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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압박에 ‘식약처’ 굴복했나? (2019-11-01)

‘의학적 오인’ 표시•광고에 울상 짓는 화장품업계

외국에 비해 과도한 규제…개선 목소리 높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기능성 화장품에 표시된 아토피 질병명을 빼기로 결정하면서, ‘의학적 오인’이라는 기준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월 23일 식약처는 기능성 화장품에 표시된 아토피 질병명을 삭제하는 내용의 화장품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11월에 입법 예고하고, 의견수렴과 법제처 심사를 거쳐 내년 중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토피 질병명이 기능성 화장품 표시에서 빠지는 이유는 의약품으로 오인해 일반인들이 치료시기를 놓치는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료계 압박에 백기든 식약처
지난 2017년 식약처는 화장품법 시행규칙을 일부 개정해 기능성화장품 인정 범위를 확대했다. 이때 확대된 인정 범위는  피부에 보습을 주는 등 ‘아토피성 피부의 건조함 등 개선’, ‘여드름성 피부로 인한 각질화•건조함 등 방지’ 및 ‘손상된 피부를 보호하여 튼살 등 피부 갈라짐 개선’이다.

당시 식약처는 프리미엄 화장품을 육성하고 음성화된 아토피 화장품 시장을 양성화 한다는 방침에 따라 아토피를 기능성 화장품 문구에 기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때 화장품협회, 기업들로부터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쳤다. 하지만 법안이 시행된 지 불과 2년 만에 식약처는 의약품으로 오인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아토피를 삭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문제는 지난 2년 동안 아토피 화장품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약처가 2017년 화장품법 시행규칙을 개정한 이후에 아토피 화장품이 허가된 사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식약처는 ‘아토피성 기능성화장품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을 올해 11월에 마련할 예정이었다.

이번에 아토피 질병명이 빠지게 된 이유에 대해 화장품업계는 의료계의 압박에 식약처가 굴복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년 전 기능성 화장품 인정 범위를 확대할 때부터 피부과학회 등 의료계는 아토피 질병명을 삭제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기능성 화장품에서 아토피 질병명을 삭제하라는 의료계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새로운 화장품 시장을 육성하기 위한 좋은 취지로 시작됐는데 2년 만에 개정안이 바뀌어 아쉽다”고 밝혔다.


모호한 표시•광고 개선 필요
화장품법 제13조는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에 대한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화장품에 대한 기능성 범위가 외국에 비해 넓은 편이지만, 표시•광고에 있어서는 굉장히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피부에 적합하다’는 표현은 허용이 되지만,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표현은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수 있어 허용이 금지된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안전성’과 화장품 산업 ‘발전’사이에서 애매모호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대 건강미용경영학과 장매화 교수는 “외국의 경우 기능성이 보습, 콜라겐 등 단순하게 표기되지만 우리나라는 미백, 여드름, 건조피부 등 오히려 허용범위가 넓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의학적인 부분이 약업계에 편중돼 있어 효과라는 단어를 쓸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외국에서는 화장품에도 자유롭게 효과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데 우리는 지나치게 추상적인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내 화장품 표시•광고 관련 기준 및 감독이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외국의 경우 화장품에 ‘사용금지’표현 외에 표시•광고의 범위가 자유롭다. 이런 이유로 외국 유명 화장품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광고를 하지 못해 영업에 고전하다 철수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국내 업체와 역차별이 발생하기도 한다. 표시•광고에 대해 지적받을 경우 국내 업체는 15일 이내에 식약처에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반면 외국 브랜드 화장품은 본사의 자료를 받아야 한다며 시간을 끈 뒤 해당 제품을 모두 팔아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과 달리 제약회사들이 화장품 시장에 많이 진출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본다”며 “제약회사들은 의료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화장품을 만들 때도 그쪽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식약처 등 관련기관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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