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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케미 족’을 잡아라

  • (2016-06-10 00:00)

옥시 파동으로 화학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은 돈이라면 사람 목숨쯤은 우습게 여기는 재벌 집단의 배금주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한편 친환경 제품과 인체 친화적인 제품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촉발시키고 있기도 하다.

특히 어린아이를 둔 젊은 부모를 중심으로 옥시와 롯데 등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재벌 중심인 대한민국의 유통문화 자체에도 조금씩 균열이 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등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옥시 사건을 지켜보면서 일찍부터 친환경 제품으로 일반 화학기업과 경쟁해 온 우리 다단계판매 업계야 말로 인간 본위의 경제활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라면 지난 1995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한국암웨이 세제 파동을 기억할 것이다. 세제를 앞세운 암웨이의 거침없는 질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세제협동조합과 시민단체가 합세하여 빚은 촌극이었다. 당시에 유행하던 금붕어 시험을 하면서 국내 제품과 암웨이의 제품을 11로 비교한 것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 업계의 세제는 대부분 희석해서 사용하도록 농축한 제품이다. 방송에서는 11로 비교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일반세제 1스푼과 암웨이 세제 5스푼을 푼 셈이었다.

세제협동조합의 이 같은 퍼포먼스는 오히려 암웨이와 암웨이 세제에 대한 궁금증을 촉발시켰고, 결국 대한민국의 다단계판매 시장을 석권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외형만으로 놓고 본다면 미국의 제품이 국내 제품을 압도한 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의 기업들은 세제류 등이 환경이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무신경하던 때였다. 한강은 거품으로 뒤덮여 있었고 하천의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사건도 수시로 발생하는 등 후진적인 소비생활을 면하지 못하고 있기도 했다. 이러한 때에 가해진 암웨이의 충격은 국내 화학기업들의 각성을 불러왔고 환경과 인체에 공히 무해한 제품에 대해 연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 사건과 같지는 않아도 옥시 파동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우리 업계에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보인다. 타인의 불행을 이용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겠으나, 이것은 다단계판매 업계 종사자에만 이득이 되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더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해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옥시 사건 이후 노케미 족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노케미 족이란 생활 전반에서 화학제품을 배제하자는 소비자 운동의 한 형태로 읽을 수 있다. 우리 업계야 말로 이미 오랜 전부터 화학 성분을 배제하고 천연원료를 바탕으로 한 제품을 개발하고 소비하는 것에 집중해 왔다. 일부 유통 업체들의 반발이 있기는 했으나 천연비타민이라든가 천연화장품, 무방부제 등 인체에 무해한 성분을 줄이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많은 소비자들도 다단계판매 기업의 제품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다. 과거에 빚어졌던 무리한 판매방식으로 인해 판매원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더라도 제품력과 합리적인 가격정책에는 동의하고 있다. 우리 업계가 숱한 위기를 겪으면서도 유지되고 있는 것은 품질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도 나쁘지는 않지만 조금만 더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면 점차 확산되는 노케미 족을 우리의 소비자 군단으로 영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하면서 경제적으로도 보탬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다단계판매가 지향하는 바이다. 화학제품으로 인한 소비자의 거부감을 우리 업계가 해소해줄 수 있다면 그야말로 순풍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기회가 도래했다.

권영오 기자chmargaux@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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