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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 줄이고, 가격은 그대로 뿔난 소비자들

모가이슈(??)

  • (2024-02-16 08:28)
 
최근 들어 양을 줄이는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현상이 잇따르면서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근절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년간 19개 상품 용량 줄어
기업에서 과자나 빵, 라면 등의 제품을 만들 때, 내용물을 보호하고 변질을 막기 위해 질소를 넣는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친 제품들에 관해서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고 실제로 기업에 항의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의식해서 용량은 줄이고 가격을 그대로 하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신뢰할만한 가격정보를 제공하고자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 종합 포털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73개 품목, 209개 상품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최근 1년 이내에 19개 상품(3개 품목)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최소 7.7%에서 최대 12.5%까지 용량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월 HBAF는 ‘허니버터아몬드’, ‘와사비맛아몬드’ 등 16개 아몬드 상품 한 봉지 용량을 210g에서 190g으로 줄였다. 같은 달 CJ제일제당은 ‘백설 그릴 비엔나’ 한 봉지를 640g에서 560g으로 줄였다. 

지난 7월 서울우유는 ‘체다치즈’ 20매를 400g에서 360g으로 줄였고, 지난 10월 연세유업은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 1,000mL를 900mL로 줄였다. 작은 팩은 200mL에서 180mL로 작아졌다. 가격은 그대로인데 용량을 줄인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일부 제조사는 용량 변경을 인정하지만, 포장재·레시피 등을 변경한 ‘리뉴얼 상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위는 엄연히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정위, 슈링크플레이션 근절 방안 내놔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기본법’에 근거한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 개정안에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근절 방안으로, 몰래 양을 줄이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고시 개정안은 물품을 제조하는 사업자가 용량 등 상품의 중요사항이 변경된 후에 해당 사실을 알리지 않는 행위를 사업자의 부당행위로 지정했다. 적용 대상 품목은 국민의 실생활에 밀접한 품목들로, 곡물가공품·과자·빙과류·음료·양념·소스류 등이 포함됐다.

고시 개정안이 시행되면, 적용대상 물품 제조업체들은 용량 등 중요사항 변경 시 이를 한국소비자원에 통지하고, 포장 등에 표시하거나 자사 홈페이지 공지 또는 판매장소 게시 중 하나의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해당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1차 위반 500만 원, 2차 위반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에서 ‘슈링크플레이션 신고’를 소비자가 직접 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다. 


잘되는 기업은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슈링크플레이션’ 사태에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소비자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기업도 존재한다. 

농심은 일부 컵라면 등의 제품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늘리는 이른바 ‘착한 결단’을 내려 주목받고 있다. 고물가 속에서 제품 중량을 줄이는 일부 기업들과 정반대 행보를 보인 것이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다. 
▷ 농심은 최근 저칼로리 컵라면 ‘누들핏’의 브랜드 리뉴얼을 거치며 중량을 늘렸다
2월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저칼로리 컵라면 ‘누들핏’의 브랜드 리뉴얼을 거치며 중량을 늘리는 결정을 했다. 가격은 편의점 판매가 기준 1,800원으로 유지되고, 중량은 5g 증량했다. 대상 제품은 ‘누들핏어묵탕맛’과 ‘누들핏얼큰우동맛’ 등 2종이다. 누들핏어묵탕맛은 31.2g에서 36.2g으로, 누들핏얼큰우동맛은 30.9g에서 35.9g으로 각각 5g이 증량하였다. 증량을 통해 단위당 가격이 각각 8원씩 인하 된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해당 제품의 양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증량했다”고 말했다. 이는 일부 기업들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슈링크플레이션을 통해 사실상 가격 인상 행보를 보였던 것과 극명히 대조된다.  



소비자와 함께하는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에게 부담과 혼란을 주는 기업들을 정비하기 위한 조치에 들어간다. 

한국소비자원은 “대형마트, 백화점 등 주요 유통사와 모니터링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식품 및 생필품의 용량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소비자에게 필요한 용량 변동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계획과 동시에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용량 축소 등 실질적 가격 인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이에 기반하여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가격 정보를 제공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본 일부 소비자들은 ‘정부기관이 오랜만에 제대로 일한다’, ‘소비자가 믿을 수 있도록 바뀌는 결과로 증명해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병헌 기자mkews@mken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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