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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성장의 새로운 동력? 찻잔 속 태풍?

‘맞춤형’ 성장세 더딘 이유는? (下)

  • (2023-06-22 17:03)

▷ 한국암웨이의 ‘마이랩 바이 뉴트리라이트’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았던 ‘맞춤형’ 시장이 예상보다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형성된 시장도 당초 예상과는 다른 모습이다. 소분·혼합이 자유로워지면서 오프라인, 대면 판매에서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예상과는 다른 형태의 시장이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발목 잡는 규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은 지난 2020년 4월 산업통상자원부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실증 특례 대상으로 선정되며 시범사업이 시행됐다. 시범사업은 시작과 동시에 7개 업체가 참여했고 이후 8개 업체가 추가돼 15개 업체로 운영됐으나, 이후 18개 업체가 추가로 다시 뛰어들어 총 33개 업체가  시범사업을 운영했다. 
 

사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그동안 대부분 제품이 OEM·ODM으로 제조돼 소비자 입장에서는 변별력이 낮았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범사업이 초기에 많은 관심을 받은 이유는 바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동안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입소문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이나 언론에서 만들어내는 트렌드에 의해 제품의 유행이 빠르게 변화했다. 하지만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은 다양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 니즈에 맞는 다양한 제품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새로운 시장 형성의 첫걸음인 규제 완화가 시범사업이 시행된지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식약처가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범사업을 시행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건강기능식품의 소분 판매(낱알 판매)를 허용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 활성화를 위해 소분 판매를 추진해왔지만, 의약단체의 반발로 번번이 법제화에 실패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실증 특례 대상으로 선정돼 진행되는 시범사업 기간은 2년이다. 처음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범사업을 추진할 당시 식약처는 늦어도 2022년 말까지는 법제화를 통해 소분 판매가 정식으로 허용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결국, 시범사업 참여 업체들은 유효기간 1회 연장을 신청해야 했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풀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여전히 규제가 많은 편”이라며 “여기에 업체별로 각기 다른 서비스와 기존 제품에 비해 높게 형성된 가격도 소비자의 접근성을 떨어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해 식약처가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를 발표하며 2024년 6월 건강기능식품법을 개정해 소분을 허용하겠다고 기간을 명시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의 제도적 기반마련을 위해 시범사업을 앞으로 2년 동안 더욱 확대하고 지원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 법제화에 식약처가 기간을 명시할 정도로 자신감을 얻은 이유는 바로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의약단체가 전향적인 입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특히, 약국에서 판매되는 건강기능식품마저 외부에 빼앗길 것이라고 우려했던 약사들이 자신들이 중심이 된 소분 판매 모델을 만들겠다며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최근 대한약사회는 ‘건강기능식품 소분 실증 특례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단’을 구성하고 시범사업에 약국들이 대거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성장 동력 기대감에도 직판업계는 “글쎄”

지난 2020년 4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범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던 7개 업체 중 직판업체는 한국암웨이, 한국허벌라이프, 풀무원건강생활, 아모레퍼시픽 4곳이었다. 시작의 반 이상이 직판업체였던 셈이다. 소분 판매에 높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심지어 풀무원건강생활은 같은해 7월 10일 서울 방이동 올가홀푸드 방이점에서 국내 1호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매장 ‘퍼팩’을 론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범사업 4년이 지난 현재는 업체별로 분위기가 다르다. 
 

첫 스타트를 끊었던 풀무원건강생활은 여전히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계해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에 힘을 쏟고 있다. ‘퍼팩’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영양사가 고객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 손안의 건강비서 개인맞춤영양’ 앱을 통해 꾸준히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있다. 
 

‘바이탈뷰티’와 ‘큐브미’ 브랜드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5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 서비스인 ‘MY바이탈뷰티’를 선보였다. 같은해 서경배 회장이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이후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 
 

한국암웨이는 2021년 1월 약 8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친 소분형 건강기능식품 ‘마이팩 바이 뉴트리라이트’를 출시하며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그리고 지난해 5월에는 ‘마이랩 바이 뉴트리라이트(이하 마이랩)’ 6종을 선보였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한국암웨이는 마이크로바이옴과의 시너지 창출이라는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마이랩은 듀얼 장 건강 분석 시스템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과 포스트바이오틱스를 동시에 분석한 후, 프로바이오틱스 6종 중 개인에게 적합한 프로바이오틱스를 추천해준다.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에이치이엠파마’가 보유한 특허 기술 ‘PMAS’를 기반으로 한다. 
 

한국암웨이는 “지난해 출시한 마이랩의 경우 이미 단일 업체로는 최대인 약 3만 5,000건의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은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욱 확실하고 정교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마이크로바이옴과 결합한 사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허벌라이프는 지난해 맞춤형 건강 관리를 위해 유전자 정보 분석 등을 지원해주는 ‘젠스타트’를 업그레이드 출시한 것 외에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허벌라이프는 “지난 2020년 참여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지난해 말 종료됐다”며 “현재 이를 토대로 한 별도의 제품이나 서비스 등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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