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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야 할 의무

  • (2017-03-10 00:00)

사람들은 언제, 무엇을 할 때 행복하다고 느낄까? 이 물음에 대한 정답이 없다는 것은 이미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부자라고 해서 절대적 행복감을 느끼며 사는 것도 아니다. 신문 사회면에 나오는 수많은 유명 인사들의 사건 사고들이 이를 반증한다.

손에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의 소식도 뉴스를 통해 접하긴 하지만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사실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외국 땅에 있는 사람이건 내 눈앞에 보이는 사람이건 ‘나’를 제외한 타인의 행복은 우리의 시선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나의 행복도 챙기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지켜볼 겨를이 있을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 시선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나의 행복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다른 사람의 행복이 내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행복에 대해 무관심해진 데에는 이유가 있는 걸까? 단지 너무나 바쁜 직장 생활에 내가 행복한지 불행한지 질문해볼 시간이 없는 걸까? 아니면 힘들고 불행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걸까?

이유야 어쨌든 요즘 행복은 우리의 마음에서 한 발자국, 아니 그 이상 비켜나 있는 낯선 단어로 느껴진다.

사람은 불행에는 민감하지만 행복에는 무딘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당장 힘든 일에는 곧 쓰러질 것 같이 불행함을 느끼면서 행복했던 기억은 지난날을 곱씹어 봐야 겨우 떠오르곤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을 웃음 짓게 했던 행복한 순간들을 오래지 않아 잊는 경향이 있다. 수시로 일어나는 불행의 기운에 압도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닫힌 문만 바라보다가 다른 문으로 행복이 스쳐 가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기도 한다.

불행의 감정이 행복한 감정을 덮어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불행의 감정은 과정에 집중한다. 사람은 어떠한 힘든 과정을 거칠 때 불행함을 느낀다. 반대로 행복의 감정은 결과에 치중한다. 내 주머니에 행복이 들어오거나 내 손에 행복이 쥐어지는 등 눈으로 봐야 그제야 행복감을 느낀다.

사람들은 꿈을 이룬 사람만이 행복감을 느껴야 한다고 믿는다. 꿈을 이루지 못했어도 노력했다면 그 과정 자체도 소중히 여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헛수고로 치부해버리고 행복하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놓는다. 결국, 행복은 내 눈에 보이고 손에 잡혀야 가치를 인정받는 것으로 인식되기 쉽다.

행복에 관한 한 일화가 있어 소개한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살던 한 꼬마가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여기는 너무 재미도 없고 따분해요. 다른 곳으로 이사 갔으면 해요” 잠시 생각에 잠긴 할아버지는 이내 약간의 옷가지를 챙겨 어린 손자를 데리고 길을 떠났다.

첫 번째 도착한 곳은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은 대도시였다. 며칠 동안 지내본 어린 꼬마 손자는 할아버지에게 다시 말했다. “할아버지, 여기는 공기도 탁하고 사람도 차도 많아 시끄럽고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다른 곳으로 가요”하고 말이다. 두 번째 도착한 곳은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와 사막이 있는 곳이었다. 모래폭풍 때문에 눈을 뜰 수 없었던 꼬마 손자는 할아버지에게 다시 말했다. “할아버지, 여기서는 잠도 잘 수가 없겠어요. 도무지 사람이 살 곳이 못 되는 것 같아요. 다른 곳으로 가요”

마지막에 다다른 곳은 넓게 펼쳐진 들판과 산도 있고 냇가도 있는 곳이었다. 풀도 많고 꽃들도 많았다.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도 없고, 북적이는 사람들도 없었으며, 눈도 못 뜰 정도의 강한 모래폭풍도 없는 곳이었다. 꼬마 손자는 “할아버지 드디어 제가 원하는 곳을 찾았어요”라며 기쁜 표정을 지으며 좋아했다. 이 말을 듣고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말을 건넸다. “얘야. 우리는 단지 살던 곳으로 돌아왔을 뿐이란다”

이 일화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 행복한 사람은 모든 것을 다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지금 하는 일에 즐거워하며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며, 갈 곳이 있고 갖고 있는 것이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행복에 귀 기울일 줄 아는, 다른 사람이 행복해할 때 같이 기뻐하며 손뼉을 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행복하면 주위 사람이 행복해진다. 다른 사람의 행복으로 내가 행복해질 수도 있다. 혼자만의 행복은 수명이 짧다. 누구도 함께 해주지 못하는 행복은 오래 가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당장 행복할 의무가 있다.

직장에서도 하는 일에서도 가정에서도 모두가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길 기원해본다.

 

김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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