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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들이 읽는 동화

황금빵을 먹는 왕자와 결혼한 미스 체코

  • (2015-03-27 00:00)

 아주 오랜 옛날 체코의 어느 마을엔 공주보다 더 고귀한 신분이라고 착각하고 살고 있는 아가씨 밀려나가 살고 있었습니다. 물론 밀려나가 마을에서 가장 예쁜 것은 사실이었지만 “나라 안에서 최고 미인인 내 신랑은 ‘백마 탄 왕자’여야 한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었습니다. 

 밀려나의 늙은 어머니는 과년한 딸이 웬만한 총각은 쳐다보지도 않기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어느 날 아침, 딸이 유난히 밝은 얼굴로 밥상에 앉자 어머니는 “좋은 꿈이라도 꾸었니?”하고 묻자 “백마 탄 왕자가 와서 제게 반지를 끼워주더라고요”하며 깔깔깔 웃었습니다.

 며칠 후 마을에서 제일 잘 사는 부잣집에서 청혼이 들어왔지만 밀려나는 콧등으로도 듣지 않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마을에서 제일 잘 생긴 청년이 밀려나 주위를 맴돌며 애타게 밀려나의 마음을 살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허사였습니다.

 어쨌든 늙은 어머니는 이후에도 여러 명의 총각을 사위 후보로 점찍었으나 그것은 성사 가능성이 전혀 없는 후보일 뿐이었습니다. 숱한 총각들이 밀려나의 미모에 반해 결혼을 원했지만 그들은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녀의 곁을 떠났습니다.

 그날은 참 이상스러운 날이었습니다. 앞마당에 장미꽃이 현란하게 피어있는 그날 저녁에 백마를 탄, 아니 황금마차를 탄 왕자가 밀려나의 앞에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밀려나가 첫눈에 반한 첫 번째 총각이었습니다. 그 총각도 첫눈에 밀려나의 눈웃음과 볼우물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왕자는 사흘만에 밀려나에게 무릎을 꿇고는 손가락에 황금반지를 끼워주었습니다. 늙은 어머니는 과년한 딸이 결혼한다는 말을 듣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이었고 밀려나는 결혼한다는 사실을 자랑하고 싶어 만나는 친구마다 “나 백마 탄 왕자님과 결혼한다”며 떠들어댔습니다.

 왕자가 밀려나의 집에서 식사를 할 때였습니다. “왕자님, 우리집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지요? 왕자님, 혹시 먹는 것도…?”

 밀려나는 자기집 음식이 “왕자의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게 아닐까?”하고 걱정돼 말했지만 “새로운 맛이지만 먹을 만하다”며 이것저것 음식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황금성에서 황금마차를 타고 다니시니 왕자님이 사시는 곳은 무어든지 황금으로 돼 있나요?”

 밀려나의 물음에 왕자는 미소를 머금고는 먹고 있던 밀기루빵을 보며 “빵도 황금 밀가루로 만든 황금빵을 먹습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어쨌든 밀려나는 황금옷을 입고 황금마차를 타고는 왕자와 함께 길을 떠났습니다. 가슴 설레고 황홀한 여행길이었지만 어둠이 짙어지자 황금마차는 커다란 동굴 속으로 빨려들어 갔습니다. 그러자 마차 뒤에선 동굴이 무너져 내리는 벼락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제 밀려나가 살고있던 세계와는 완전히 단절된 것이었습니다.

 한참을 어둠 속을 달리다 보니 동굴 바깥 세상과는 다른 신세계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마차가 선 곳은 황금빛이 번쩍거리는 황금저택 앞이었습니다.

 식사시간이 되자 황금식탁에는 많은 음식이 차려져 있었는데 모두가 황금그릇에 담겨져 있는 황금음식 뿐이라 밀려나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거의 없었습니다. 밀려나는 어쩔 수 없이 빵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가져온 빵도 역시 황금이라 먹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밀려나! 황금빵을 먹는다는 것도 모두 알고 오지 않았오! 어쨌든 이곳의 모든 황금은 모두 당신 것이오.”

 밀려나는 살고 있는 집도, 모든 가구도, 먹는 음식도 모두 황금이라 부자가 된 것 같아서 뿌듯했지만 황금으로 배고픔을 채울 수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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