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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비리, 식약처 신뢰할 수 있나?

  • (2016-05-27 00:00)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세계적으로도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다단계판매 업계의 경우만 보더라도 해외에서는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팔리는 제품이 우리나라 식약처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출시하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식약처는 이러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이유로 서양인과 동양인. 특히 한국인은 체질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강조해 왔다. 서양인에게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국인에게도 안전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강력하게 규제한 덕택에 각종 건강식품이나 화장품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잇따르고 있는 식약처 고위직들의 금품 수수 등의 비리 소식을 접하면서 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규제가 많고 심의가 가혹할수록 부패의 면적은 넓어지게 마련이다.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일수록 터무니없는 규제와 법규가 만발하는 이유이다. 과거 대한민국의 공무원 사회에서 부정부패가 만발했던 것은 일한 만큼의 급여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당연히 알아서 해먹는걸로 알았고, 웬만한 비리 정도는 묵인하기도 했다.

비교적 오랫동안 지속된 이러한 관행으로 인해 지금도 공무원에게는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실제로 공무원을 만나야 하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고 물어오는 사람도 있다. 지금은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아무리 말을 해주더라도 사람들은 잘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사람을 따라다니면서 공무원을 두둔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만의 하나 일이 잘못됐을 때 그 비난을 감수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많은 공무원들은 청렴하며 결백하며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충만해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일부 공무원, 식약처나 공정거래위원회처럼 권력화한 기관 소속의 끝발있는 그 누구는 여전히 검은 돈의 유혹에 넘어가는 모양이다. 우리의 식약처가 엄격하고 가혹하게 보이는 것이 실상은 허술하고 구린내 나는 치부를 감추기 위한 가면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사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누구라도 특정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소위 연줄을 찾게 된다.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됐을 때는 검경의 고위직을 찾고, 세금을 덜 내기 위해서는 국세청의 누군가를 찾는다. 또 식당이나 주점 관계자는 어김없이 위생과나 소방공무원을 찾게 마련이다. 이처럼 찾는문화가 만연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공무원들은 누군가가 찾아주기를 기다린다는 말도 된다. 언론과 시민단체 등에서 그렇게 규제철폐를 외쳐대도 귀를 틀어막고 있는 이유라고 해석하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이번 식약처 고위직들의 금품 수수 소식을 접하면서 더욱 암담한 것은, 자체 감사 등을 통해 밝혀낸 범죄가 아니라 총리실 복무점검반이 찾아냈다는 점이다. 이 말은 식약처 자체 시스템으로는 걸러낼 수 있는 비리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더욱이 이번과 같은 고위직이 연루됐을 때는 자체 정화시스템은 작동을 멈출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다단계판매 업계는 화장품과 건강식품 등을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다. 당연히 식약처와 주로 거래해야 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전해 듣는 식약처 고위직들의 금품 수수 사건은 마치 식약처와의 거래 방식을 암시하는 것 같아 오싹하다. 이제는 그 누군가가 식약처의 제재와 처벌을 받는다고 해도 그 사실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게 돼 버렸다. 비록 식약처에서 재빠르게 보도자료를 내놓기는 했지만 부정과 비리에 대한 척결 대책을 함께 내놓지 못한 것 또한 의심스럽다. 어쩌면 식약처 내부에는 재수가 없어 걸렸다는 동정론이 퍼져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권영오 기자chmargaux@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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