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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조합, 입장 분명히 밝혀야 (2018-06-08)

최근 들어 공제조합의 기준이 과거에 비해 명확하지 않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과거에는 조합 가입이 불가능했던 업체들이 슬그머니 공제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단계판매업계에서는 금기 중의 금기로 여겼던 사전영업을 수년 간 자행했던 기업이 가입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여행상품을 주력으로 삼은 업체까지 공제조합에 가입하면서 각 다단계판매업체의 임직원과 현장의 판매원들은 어리둥절해 한다. 

P사는 이미 지난 2016년부터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활동을 해왔고 직급자까지 배출하면서 판매원들 사이에서는 공제조합에 가입할 수 없는 ‘불법다단계판매업체’로 여겨졌으나 어찌된 일이지 올해 초 아무런 문제없이 공제조합에 가입했다. 그동안의 전례에 비춰보면 사전영업 혐의가 있는 업체들은 적어도 과거의 영업실적이나 판매원 계보를 인정하지 않는 선에서 결백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시늉이라도 했지만 P사는 오히려 과거의 실적에 문을 연 이후의 실적을 더해 다수의 직급자를 배출했다는 것이 현장 판매원들의 전언이다.

월드벤쳐스라는 세계적인 여행다단계 업체는 수차례에 걸쳐 공제조합 가입을 시도했으나 결국은 불발되는 바람에 판매원 조직도 상당부분 축소됐다고 한다. 이 업체는 한국의 사정을 잘 알면서도 블랙마케팅이라는 명목으로 사전영업을 지속했고, 그 과정에서 판매원들에게 공제조합을 공언했으나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회사에 실망한 판매원들이 조직을 떠난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공제조합에 가입한 원더세븐글로벌이라는 회사는 카카오스토리나 네이버밴드 등 다양한 인터넷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들의 주력제품은 여행상품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에서 유형의 상품군을 갖춘 것은 공제조합 가입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공공연하게 떠벌린다는 것은 공제조합의 심사절차가 그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여행상품을 포함한 무형의 상품군은 공제조합에서는 불허하고 있지만 방문판매법 상에는 뚜렷한 금지조항이 없다. 지난 2017년 한 해에만 약 2,600만 명이 해외여행을 떠난 사실을 감안한다면 공제조합의 여행상품 금지 조항은 지극히 시대착오적인 규정이기는 하다. 그러나 더 한심한 것은 시대를 읽지도 못할 뿐더러 그 어설픈 규정조차 지키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누차 강조해온 말이지만 사람들은 ‘금지’에 분노하기보다는 ‘차별’에 분노한다. 사전영업을 자행한 사실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관용이라는 이름으로 눈 감고, 140개를 헤아리는 등록업체에는 불허한 서비스 상품에 대해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허용한다면 분노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공제조합 무용론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사장 자리를 둘러싼 이전투구에 대해서도, 동일 사안에 대해 수시로 바뀌는 잣대에 대해서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럼에도 못 본 척, 못 들은 척 눈을 감는 것은 조합에 주어진 터무니없이 막대한 권력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업체들은 조합에 밉보이면 공제거래 계약이 해지당하거나, 재계약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

세상의 모든 권력이 그렇듯이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게 돼 있다. 지금의 공제조합이 부패했다는 말이 아니라, 지금의 조합사들이 조합을 절대 권력이라고 믿고 있다면 절대적으로 부패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말이다. 부패 정도를 재는 절대적인 잣대는 차별과 일관성의 여부다. 그동안 수많은 업체들이 사전영업 금지 규정으로 인해 눈물을 삼켜야 했고, 서비스상품 불허 규정으로 인해 이익을 포기해야 했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거나 답하지 않겠다면 공제조합은 책임과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분명한 입장정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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