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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식 중고거래, 식약처 뒷짐 (2022-02-24)

‘각종 암·혈압 감소·세포 복원’ 과대광고 버젓이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개인 간 건강기능식품을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이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건강기능식품의 개인 간 거래는 금지돼 있고,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의 신고를 마친 영업자만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다. 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은 자가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경우 건강기능식품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다단계·방문판매원 등의 경우 이들이 소속된 회사에서 판매업 신고를 대신하기 때문에 중고거래를 한다고 해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에 제품을 올린 사람이 판매원인지, 소비자인지 구분이 안 된다는 게 문제다.

일부 판매자의 경우 ‘혈압 감소’, ‘세포 복원’, ‘각종 암’ 등의 표현을 쓰면서 허위·과대광고를 하고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강립, 이하 식약처)의 관리·감독이 소홀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식약처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참고해 달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 피엠, 유사나 등 인기 다단계업체 제품도 팔려
2월 22일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건강기능식품 판매글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 식약처가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부당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온라인 중고거래 점검을 실시해 허위·과대광고 등 138건을 적발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고 있는 다단계판매업체의 건강기능식품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다단계판매업체의 건강기능식품도 거래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건강기능식품의 인기로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는 유사나헬스사이언스코리아(이하 유사나),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이하 피엠) 제품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다단계판매 매출액 상위 10개 업체 중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한 기업은 유사나와 피엠이 유일하다.

2020년 약 2,458억 원의 매출을 올린 피엠은 매출액 상위 1~5위 제품이 모두 건강기능식품이다. 같은 기간 약 1,42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유사나 역시 건강기능식품이 매출액 상위 1~5위를 차지했다.

이들 기업 외에도 건강기능식품을 주력으로 한 대부분의 다단계판매업체 제품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나 판매자가 판매원인지, 소비자인지 구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 중고거래 규모 늘면서, 환불 등 분쟁도 급증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지난 2008년 4조 원에서 2020년 20조 원으로 급격히 커졌다. 이에 따라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다 허위·과대광고, 환불 등에 관한 문제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 판매원의 경우 소속된 회사로부터 허위·과대광고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지만, 소비자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이 마치 질병 치료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실제로 중고나라에서 피엠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판매자는 ‘각종 암’, ‘혈압 감소’, ‘점막세포 복원’, ‘오장 질환’ 등의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판매자에게 피엠에 소속된 판매원이냐고 묻자 “다른 사람한테 제품을 사서 먹는 소비자”라며 “제품이 많이 있어서 팔려고 한다”고 답했다.

회사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누가, 언제, 어떤 플랫폼에 어떻게 올렸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들이 판매원이 아닌 소비자라면 추적을 하더라도 게시글 중단 요청 외에는 마땅히 취할 수 있는 조치도 없다.

이외에도 다단계판매업체나 판매원에게 구매한 제품의 경우 정상적인 환불이 가능하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면 환불이 어려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2월 13일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전자거래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운영하는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5년간 접수된 개인 간 분쟁이 총 6,88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거래 사이트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당근마켓이 1,995건으로 개인 간 분쟁이 가장 많았고, 중고나라 1,662건, 번개장터 1,494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양정숙 의원은 “개인 간 분쟁이다 보니 실제 분쟁 절차에 들어가면 합의가 잘되지 않아 민사소송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건기식 중고거래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소비자는 물론이고 판매원들도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도 중고거래 사이트에 웬만한 건강기능식품은 다 검색되는데, 제대로 된 단속과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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