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목요일 오후> 새해에는‘견리망의’에서 ‘견리사의’로…

  • (2023-12-14 16:50)

지난 10일, <교수신문>이 보도한 2023 ‘올해의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입니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매년 12월에 연말기획으로 한 해 동안의 대한민국 사회상을 반영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있는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에는 ‘견리망의’가 30.1%로 1위가 되었습니다.

‘견리망의’는 논어에서 비롯된 사자성어입니다. 논어 헌문 편에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견리사의(見利思義)’가 등장하는데, ‘견리망의’는 이를 반대로 뒤집은 것으로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입니다. 

‘견리망의’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이를 선택한 교수들은 사회 전반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가치가 상실되는 시대가 됐다며 사회 지도층이 공동체의 의로움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올해는 각자도생,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정당화되다시피 해 씁쓸한 사기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분양 사기, 전세 사기, 보이스 피싱 등 모두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견리망의가 반영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업계는 올해 불황의 늪에 빠졌습니다. 내실 있는 기업들의 매출 하락이 두드러졌는데,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10% 안팎으로 하락했다는 분석입니다. 심각한 경우, 지난해 매출에 비해 반 토막에 그친 업체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런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 이로움을 보면 의로움을 잊는 ‘견리망의’한 행동이 판을 쳤습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11월 6일,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피해자 4,000명을 상대로 180억 원을 가로챈 가상화폐 개발자와 불법다단계 업체 센터장 등 25명을 사기 혐의 등으로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가상화폐 재단 대표와 함께 불법다단계 조직을 구축하고 관리한 사업자 대표에 대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를 적용해 함께 구속했습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가상자산(가상화폐) 투자로 당일 수익을 500%까지 올려주겠다고 속여 피해자 253명으로부터 151억 원을 뜯어낸 투자사기 조직 49명을 검거해 이들 중 24명을 구속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이러한 불법다단계 방식의 코인 업체들은 조직의 붕괴에 엄청난 영향을 미쳐, 업체가 침체되는데 한 축을 담당했습니다. 이들은 지방에서 다단계판매업체 사업자로 가입한 후 물밑에서 작업하고 조직을 통째로 코인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영업을 해왔습니다. 지난해 C업체의 경우 외국계 다단계판매업체에서 활동하던 대표 사업자가 찾아와 지방에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호언장담에 맡겼다가 오히려 지방 조직이 통째로 날아가 버린 일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처음부터 사업자를 빼가려고 작정을 하고 들어온 것으로, 이로 인해 조직이 붕괴되어 수습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을 7월과 동일하게 1.4%를 유지하고, 내년 성장률은 2.2%로 0.2%p 하향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1.8%→2.1%), 일본(1.4%→2.0%), 프랑스(0.8%→1.0%), 영국(0.4%→0.5%) 등의 전망치가 상향된 반면, 중국(5.2%→5.0%), 이탈리아(1.1%→0.7%), 독일(-0.3%→-0.5%) 등은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습니다.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나라입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함께 겪었던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의 나라와 비교해본다면 마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말끔하게 회복된 모양새입니다. 

6.25 전쟁을 딛고 수출 국가로 거듭나면서 세계의 부자 나라 대열에 오를 것이라 기대하고 있던 국민들은 그것이 모두 빚더미 위에 쌓여진 허울뿐인 영광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좌절하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국가가 없으면 국민도 없다는 생각으로 ‘나라 사랑 금 모으기 운동’을 시작했고, 수많은 국민들이 장롱 속에 고이 모셔둔 돌 반지를 꺼내어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했다는 일화는 나라의 위기를 극복한 성공적인 사례로 전해졌습니다. 이로움이 눈앞에 있을 때, 의로움을 버리는 행동으로는 절대 위기를 극복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일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이 재산인 다단계업계는 사람이 없이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당장의 이득을 위해, 의로움을 버리고 나만 살 궁리를 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각자도생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아무리 침체의 늪에 빠졌다 해도, 이로움 앞에서 모두의 의로움을 찾아가는 ‘경리사의’의 길로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정해미 기자mknews@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