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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설의 저주’에 빠진 건기식 업체들

생산량 증가보다 자금 압박 등으로 고전

  • (2023-04-27 17:20)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성장하자 최근 몇 년 동안 업체들이 지속적인 매출을 올리는 캐시카우(cash cow)로 주목하며 너도나도 뛰어들었지만, 국내 시장 정체기와 과열 경쟁이 맞물리며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인해 사람들의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건강기능식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식품 대기업, 제약, 바이오, 화장품 등이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실제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 규모는 61,429억 원으로 전년(56,902억 원) 대비 8% 성장했다.

그런데 정작 건강기능식품 제조
·판매업체들은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물론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원가 상승이라는 대외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쳤지만, 시장 성장을 낙관하고 업체들이 생산시설을 신설·증축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명 증설의 저주에 빠진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
19 발생 전후로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생산시설을 신설·증축했다. 개별인정형 원료를 38개나 보유한 국내 최대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노바렉스는 지난 20218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오송 공장을 준공했다. 당시 노바렉스는 오송 공장이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면 매출이 최대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노바렉스 매출과 영업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으며, 2020년과 2021년 각각 83%에 달했던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70%대 초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 일러스트: 노현호


락토핏으로 대박을 터트리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종근당건강은 지난해
3월 충남 당진에 1,300억 원을 투자한 국내 최대 규모의 유산균 전용 생산라인과 최첨단 연질캡슐, 액상제품 자동화 생산라인을 가동했다. 건강기능식품 단일 생산 기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종근당건강은 당진 공장을 활용하면 자체 건강기능식품 생산액이 최대 1조 원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는 꿈에 부풀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가 됐다.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155억 원과 353억 원을 기록한 반면,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5,450억 원으로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295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이처럼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이 증설의 저주에 빠지자 업계는
hy의 내년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2020년부터 기업 간 거래를 통해 프로바이오틱스 균주와 천연물을 판매 중인 hy는 생산을 늘리기 위해 현재 건립 중인 논산 신공장에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사실 증설의 저주는 건강기능식품 업계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 식품업계에서는 종종 증설의 저주에 빠지는 업체들이 나오곤 했다. 2011년 팔도의 꼬꼬면과 2014년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들이 증설의 저주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히트 제품의 생명주기가 짧아졌기 때문이다.

건강기능식품도 식품업계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 건강기능식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제품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결국 업체들이 신제품을 계속 출시해야 하는데 연구 개발 비용이 높은 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원자재 가격마저 상승하고 있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생산시설을 신설
·증축한 업체들의 매출액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신설·증축으로 하필 자금이 소진된 시점에서 경기 불황이 닥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금난과 매출 하락이 겹치면 생산 라인이 멈추거나 제품 출시 일정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이 주력 제품인 직접판매시장도 제조업체들의 매출 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대부분 업체가 OEM·OD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직판업계 관계자는
자금난 등으로 제조업체의 새로운 기능성 제품 출시가 지연되면 판매업체들은 결국 비슷비슷한 제품을 갖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같은 기능성 제품이 과도하게 양산되는 것은 제품 생명력을 빠르게 깎아 먹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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