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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업계의 흑백사진<33> (2019-02-01)

무분별한 용어 오남용에 머리 맞댄 단체들

2015년 당시 ‘다단계’라는 말이 잘못 사용되면서 합법적인 다단계판매 영업을 하고 있는 업계가 모두 불법 업체로 오인되는 사례가 빈발했다. 부적절하게 사용되는 용어를 바로 잡기 위해 업계의 대표적인 단체 직접판매협회와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댔다.


네리움, 악성 루머로 골머리 앓아

네리움인터내셔널코리아를 둘러싸고 번지고 있는 각종 루머의 대부분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네리움인터내셔널코리아는 지난 2015년 4월 6일 서울시에 다단계판매업 등록을 했지만 당시 제품을 유통하지 않았다. 그러자 업계에서는 화장품 대기업의 방해설과 화장품협회의 고발설, 이 회사의 나이트크림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성분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설, 서울시에 임원 서류를 허위로 제출, 사전영업 관련 조사설 등 다양한 루머가 확대 재생산됐다. 그러나 당시 화장품협회가 네리움인터내셔널코리아의 고발 건과 관련 “사실무근”이라고 확인했으며, 직접판매공제조합 또한 “네리움의 사전 영업과 관련한 제보가 들어온 적이 없다”고 밝혔다.

네리움인터내셔널코리아는 “지금 영업을 하지 않는 것은 제품 라인을 완벽하게 갖춰서 시작하기 위함”이라며 각종 악의적인 루머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직판조합, 경찰수사연수원과 MOU 체결
직접판매공제조합은 지난 2015년 8월 19일  경찰수사연수원과 ‘서민경제 침해사범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국의 지능•회계•경제범죄 수사관을 대상으로 ‘불법 피라미드’ 등 기업 범죄에 대한 수사능력 향상과 경제질서 및 정의 확립을 위한 상호 협력이 업무협약의 주된 내용이었다. 수사 실무진을 대상으로 불•합법 다단계 업체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미등록 업체를 비롯한 일반 기업의 다단계식 영업행태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라는 것이 당시 조합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 직접판매공제조합은 지난 2015년 8월 19일 경찰수사연수원과 ‘서민경제 침해사범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직판조합 관계자와 경찰수사연수원 관계자가 만난 자리에서는 일선 수사진들을 위해 관련강의를 개설하고, 조합 측에서 직접 강의에 참여하는 등의 실질적인 사항들이 논의됐다.

직판조합과 경찰수사연수원과의 업무협약 사실이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무엇보다 합법 업체와 불법 업체가 명확하게 나누어지면서 다단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벰마에 영업정지
지난 2015년 8월 17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이하 FTC)는 애리조나주 템피시에 본사를 둔 글로벌 다단계사 벰마를 불법피라미드회사로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FTC는 벰마 뉴트리션, 벰마 인터내셔날 홀딩스와 함께 경영진 B. K. 보레이코, 톰 알카진 등을 피고인으로 지목했다.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글로벌 다단계사 벰마를 불법피라미드회사로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FTC가 주장하는 혐의는 첫째, 불법 피라미드 스킴이라는 것. 피고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판매가 아닌 새로운 참가자들을 모집하는 것에 중점을 둔 보상플랜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보너스를 받기 위해 월 150달러 상당의 제품을 자동으로 배송되는 오토십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두 번째는 벰마의 사업자들이 상당한 수입을 가져가는 것처럼 홍보하지만 사실상 벰마의 사업자가 된 소비자들은 그렇지 못하며 이에 대한 소득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 제지를 받은 벰마는 보상플랜을 변경한 뒤 영업 재개에 나설 수 있었다.


‘다단계’ 표현, 오•남용 바로 잡는다
‘다단계’라는 말이 잘못 사용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업계 최초로 세 단체가 손을 맞잡았다.

2015년 11월 16일 한국직접판매협회,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등 업계 단체 3곳이 서울 여의도 직접판매협회 사무실에 모였다.

일간지 및 매스미디어 등을 통해 ‘다단계’라는 말이 잘못 사용되면서 합법적인 다단계판매 영업을 하고 있는 업계가 모두 불법 업체로 오인되는 사례가 빈발했기 때문이다.

당시 재조명됐던 조희팔 사기사건과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 다단계로 표현되어 업계 이미지가 큰 타격을 받았다. 조 씨의 사건은 다단계가 아닌 ‘유사수신 및 사기’로 표현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단계 사기’, ‘다단계 범죄수익금’ 등으로 표현해 마치 다단계는 모두 불법이라는 오해를 샀던 것이다.

양 조합이 각각 유사수신 및 불법 피라미드 업체의 사기 행각을 ‘다단계’로 표현한 매체에 공문을 보내 용어의 오용에 대해 지적하고 정확한 용어 사용을 요청해 왔으나 협회와 직판•특판 조합이 공동으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었다.

이날 협회에 모인 실무진들은 조희팔 관련 기사와 제작중인 영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업계 가짜 박사•교수 판친다
다단계판매업계에 가짜 박사와 교수 등 전문직을 사칭한 강사들이 늘어나면서 업계의 이미지 실추가 우려됐다. 당시 주로 의료관련 분야의 학위를 소지했다거나 의사를 사칭했으나 실상은 과거 병원의 원무과나 물리치료실 등에서 일한 경력을 의사나 박사, 교수 등으로 포장했던 것이다.

이들의 학력 또는 경력 위조는 소비자나 판매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회사 측에서도 묵인하는 사례가 많아 잘못된 의학정보나 건강정보를 전달할 가능성도 커졌다. 실제로 강의 현장에서는 잘못된 의학지식을 전달하던 강사가 소비자의 날카로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 다단계판매업계에 가짜 박사와 교수 등 전문직을 사칭한 강사들이 늘어나면서 업계의 이미지 실추가 우려됐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업계의 종사자들은 찬성과 반대로 명백하게 나뉘었다. 찬성하는 쪽은 “박사나 교수라고 해서 모든 것을 안다는 말이 아니고 자신들의 전문 분야에 대해 깊이 안다는 것을 뜻하므로 다단계판매와 영양 관련 분야에서 오랜 시간 일해 온 사람들을 박사나 교수라고 부른다고 해서 큰일 날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사나 교수는 그냥 알고 있다고 얻을 수 있는 호칭이 아니라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일반인들의 상식을 벗어나 박사나 교수라는 호칭을 남발할 경우 정말로 다단계판매 업계는 사기꾼들의 소굴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현행 방판법은 과잉규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서의 다단계판매에 관한 규제가 과잉규제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학술대회를 통해 나왔다.

지난 2015년 12월 3일 상의회관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제3회 유통산업 주간 유통분야 통합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는 기업, 한국유통경영학회, 한국유통법학회,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등 4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 통합학술대회 등이 개최된 ‘제3회 유통산업 주간’ 개막식 모습

이 중 한국유통법학회 분과세션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 이병준 교수와 인하대학교 김천수 교수의 다단계판매업에 대한 주제 발표가 있었다. 먼저 이병준 교수는 ‘다단계판매와 다양한 규제 수위’라는 주제로 현행 방판법에 대한 문제점과 함께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병준 교수는 “현생 방판법상 다단계판매에 관한 규제는 확실한 과잉규제에 해당하며, 그러다보니 적절한 규제를 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민사적, 행정적 및 형사적 규제가 혼합되어 해당 규제가 어느 규제에 해당하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해당 규제위반에 대한 법률효과도 적절하게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천수 교수는 “합법화된 다단계판매업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구시대적인 사고의 범주에 묶여 구태의연한 법제와 규제 속에 가두는 것은 유감”이라며 “유통산업의 하나로서 다른 유통채널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함께 법제적으로 어떠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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