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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다이어트 시장 삼킬 거대 태풍 ‘위고비’

  • (2024-01-11 17:14)

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에 도전합니다. 예전에는 다이어트가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몸만들기라는 목표 아래 다이어트에 도전합니다. 문제는 새해에 세운 그럴듯한 다이어트 계획에 성공하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식욕이라는 원초적인 본능을 이성으로 장기간에 걸쳐 참고 억누르는 것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자신의 원초적인 본능을 참아내기 위해서는 막대한 의지력과 각오가 요구됩니다. 오죽하면 ‘담배는 평생 참는 것’이라는 말과 비슷한 ‘다이어트에는 유통기한이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어렵사리 성공해도 조금만 방심하면 살을 뺐다가 다시 찌는 악순환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직접판매업계에서도 다이어트 관련 제품은 일반식품, 건강식품, 건강기능식품을 가리지 않고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일반인에게 가장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제품군이기도 하죠. 여기에 업체들은 매년 몇 회에 걸쳐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며 각종 ‘챌린지’를 개최합니다. 혼자서 다이어트를 하는 것보다는 여러 명이 함께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기도 하고 여러 혜택을 제공해서 동기부여도 제공합니다. 매출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업체들은 무척 공들여서 다이어트 관련 행사를 기획합니다. 

하지만 이런 여러 방법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는 무척 고통스럽고 엄청난 자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식사량을 줄이는 것부터 고역이며, 고단한 삶에 엄청난 쾌감을 주는 단맛, 짠맛, 매운맛 등을 배제해야 합니다. 퇴근 후 고단한 몸을 이끌고 주린 배를 움켜쥐며 운동을 시작해보지만, 인간의 의지력은 매우 나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항상 좀 더 쉽게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실제로 SF영화나 만화에 나오는 알약 하나로 포만감을 느끼거나, 살을 빼주는 약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을 겁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1990년대에 축복 같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식욕을 억제해주는 약이 혜성처럼 등장하죠. 일명 ‘나비약’이라 불리며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펜타민’입니다. 식욕억제제와 대사 촉진제 성분을 모두 가지고 있는 만큼 효과도 탁월해 1996년 FDA 승인을 받았지만, FDA는 1997년 펜타민 승인을 취소했습니다. 심장 질환과 폐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펜타민과 비슷한 ‘펜디메트라진’, ‘다이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등 암페타민 성분에서 출발한 이들 식욕억제제는 중추신경, 심혈관계 등에도 엄청난 부작용을 일으켰습니다. 

한동안 일반인들의 관심에서 시들해진 살 빼는 약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5년 미국에서 ‘삭센다’가 출시되면서부터입니다. 노보노디스크제약의 삭센다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유사체로 허가받은 세계 최초 비만치료제입니다. GLP-1 유사체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체내 호르몬이죠.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연구를 시작했는데 임상 참여자들이 식욕 감퇴, 체중 감소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며 비만치료제로 연구를 전환했습니다. 심장혈관 치료제로 연구를 시작했다 발기부전치료제로 개발된 비아그라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고 보면 됩니다. 삭센다는 출시와 함께 전 세계 다이어트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킵니다. 식욕을 감퇴시키는 효과는 확실하고 부작용이 구토, 설사, 변비 등으로 이전에 나왔던 약들에 비해 경미했기 때문입니다. 단점은 매일 1회 주사해야 한다는 점과 비싼 가격입니다. 삭센다는 펜 형태의 주사제인데 펜 하나에 8~15만 원 정도인데 최대 용량이 3.0mg으로 한 달에 약 5개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2021년 노보노디스크제약은 삭센다의 단점을 희석시킬 새로운 살 빼는 약을 출시했습니다. 바로 전 세계 비만치료제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위고비’입니다. 위고비는 삭센다와 같은 GLP-1 유사체를 이용하지만 주 1회만 투여하면 됩니다. 반면, 가격은 더 비싸졌습니다. 미국 기준 한 달 치 처방에 100~150만 원가량 든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 유럽 등에서는 품귀현상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비싸도 없어서 못 판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4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지만, 물량 부족으로 아직도 들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고비 출시 이후 노보노디스크는 유럽 주식 시장에서 루이비통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습니다. 물론 위고비 부작용에 관한 장기연구 사례가 아직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위고비는 아직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습니다. 허가를 받았지만, 물량이 없기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수입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위고비가 국내에 수입되면 다이어트 시장은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약값이 부담되기는 하지만 확실하게 살을 뺄 수 있다면 금전적 부담을 감수할 사람은 많습니다. 살 빼는 약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전통적인 다이어트 시장은 붕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이어트 관련 매출이 높은 직접판매업계도 긴장해야 합니다. 직접판매업계에서 비싸게 판매되는 다이어트 관련 패키지 제품 가격에 조금만 보태면 위고비를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불황에 등장한 라이벌이 시장 자체를 삼켜버릴 수 있습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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