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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하’ 불황 돌파구 될까?

다단계판매업계에도 불어닥친 가성비 바람

  • (2024-01-04 12:45)
▷ 일러스트: 노현호
 

지난해 우리나라는 경기침체 속에 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리며 극심한 경제 불황을 겪었다. 업체는 원부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앓는 소리를 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품질이 비슷하면 가격이 싼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도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특히, 다단계판매업계와 밀접한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도 ‘가성비’가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1일 농심, 오뚜기는 라면류 제품 가격을 전격 인하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밀 가격이 폭등하며 라면 가격을 올리려 했으나 6월 1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9~10월에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라면 가격을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한 뒤 인하에 나선 것이다. 이어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풀무원 등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정부는 연초부터 식품업계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업계에 세제 지원과 함께, 내용물을 줄이고 가격을 그대로 받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제품 용량 변경 정보 공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식품업체가 최근 대거 진출한 건강기능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업계도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2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 달 동안 전국에서 소비자들이 개인 신용카드로 화장품을 구매한 총액은 1,8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12월 첫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2020년 3월의 1,843억 원보다 더 낮은 수치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돼 직격탄을 맞았던 코로나19 시기보다 화장품 구매가 더 줄었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올해 화장품 업계도 ‘가성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이 고가 프리미엄 제품보다 가성비 좋은 저가 중소형 브랜드 제품을 선호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가격 변동은 올해 다단계판매업계에도 민감한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하다. 자신이 판매자이자 소비자인 다단계판매업계 종사자들은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단계판매업계는 2022년 5조 4,166억 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5조 원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 불황에 얼어붙은 국내 소비 시장 상황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와 같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타파하기 위해 업체들이 가장 손쉽게 뽑아 들 수 있는 카드는 바로 가격 인상이다. 코로나19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2022년 매출이 상승한 것도 대부분 업체가 가격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식품과 화장품 업계에 불어닥친 가성비 키워드가 다단계판매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피엠인터내셔널이 자사 건강기능식품 ‘피트라인’ 가격 인하를 선언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피엠인터내셔널 창립자이자 CEO인 롤프 소르그 회장은 지난해 12월 9일 독일에서 개최된 ‘2023 윈터 리더십 컨벤션’ 트레이닝 행사에서 “가격 인하는 2024년 1월 적용되며 3개 제품부터 시작될 것”이라면서 “맨플러스와 마이크로솔브 듀오는 5% 인하된 가격으로, 제너레이션플러스 50+는 6%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 오상준 대표는 지난해 12월 19일 BA로드쇼 인천에서 “한국에서 적용되는 시점을 조율 중”이라며 “한국에 적용 가능한 가격 인하 정책으로 팀파트너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다단계판매업계 매출액 5조 4,166억 원 중 상위 10개사의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78.1%에 달한다. 이들 상위 10개 업체 중 8개가 외국계 업체다. 2021~2022년 이들 외국계 업체 대부분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원부자재 인상을 핑계로 이미 제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피엠이 전격적으로 가격 인하를 선언하며 고민에 빠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터미가 단가 인하를 통해 헤모힘과 화장품 용량을 늘리고 가격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가격 인하를 한 적이 있지만, 피엠처럼 실제 소비자 구매가를 인하하는 것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외국계, 국내 업체 모두 올해 가격 인상에 나설 때 사업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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