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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19와의 사투(死鬪)

  • (2020-08-28 11:18)


2019년 12월 3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시에서 원인모를 질병이 발병했다. 해가 바뀌어 1월 9일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발생 8개월째,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2,300만 명을 넘어섰고, 하루에 3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8개월 간의 ‘지구 응급 처치’(자가 격리, 접촉자 추적,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인공호흡기 생산-보급) 이후 현 시점에서 코로나19에 대해 과연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를 점검할 때가 왔다. 현대 의학이 확립된 이후, 이토록 다양한 증세와 복합적이고 다각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병이 인류를 엄습한 예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치적·비합리적 논리 세계적 대유행 촉발
중국에서 ‘원인불명의 폐렴 환자 발생’으로 시작된 코로나19는 8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2,3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81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가져왔다. 단위 인구로 따져보면 단위 인구 100만 명 중 약 2,400여 명이 불과 1년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모르고 있었던 병에 걸리고, 이 중 90여 명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더욱 무서운 점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인류가 코로나19와의 사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치료제와 백신이 최대한 빨리 개발돼야 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백신은 총 199건, 그리고 치료제는 215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이미 미국, 독일, 영국 등 국가들이 천문학적인 액수인 100억 달러(약 11조 8,5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현재 유력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들은 7, 8, 9월에 각각 하나씩 수천 또는 수만 명에게 접종하는 임상 3상 단계를 시작하지만, 아직 의문점들이 산재해 있다. 

사실 코로나19에 노출되었을 때에 추가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을 이용한 후천성(획득) 면역이 만사형통일지도 미지수이다. ‘노벨과 교육의 나라’로 칭송받는 스웨덴이 집단 면역을 추구하다 한 때 인구 백만 명 당 세계에서 치명률이 가장 높은 국가의 기록을 보였던 것도 얼마 전의 일이다.

여기에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과학적인 사실에 정치적인 또는 비합리적인 논리를 적용, 그로 인한 많은 사망자들이 발생하게 된 사례도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코로나19 유행 초창기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N95 마스크가 차단할 수 있는 입자의 최소 크기가 100~300nm 인 반면, 바이러스 입자 직경은 약 70nm에 불과해 마스크 착용이 의미 없다는 단순 논리를 적용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지금 앞서 열거한 나라들의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증명하고 있다.


치료제 개발의 핵심은 RNA 바이러스
‘SARS-CoV-2’이것은 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의 공식 명칭이다. ‘SARS-CoV-2’는 분류하자면 RNA바이러스이다. 우리를 매년 괴롭혔던 독감 등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코감기 바이러스, 소아마비 바이러스, C형 간염 바이러스, 에볼라 및 지카 바이러스와 몇 년 전 유행했던 사스(SARS)와 메르스(MERS)가 RNA 바이러스에 포함된다.

문제는 RNA 바이러스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워낙 빈번해 백신 개발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RNA 중합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시키는 약물이 있으면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임상 시험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중에는 ‘렘데시비르’가 거의 유일한 RNA 중합효소 억제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아직 중증환자의 회생은 못하나 경증 환자들의 퇴원 시기를 많이 앞당길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임상시험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7개 기업이 개발중인 치료제 5개와 백신 3개를 지원과제로 선정하고 있다. 치료제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녹십자의 혈장치료제, 대웅제약의 약물재창출 치료제 2건, 신풍제약의 약물재창출 치료제는 예비선정됐다. 백신은 제넥신의 핵산(DNA)백신이 과제 지원대상에 선정됐고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진원생명과학은 예비 선정됐다.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3차 추경으로 확보한 예산 1,936억 원 중 83.4%인 1,615억 원을 신속처리제를 적용해 집행할 방침이다.

국가임상시험재단에 따르면 8월 현재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등록된 코로나19 관련 임상은 1,224건에 이른다. 하지만 어떤 치료제, 백신이 성공할지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이 개발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장담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이 먼저 개발되더라도 국내에 언제 공급될지 모른다. 전 세계 각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만큼, 자국에 먼저 공급하려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르게 알고, 바르게 대처해야
스웨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코로나19에 대한 ‘집단 면역’은 실패했다. 치료제·백신의 개발도 기약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답은 나와있다. 바르게 알고, 바르게 대처해야 한다.

1차적으로 우리가 가장 중요시 해야 하는 일은 위험상황으로부터 최대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생활속 거리두기’를 통해 신천지발 1차 유행을 극복한 바 있다. 이제 전 국민이 아는 상식이 됐지만, 마스크 착용은 거리두기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코로나19를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생활방식이 됐다. 이와 함께 소독과 세척 빈도를 높이고 면역력 강화를 위해 충분히 휴식하고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유행과 더불어 퍼지는 잘못된 상식, 유언비어, 민간요법 등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바이러스가 25도 이상의 고온에서 죽는다는 잘못된 상식이 퍼져나가 사우나, 대중목욕탕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졌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최소 65~70도 이상 고온에서 사멸한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사우나, 대중목욕탕은 오히려 바이러스 전파를 확산시킬 뿐이다.


100년 전 스페인 독감 종식에 답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8년 대유행을 일으킨 스페인 독감은 당시 전 인류의 1/3을 감염시키고, 수천만 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지금으로 보면 전근대적 의료 시설 밖에 없었던 20세기 초반에 인류는 어떻게 스페인 독감 대유행에서 벗어났을까?

그 방법을 살펴보면 결국 현재의 코로나19 대유행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역 방법으로 종식됐다. 치료 방법도, 백신도 없었던 당시 상황에서,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마스크를 착용해가며 환자들을 최대한 격리시키고, 그 사이에 면역 기능을 보유한 사람들이 차츰 증가해 이들이 사회 전반의 필수적인 기능들을 담당하여 세계 경제가 천천히 회복을 시작했다. 결국 스페인 독감은 1920년의 4차 대유행이 미국, 영국, 유럽, 남아메리카 등지에서 발생하는 것을 끝으로 확진자 수가 줄어들며 사라졌다.

당시의 스페인 독감은 A형인 H1N1이었으며, 주목할 사실은 유전자 변이로 매년 WHO에서 새로이 분석·예측해 제약 회사에 위탁 생산하는 현 독감 백신도 결국 동일한 항-H1N1이다.

사실 바이러스도 오랫동안 자신들의 개체수(?)를 유지시키고 퍼트리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수의 개체를 널리 전염시켜야 한다. 이는 바꿔 말하면 숙주의 사망률이 낮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설적으로 H1N1 바이러스는 현재에 이르러서도 인류가 고통을 감내하면서 견뎌내는 유행병으로 진화해 자신들을 존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동일한 논리를 적용하면 새롭게 등장한 코로나19도 백신 이외에도 우리 인체의 여러 면역 기능에 의해 부분적인 제어가 가능하고, 치료제들이 개발된다면 중증환자는 급속도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코로나19도 전염도는 높지만 치명률이 낮은 형질로 그 유전자가 안정화되면 매년(또는 격년으로) 인류가 한 번 앓고 수 주 후에 낫는 유행병 정도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의 변화
사람들은 지금도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궁금해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는  ▲정부 역할 확대 ▲세계화(globalism) 퇴보 ▲경제 성장률 둔화라는 3가지 추세가 수년 간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역량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보편적 건강보험, 강력한 노동시장 보호, 마스크 등 의료장비와 관련한 국내 공급망 보호 등의 요구가 높아진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들은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막강한 정부의 등장을 용인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1918년 스페인 독감 이후 전 세계에 공산화 바람이 불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 불만층이 늘어난다면 헌법적 권한을 넘어선 막강한 정부가 세계 곳곳에서 등장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각국 정부는 마스크, 소독제 등 기본 방역 용품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이에 앞으로 각 나라들은 자국이익 우선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추구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위기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부각됨에 따라 자국우선주의 확대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지역주의 확산, 인적교류 약화 등 탈세계화 현상이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니 로드릭 하버드 대학 국제정치경제학 교수는 “세계화 퇴보는 무역전쟁을 격화시키고, 인종-민족주의를 고양시킬 수 있는데, 이는 모든 이들의 경제 전망을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환경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숙박, 음식, 도소매, 판매직 등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직업군의 고용이 감소하는 반면 비대면 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돼 신기술과 신규 일자리에 대한 구인-구직 간 미스매치가 커지고 부문간 고용. 임금 격차가 확대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 기술에 익숙지 않은 저학력 일자리 등 취약부문의 고용이 더디게 회복되면서 소득분배는 더 악화될 전망이다. 저소득층은 더 가난해지고,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늘어 소득 불평등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니 로드릭 교수는 “코로나19는 탈세계화, 디지털경제 확산 등과 같은 주요 트렌드를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변화의 진행속도, 방향성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지만 코로나 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나더라도 가계. 기업. 정부의 형태가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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