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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 (2018-02-23)

노규수의 행복 칼럼

복을 기원하는 인사가 제대로 약효를 내기 위해서는 복을 받기 위해 스스로 최선을 다해야 하는 법.

모든 사람들은 행복하기를 원한다. 필자나 친지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하면서 복을 빌어준다.

그 복은 오직 하늘이 준다. 인간이 줄 수는 없다. 행복 복(福)자는 술을 따라 올리며 하늘에 정성껏 제사를 올리는 선사시대의 제천의식에서 유래된 글자라고 한다. 상형문자와 갑골문자를 연구한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하늘과 땅, 해와 달, 비와 바람의 도움을 받아 거둔 풍성한 여러 곡물을 추려 술(엑기스)로 담아 신(神)에게 올리는 추수감사 예식이 바로 제사다.

그런데 “중이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마음을 둔다”는 말이 있듯이 정성들여 제사를 지내기보다는 술 먹을 생각만 하는 사람이 문제다.

아직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은 설날과 추석에 차례를 지낸다. 그런 좋은 날에 술 마시고 해롱해롱 대는 것은 물론이요, 공연한 시비를 걸거나 해묵은 일을 들먹이며 제사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이 집안마다 한 두 사람은 꼭 있다.

행복하게 해달라며 복을 기원하는 자리가 젯밥에만 관심 있는 ‘술태배기’ 때문에 집안 화목이 깨지기도 한다. 유산 문제로 살인사건도 벌어진다.

그래서 중국 전국책(戰國策)에 화여복상관 생여망위린(禍與福相貫 生與亡爲隣)이라고 적었는지 모른다. 불행과 행복은 이어져있고, 삶과 죽음은 이웃이라는 의미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은 여기서 나왔다. 진정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이라면 우선 자신의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라는 뜻이다.

그러니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는 “행복해지고 싶다면 열심히 일하고 하늘로부터 복을 기다리라”는 뜻의 줄임말이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말 자체가 없는 나라가 있을까? 행복을 기원하는 제사 자리에서도 불행이 싹 트니까 하는 말이다.

그런 나라를 찾아보니까 남대서양의 화산섬 ‘트리스탄 다 쿠냐’였다.

처음에는 무인도였던 그 섬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먹는 것, 잠자는 것 등 해결해야 할 복잡한 문제들이 생기자 누가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각자 필요로 하는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자니 법 조항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딱 한 가지만 제정키로 했다. 그 의논 과정은 이랬다.

“바다의 특징은 잔잔하거나 파도가 치거나 똑같이 한다는 것이에요. 그제는 한 팔 정도의 파도가 쳤는데, 모두 그 높이였어요. 어제는 가문비나무 높이만큼 치솟았는데, 모든 파도가 그랬어요. 오늘은 보시다시피 똑같이 잔잔해요.”

“과연 그렇군.” 모여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파도처럼 하면 되겠군.” 드디어 그들은 법을 만들었다. 법은 이랬다.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

한창훈이 쓴 <행복이란 말이 없는 나라> 소설 내용의 일부다.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평등하기 위해서는 자원 부족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분배의 불공정만큼은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같은 생각에서 필자와 친지들이 만든 딱 하나의 법조문은 이렇다.

“1인은 만인을, 만인은 1인을 위하여…”

홍익인간 사회를 위한 복 제문(祭文)이기도 하다. 그렇게 서로 배려하면서 일하는 상생의 공동체라면, 자원의 부족도 분명 해결 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기업생멸 행정통계’(2013년)에 따르면, 창업 후 5년을 버티는 기업이 27%로 열 중 셋이 안 된다. 그러니 행복을 추구하는 기업경영은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으로 소비자에게 제사를 올리는 정성을 필요로 한다.

지난 16일이 설날이었다. 복 많이 받게 해달라는 인사나 제사가 제대로 된 약효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목표실현을 위해 스스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무도 안 보는 것 같지만, 하늘은 나의 행복추구권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홍익인간 주식회사 해피런(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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