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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사람이 전부다

  • (2023-09-21 16:30)

몇몇 업체 사이에서 임직원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규모가 급격히 커진 기업도 있고, 코로나19 사태 등을 겪으면서 회사 사정이 급격히 안 좋아진 곳도 있다. 업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단기간에 꽤 많은 인원을 채용한 기업도 있고, 어려워진 회사의 사정에 따라 직원의 수를 감축해야 하는 곳도 있는 것이다. 

어느 산업이든 사람을 도외시할 수는 없겠지만, 다단계판매만큼 사람이 전부인 산업은 드물 것이다. 기업의 대표나 지사장이 교체되면서 반등의 모멘텀을 꾀하는 기업과 난다긴다하는 리더를 영입해 다 죽어가는 기업을 일으켜 세우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면, 경영진과 리더, 리더와 리더, 그리고 경영진들 간의 갈등으로 인해 회사가 도산 직전까지 몰리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례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면 다단계판매의 정체성은 사람에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와 별개로 대기업 출신이라는 말에 무턱대고 임원을 여럿 채용해 중직을 맡겼다가 난감한 상황에 빠진 기업도 적지 않다고 한다. 매출이 상승세에 있었을 때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가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이들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그 쓰임을 다하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단 것이다. 

또 출신이 다른 임원들 간의 의견 차이가 부서 간 갈등으로 비화해 결국 회사가 따로따로 움직이는 것 같다는 볼멘소리가 내부에서 흘러나오기도 한다. 
회사 구성원들의 내부 결속력이 부족하다면, 회사에 대한 사업자들의 신뢰가, 소비자들의 믿음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모든 대기업 출신 인사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왜 대기업 ‘출신’이 됐는지에 대해서 한번쯤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임원을 채용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단 의미다. 나아가서는 기업에서 임직원을 채용할 때 이들에 대한 경력·이력을 제대로 검증하고, 업계에 적합한 인물인지를 살펴야 한다.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사람의 산업인 다단계판매업계에서는 ‘사람’에게 더 많은 시간과 재정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물론 몇몇 기업의 경우 인사 담당자들이 다른 부서의 업무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 인력 등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또, 직원 채용을 정기적으로 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충당하기 때문에 인사팀을 따로 편성하지 않는 곳도 있다. 다른 유통 기업의 경우 레퍼런스 체크를 5~6차례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근무이력뿐만 아니라 직원들 간의 관계까지 상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관례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사람이 전부인 다단계판매는 인사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다. 임원급을 채용할 경우 대행업체를 통해 레퍼런스 체크를 하거나 본사에서 직접 인터뷰를 나오기도 하지만, 가짜 이력을 걸러내지 못해 고위직에 임명되는 일도 빈번하다고 한다. 이 같은 일은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벌어진다. 모 글로벌 기업의 경우 대기업 출신이라는 이력서를 믿고 고위 임원으로 채용했다가 낭패를 봤다. 내부조사결과 대기업이 아닌 그 계열사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이 됐고, 뒤늦게 해고통보를 하면서 이 인물과 소송까지 벌이기도 했다.

문제는 ‘가짜인사’들이 또 다른 업체로 옮겨가 똑같은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는 점이다. 가짜 이력과 경력을 가진 인물이 당장에는 한 회사에만 영향을 끼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 업계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도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새로운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그 업체뿐만 아니라 수년째 정체 중인 업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기업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판매원이 이뤄낸 성과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특정 이력, 경력을 가졌다고 해서 막연한 기대를 걸고 감정적인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명심해야 한다.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곧 안정된 조직에서 나온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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