라 채취한 검사대상물을 반송 접수한 후 10일 내 플랫폼에서 유전자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인증과 공유를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 개성 있는 비주얼을 더한 결과카드와 검사 결과에 따라 각 개인에게 필요한 건강관리 팁을 함께 제공합니다. 

또 다른 건강관리 플랫폼 필라이즈는 건강검진 기록, 키, 체중, 건강 고민, 알레르기 등 개인 건강 데이터를 받아, 이를 국내외 2만 6,000여 개 제품, 1,200개 영양성분을 AI로 종합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는 영양제를 추천하는 앱입니다. 개인의 특성에 따라 영양성분의 최적 섭취량, 추천, 비추천 성분 등을 고려한 결과를 제공해 본인 특성에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똑똑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여기에 운동 관리 기능을 추가해 하루 운동량과 소모 칼로리를 체크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사실 몸BTI 인기 뒤에는 국내 DTC 업체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습니다. 외국에서는 DTC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암, 뇌졸중, 유전병 등을 예측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제도적 한계로 인해 영양, 운동, 미용, 개인특성 등 웰니스 분야에만 국한돼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 DTC 업체들은 과도한 규제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고 정부에 지속적인 규제 완화를 요청했죠. 하지만 정부는 전가의 보도인 ‘국민 건강권’을 내세워 전 세계에서도 가장 엄격한 규제를 펼치고 있습니다. 현재도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비타민과 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 대사, 비만 특성 등의 분석, 화장품의 경우에는 피부 노화, 기미·주근깨, 색소침착, 튼 살, 여드름 발생 등 피부 관련 항목들의 검사가 가능한 정도까지만 규제를 풀어준 정도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있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암, 뇌졸중, 유전병 등의 검사는 물론이고 정부 차원의 유전체 데이터 구축 사업을 시행하며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국내 DTC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암, 뇌졸중, 유전병 등의 제한을 푸는 것보다 디지털 강국인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허용된 범위 안에서 MZ세대의 특성에 기반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속속 개발한 것입니다. 규제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이 살아나갈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국내 DTC 업체들의 노력은 직접판매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때 직접판매업계에도 DTC 유전자 검사 붐이 불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을 DTC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겠다며 여러 업체가 그럴듯한 청사진을 내놓았죠. 물론 지금도 꾸준히 DTC와 연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업체는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자 소리소문없이 철수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사업자들에게 암, 뇌졸중, 유전병 등을 검사할 수 있다고 불법 영업을 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물론 업계 특성상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어려운 측면도 있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혁신적인 문제 정의와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체득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밑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 DTC 업체들은 과도한 규제로 피눈물을 흘리는 와중에도 허용된 범위 안에서 MZ세대를 새로운 소비자로 만드는 법을 체득했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하기에 규제가 너무 심하다”, “젊은 세대들이 직접판매에 관심이 없다”라는 푸념을 하는 업계 관계자들이 많습니다. 되묻고 싶습니다. 규제 안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고 MZ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공들이고 노력하셨습니까? 혁신은 단순한 기획과 투자의 산물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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