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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들이 읽는 동화

육환장으로 역귀를 잡는 밀본(密本)법사

  • (2015-04-10 00:00)

 무릇 어떤 모임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게 되면 먼저 있던 세력과 갈등을 일으키다가 서로 양보하며 화합하게 됩니다. 4세기경에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시작한 불교도 어쩔 수 없이 토착세력인 무속신앙과 숱한 갈등을 일으켰지만 무속신앙을 끌어안은 것은 대승불교의 한 교파인 밀교였습니다.

 어쨌든 밀교승의 최대 목적은 산채로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소신공양(燒身供養)으로 성불한 것이긴 하지만 김동리의 <등신불(等身佛)>에는 중국 정원사( 願寺)에 모셔져 있는 만적 스님의 등신대(等身大) 결가부좌상(結跏趺坐像)인 금불상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1300여 년 전 신라의 밀본(密本)법사는 살아서 부처가 되지는 못했지만 당시 이름을 날리던 밀교승으로 27대 임금인 선덕(善德)여왕의 고질병을 고쳐줍니다. 흥륜사의 중이 고치지 못하는 여왕의 병을 <약사경(藥師經)>을 낭송하며 자신이 평소 짚고 다니던 육환장(六環杖)을 사용, 여왕의 침실에서 기거하며 여왕을 병들게 했던 늙은 여우를 뜰 아래로 내어던져 죽입니다. 물론 여왕의 병은 씻은 듯이 낫습니다.

 승상 김양도도 밀본법사의 법력으로 병을 고칩니다. 그가 어렸을 때 갑자기 입이 붙어서 말을 못하고, 몸이 굳어져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게 되자 그의 부친은 법륜사에 부탁, 중을 불러다가 경을 읽게 하지만 그 집에 몰려와서 김양도를 병들게 하고 제사 음식 등을 받아먹던 귀신들이 난동, 쇠몽둥이로 중을 마구 때려, 중은 넘어져 피를 토하고 죽게 됩니다. 이때의 해결사도 밀본, 사방대력신(四方大力神)을 불러 귀신들을 쫓아내니 김양도의 병은 즉시로 차도가 있었고 며칠 후에는 완쾌가 되었다고 합니다.

 밀본의 신통력이 너무 유명해져 찾는 사람이 많아져 일일이 응할 수 없게 되자 밀본은 따르는 제자들을 훈련시켜 일반적인 경우에는 제자들을 파견했습니다.

 어쨌든 밀본은 신불을 불러 문제를 해결해 주었기에 그를 따르는 무리들의 힘은 아주 컸습니다. 별볼일 없는 잡귀들을 밀본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그가 보이기만 해도 멀리 도망가기 일쑤였습니다.

 어느 해 여름에는 역병이 돌아 나라 안이 흉흉했습니다. 100여명이 사는 어느 마을엔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병이 걸려 그 중에 30여명이나 죽어나가자 마을 어귀에 금줄을 치고 사람의 통행을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벼슬아치들은 문제가 커지자 밀본에게 역병을 다스려 달라고 청합니다. 밀본은 금줄을 친 마을에 들어가 제단을 쌓고는 제단 주변을 깨끗하게 만들 것을 주문합니다. 밀본은 경을 읽어 역귀를 달래니 역귀는 숨을 죽이고 밀본의 눈치를 봅니다. 

 역귀는 금줄을 친 마을에서 견디지 못하고 도망갑니다. 밀본 일행이 그 마을에서 경을 읽은 지 사흘째 되는 날 그 마을은 완전히 건강을 되찾게 됩니다. 임금은 밀본에게 큰 상을 내리고 전국적으로 역병을 퇴치할 것을 부탁합니다.

 밀본은 역병이 창궐하는 지역을 찾아다니며 제단을 쌓고 지역을 깨끗하게 청소해서 지저분한 역귀가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게 단속합니다. 이 고을 저 고을 역병을 쫓아다니며 퇴치하는 동안 너무 바빠서 자기의 건강을 돌볼 수 없게 되자 밀본은 자기가 짚고 다니는 육환장과 같은 지팡이를 수십 개 만들어 모든 지팡이에 영험을 불어넣어 제자들에게 지팡이 사용법을 가르쳐 줍니다.

 이때부터 밀본의 법력이 미치는 곳에서는 역귀가 활동할 수가 없어져 역병이 돈지 3개월만에 나라 안에서는 모든 마을이 평안을 찾게 됩니다. 임금은 밀본의 수고를 치하하기 위해 지리산 자락에 대사찰을 만들어 밀본을 국사(國師)로 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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