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은행권 다단계업체’ 첫 등록

道, “규정상 문제없어 승인”…공제조합 반려 업체 ‘우회루트’ 우려도

(2023-11-02 18:05)

더우리샵이 우리은행과 채무지급보증계약을 맺고, 지난 10월 26일 경기도에 다단계판매업체로 등록했다. 경기도에서 은행을 통해 다단계판매업체로 등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방문판매법에 따르면 다단계판매업체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소비자피해 보상을 위한 보험계약 ▲소비자피해 보상금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한 채무지급보증계약 ▲공제조합과의 공제계약 등 3가지 중 1가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동안 대부분 기업이 공제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이유는 은행이나 보험사와 채무지급보증 계약 또는 소비자피해 보상보험을 맺는 조건이 워낙에 까다로운 데다 실제로 이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경기도, 서울시 등 지자체는 은행과 채무지급보증계약을 맺은 업체는 받아주지 않는단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이 업체가 직접판매공제조합이나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은행과 채무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한 이유 등을 따져봤다”며 “규정상의 문제가 없고, 정식 절차에 의해서 구비 서류를 모두 갖춰 등록을 받아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은행과 채무지급보증계약을 통해 등록한 다단계판매업체는 총 4곳이다. 참고로 우리커머스, 뉴유라이프코리아, 키아리코리아 등은 모두 신한은행과 채무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해 부산시에 다단계판매업체로 등록했다.

더우리샵은 현재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의 회원사인 와인코리아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우리샵’에 제품을 입점·판매해 온 기업이다.

10월 31일 와인코리아 측에 향후 더우리샵 간의 관계 등에 대해 물었으나, 더우리샵의 다단계판매 등록 사실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확인해보겠다”는 말 외에는 이렇다 할 답변은 듣지 못했다.

한편 그동안 공정위는 방문판매법 관련 세미나, 학술대회 등에서 은행과 채무지급보증계약을 통해 등록한 다단계판매업체에 대해 “고민이 많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편유림 공정위 특수거래정책과장은 “모든 업체가 그런 건 아니지만 공제조합에서 심사할 때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된 업체들이 채무지급보증계약이라는 새로운 경로를 통해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은행과 채무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한 다단계판매업체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실태 파악을 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의 고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