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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지금부터는 시간싸움

  • (2023-10-27 10:25)

“내년에 후원방문판매 업종이 없어지나요?” 얼마 전 모 후원방문판매업체 대표에게 들었던 다소 황당한 이야기다. 그 역시도 한 관계자로부터 이러한 이야길 들었다고 했고 진위를 확인하고자 기자에게 물었던 것이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 업계 관계자 등 이곳저곳 확인해봤으나 사실무근이었다. 다단계판매와 마찬가지로 후원방문판매 역시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보니 이런저런 소문이 퍼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게 아니면 실제로 업종이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내뱉은 누군가의 외침이 와전됐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리만코리아의 성장세에 가려져서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사실 후원방문판매업계의 전체 매출액은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감소하면서 시장 전반이 쪼그라들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오는 11월에 발표하는 ‘후원방문판매업자 주요정보공개’를 들여다봐야 알겠지만, 업계에 따르면 리만코리아가 8,000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어서 후원방문판매업계가 작년에는 어떤 성적을 거뒀을지 관심이 쏠리기도 한다.

어쨌든 다단계판매든, 후원방문판매든 특수판매업종 전반의 부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질병이 발생한 상황 속에서도, 집합금지라는 난데없는 날벼락을 맞았음에도 나름대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선방했다는 건 잘 막아냈다는 것이지 시장이 커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업계가 정체 상태에 빠진 데 대해서는 여러 가지 원인이 거론된다. 그중 하나는 사업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다단계판매의 경우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판매원 1,000만 시대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왔으나, 현재는 700만 명대로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이 줄고 있다는 건 그만큼 이 사업을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이들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켜야 할 법과 규정이 너무 많다는 점도 원인 중 한 가지로 꼽힌다. 기업이 봉착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고안해내더라도 갖은 법과 온갖 간섭에 의해서 실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업이 판매원들의 판매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당장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싶더라도 3개월 전 사업자에게 알려야 하는 탓에 즉각 실행하기 어려운 게 업계의 현실이다. 3개월이라는 시간은 짧다면 짧겠지만, 그 사이 기업은 상당한 타격을 입거나 심지어 도산할 수도 있는 시간이다.

또 다른 원인은 생필품을 비롯해 건강식품, 화장품을 취급하는 다단계판매·후원방문판매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서도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전자상거래 시장은 급격히 성장했다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생활 양상이 비대면 중심으로 기울어지면서 온라인의 성장을 견인했다. 

다단계판매·후원방문판매업계 역시 이러한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하기도 했고, 실제로 인스타그램 하나만으로 다이아몬드 직급을 달성한 사업자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4월 거리두기 해제 등 방역지침이 대폭 완화되면서, 온라인 활용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반면 전자상거래 시장은 현재까지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물론 전자상거래의 급격한 성장은 당장 다단계판매와 후원방문판매의 점유율을 일시적으로 떨어뜨리긴 했어도 온라인 시장이 과열될수록 오히려 업계에는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전자상거래 시장에는 계속해서 많은 기업과 사업자들이 뛰어들면서 치열한 단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판매자는 계속해서 낮은 마진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고, 결국 원가를 낮추는 업체도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이는 곧 품질에 관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건 시간문제라고 판단된다.

직집판매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건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어쨌든 이제 업계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소비자와 사업자를 발굴해 내는 게 중요해졌다. 지금이야 각종 규제, 온라인 시장 등의 기세에 억눌려있는 모습이지만 제품력, 그리고 인생의 비전을 제시하는 이 사업의 매력을 통해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할 순간이 머지않았다고 본다. 이제부터는 시간싸움이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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