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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터넷 재판매는 시대적 현상… 새로운 방식 찾아야 (2020-02-28)

인터넷 재판매 행위를 둘러싼 공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일부 판매원들이 사재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제품들을 헐값으로 인터넷쇼핑몰에 내놓으면서 정작 제값으로 판매하려는 판매원들이 소비자로부터 항의를 받는 사례가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두고 판매원 탓이니 보상플랜 탓이니 말들이 많지만, 가장 큰 원인은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단계판매 초창기만 하더라도 가격정보에 어두워 오히려 웃돈을 주고 구매하던 소비자도 적지 않았다. 그랬던 것이 인터넷이 발달하고, 급기야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도 판매자도 손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시대적 배경은 무시하고 굳이 이유를 찾자면 묶음판매를 가장 큰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개별 제품의 상한가는 160만 원으로 정해져 있지만 묶음판매에 대한 규정이 없어 적게는 몇십만 원대에서 많게는 몇천만 원대까지 구매하는 판매원도 있다.

물론 이것은 판매원 자신의 탐욕으로 인한 것이지만 이를 방조하는 회사와 오히려 부추기는 듯한 스폰서의 행태가 인터넷 재판매라는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갈등이 조기에 봉합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시각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특정 기업의 특정 보상플랜이나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지닌 가장 근원적인 탐욕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일이 아니므로 적극적으로 대처해주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측면이 있다. 회사에서 깎아 준 게 아니라 정가에 사서 손해를 감수하면서 판매하는 판매원을 이상하게 여기기는 하겠지만 굳이 말려서 매출을 떨어뜨릴 필요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판매원의 입장에서도 특정 직급에 도달해서 구매 금액을 웃도는 수당을 수령한다면 손해보는 장사라고 할 수는 없다.

일부 업체의 경우에는 직급에 도전하면서 과다 구매한 제품은 최고 리더가 나서 해외판매를 중개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때의 가격은 제품 원가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풍토다. 소비자들은 가장 좋은 제품을 가장 싼 값에 구매하기 위해 장시간 인터넷 서핑도 불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문제는 정상적으로 구매하여 정상적으로 판매하려는 회원이다. 회원가 1만 원짜리 제품을 1만 원에 판매하는 것만 해도 마진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노력과 시간을 더해야 하는데 똑같은 제품을 7,000원에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로부터 들었을 때의 낭패감은 단순 신의의 문제를 뛰어넘는다.

소비자로부터 인터넷 재판매와 관련한 항의를 받아본 적이 있는 판매원에 따르면 졸지에 자신이 사기꾼이 돼버린 듯한 느낌이었다고 한다. 소비자에 대한 미안한 감정과 자신에 대한 자괴감 그리고 회사에 대한 실망감, 헐값에 내놓은 동료판매원에 대한 배신감 등이 한꺼번에 몰려와 그야말로 ‘멘붕’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 일은 결코 법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다. 그렇다고 도덕성에 호소한다고 해도 일말의 해결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시대적인 변화에 걸맞는 유통환경을 재정립해야 해결방안을 도출해낼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30년 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 판매하는데 판매원들의 판매방식은 그 당시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변모한 것이다. 최근에는 회원을 모집하고 하위 사업자를 리쿠르팅해 교육하는 과정까지 스마트폰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례가 많다.

카카오톡, 네이버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위챗 등 판매원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엄청나게 늘어났다는 사실을 기업은 염두에 두지 않는 듯하다.

인터넷 재판매는 대한민국의 다단계판매원이 가진 거의 유일한 권리다. 법적으로도 사규로도 제어할 수 없다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판매방식을 찾애내야 한다.

이것은 일개 기업이 고민해야 할 일이 아니라 업계 전체가 중지를 모아야 할 중대한 사안이다. 당장 해결방안이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하루라도 빨리 각각의 기업 관계자들이 모여 생각이라도 교환해봐야 한다. 시대에 뒤쳐지지 않아야 기업과 판매원이 함께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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