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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몸으로 부딪쳐라 (2018-01-05)

최근 동네에서 평소 친하게 지낸 사람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그날 모임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아들과 같은 학년의 학부모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녀들의 공부에 대한 얘기가 안주거리가 됐다.

‘우리 애가 집중력이 모자란다’, ‘우리 애는 의자에 가시가 있는지 5분을 못 앉아 있는다’ 등등 하나같이 자식들의 공부법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았고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지 저마다의 지식을 동원해 방법을 공유했다. 그 얘기에 동참하면서도 ‘내가 어렸을 때 필시 우리 부모님도 다른 분들과 이런 얘기를 나눴겠지?’라는 생각에 속으로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과연 학습방법에 정답이 있을까? 학부모 모임이 있기 하루 전 공부로 난다 긴다했던 사람들이 나와 저마다의 공부비법을 전하는 방송을 봤다. 영어단어를 잘 외울 수 있는 비법, 독서하는 비법, 기억법, 글을 잘 쓰는 방법 등등. 각자의 비법을 들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저 비법대로만 공부하면 SKY는 물론이고 해외 일류로 꼽히는 대학에 얼마든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이 공유한 비법이 좋은 수단과 방법이지만 개인적으로 이들의 비법을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생각과 방식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내게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즉, 내게 맞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 그것을 몸에 익히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비법은 나만의 비법으로 만들기 위한 하나의 소스로 활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무작정 따라하다 안 맞는다고 다른 방법을 따라하다 보면 오히려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공부에 그다지 취미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누군가의 비법을 따라해 본다거나 활용해 본 적이 없다. 단지 생활하면서 직접 수많은 벽에 부딪치다보니 각 장애물에 대해 나름의 방법을 찾아 내 방식으로 만들어온 것 같다.

미국 생활을 앞두고 군 생활로 경직됐던 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자 강남 모 어학원에서 2달간 생활영어 위주로 수업을 들었다. 당시 차 열쇠나 집 열쇠를 잃어버렸을 때 필요한 대처방안에 대한 영어회화를 수업하던 중 ‘locksmith(자물쇠 장수)’라는 단어를 배우게 됐다. 그런데 이 단어를 1주일 뒤 바로 미국에서 사용하게 됐다. 렌트카 내부에 키를 놔두고 차 문을 잠가 보험사를 통해 ‘locksmith’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게 됐다. 이렇게 실생활에서 직접 사용하게 된 ‘locksmith’라는 단어는 지금까지도 잊지 않고 기억하게 됐다.

또 다른 예는 미국 생활 초창기 햄버거 가게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국과 달리 세트 메뉴를 주문하더라도 치즈의 종류, 양파의 조리법(생 양파 또는 구운 양파) 등 점원이 다양한 질문을 한다.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했던 당시에는 햄버거 하나를 주문하면서 매번 곤욕을 치렀지만 다양한 단어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주문을 다하고 나면 점원이 마지막으로 물어보는 말이 있다. ‘To go or here?’ 비록 쉬운 단어로 이뤄진 단순한 질문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질문과 발음에 처음엔 가장 잘 들렸던 ‘here’를 답했다. 그랬더니 점원은 주문한 햄버거를 쟁반에 담아 건네줬다. 다음번에는 ‘to go’를 답했더니 종이봉투에 포장해서 줬다. 그제야 점원이 “여기서 드실 건가요? 포장인가요?”를 물어보는 것을 깨달게 됐다.

어느날 아들 녀석이 어떻게 하면 영어 단어를 많이 외울 수 있냐고 물어봤다. 어떤 방법을 알려줄까 고민하다 이내 포기하고 대신 “넌 이미 네 또래 애들보다 많은 단어를 알고 있어”라고 말해줬다. 당연히 애는 어리둥절해하며 단어 책을 펼쳐놓고 외워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많이 알고 있냐고 반문했다. 애가 좋아하는 야구를 예로 들며 야구에서 사용하는 수많은 용어가 다 영어이고 다 알고 있지 않느냐고 설명해줬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게임이나 다른 놀이에서도 다양한 영어들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단어를 습득할 수 있다고 굳이 외우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솔직히 이 말에 아예 영어 단어 공부를 멀리하면 어쩌나 걱정도 됐으나 다행히 모르는 단어를 더욱 빈번하게 물어와 귀찮아지기만 했다.

이처럼 직접적인 실생활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습득하게 된 것은 자연스레 머리에 남아있다. 실제로도 경험을 통해 습득한 정보나 지식은 더욱 오래 기억에 남는 반면, 학업과 시험을 위해 단순히 암기한 것은 쉽게 잊힌다. 단어 암기뿐만 아니라 생소한 분야라고 직접 겪어보지 않고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이제 막 시작된 2018년, 많은 사람들이 좌충우돌이 될지언정 직접 부딪치며 계획한 많은 일들을 성취하길 기원한다. 


 
김선호 기자ezang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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