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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판매는 ‘소비공동체’다

  • (2016-07-22 00:00)

공정거래위원회의 다단계판매업자정보공개가 발표되자마자 각 언론들의 다단계 때리기가 유행병처럼 도지고 있다. 이들 언론들은 다단계판매원들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이 21741원에 불과하다면서 비아냥거리고 있다. 해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이제는 판매원들도 언론의 발표나 빈정거림에 대해 하나하나 대꾸하지 않는 형국이다.

분명한 것은 일반 언론의 유통 담당기자들은 여전히 다단계판매에 대한 이해도 없거니와 알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깊이 들여다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인데도 그들은 오로지 보도 자료에만 의지해 기사를 쏟아낸다.

이들이 내세우는 공식은 2015년도 후원 수당인 16,775억 원에 전체판매원수 796만 명으로 나누어서 연소득을 계산했다. 일반적인 산업이라면 이런 방식으로 계산을 해야 마땅하겠지만 그런 식으로는 다단계판매의 본질에 접근할 수가 없다.

우리 산업의 이해를 위해서는 우선 다단계판매 자체를 판매원 집단이 아닌 소비자의 모임으로 받아들이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마트가 회원에게 캐시백으로 돌려준 금액을 전체 회원 수로 나누는 방식이 기성 언론들이 쏟아내는 다단계판매원의 소득 관련 기사의 방식이다.

다들 알다시피 이마트 등 대형 할인매장은 전체 구매액의 약 1% 내외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같은 방식으로 다단계판매는 약간의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최대 35%까지 적립해주면서 제품이 아닌 현금으로 돌려준다. 여기에서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은 다른 사람을 끌어들여야돌려받을 수 있지 않느냐는 점이다.

우리는 이마트의 포인트를 얻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 끌어들이지는 않는다. 끌어들인다고 해봐야 이렇다 할 이익으로 주어지는 것도 없다. 그러나 이마트로 끌어들이지는 않더라도 부모형제 또는 친구나 이웃과 함께 이마트에서 쇼핑을 할 수는 있다. 바로 이 과정이 다단계판매를 이해하는 핵심이다. 괜찮은 마트에서 괜찮은 제품을 함께 구매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포인트를 현금으로도 돌려받을 수 있는 게 다단계판매이다.

다단계판매사업이라는 것은 이처럼 이웃과 함께 하는 소비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일이다. 그저 광고 전단지만 돌리는 것이 아니라 혈연 지연 학연을 모두 망라해서 해당 쇼핑몰을 소개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활동이 누군가에게는 부담을 주는 행위로도 비칠 수 있는 반면 또 누군가에게는 정보일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다단계판매가 아니라도 충분히 부담을 느끼거나, 부담을 주면서 살고 있다. 돈을 투자하라는 것도 아니고 기왕에 사용하는 제품을 보다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 또한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까지 부담을 주는 행위라고 몰아붙인다면 그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건전한 대화는 불가능해진다.

우리 업계의 종사자들도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좀 더 심플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라고 생각해서 주눅들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구매채널과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마음으로 우리 일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 좋다는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전달하는 절호의 기회를 거절하는 사람은 그냥 그대로 버려두고 건전하고 현명한 소비생활에 동의하는 사람만 찾아도 사업을 충분히 이어갈 수가 있다.

언론의 시선도 일반인의 시선도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우리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800만 명에 이르렀다는 것은 우리 일이 전 국민의 동의와 신뢰를 이끌어낼 날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대체로 서민들은 자신이 돈을 번 경험보다 다른 사람이 돈을 번 과정에 대해 더 소상히 알고 있고 마치 자신의 무용담처럼 늘어놓기를 즐기는 경향이 있다. 타인의 치부 과정에 열을 올리듯이 자신의 소비생활에 대해 열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가난하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

타인이 부자가 된 과정을 내 입으로 중계하는 일이 더 부끄러운가, 아니면 내가 부자가 되기 위해 싸고 좋은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부끄러운 일인가?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권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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