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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들이 읽는 동화

이쁜이의 얼굴을 빌려 쓰고 추장의 아내가 된 심술이

  • (2015-03-20 00:00)

 오우삼 감독의 97년作 액션영화 <페이스 오프>는 범인과 FBI 요원이 첨단 의술을 동원, 얼굴을 바꿔 달고 서로에게 총구를 겨눠서 관객의 마음을 졸이게 해줍니다. 94년도에 미국의 척 러셀 감독이 만든 코미디액션 영화 <마스크>에서는 초록색 마스크를 쓰면 원 얼굴이 바뀌는 것은 물론 인성까지 바뀝니다. 그리고 마스크를 벗으면 본래의 얼굴로 돌아오고 인성도 본래로 돌아옵니다. 

 어쨌든 옛날 옛적 아주 먼 옛날 나이지리아에서는 지금 가면을 쓰고 벗듯이 얼굴을 바꿔가며 살았다고 합니다. 어느 마을에 아주 친한 동갑내기 아가씨 이쁜이와 심술이가 살고 있었는데 이뿐이는 얼굴만이 예뿐 것이 아니라 심성도 고와 모든 사람들의 칭송을 받았고 특히 젊은 총각들의 흠모의 대상이었습니다. 반면에 심술이는 얼굴이나 몸매가 못생긴 것은 물론 심보까지 아주 고약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놀다가 잠깐씩 얼굴을 바꿔 놀았던 이 친구들은 나이가 들고 이성에 대해 눈이 뜨기 시작하자 심술이는 모든 총각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쁜이의 얼굴이 항상 탐이 났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 얼굴을 내 것으로 할 수 있을까?” 하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습니다.

 “이쁜아! 부탁이 있는데 꼭 들어줬으면 좋겠어. 내가 부모님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하는데 그러려면 지금 내 얼굴로는 좀 곤란하거든. 그러니 여행하는 동안 네 얼굴 좀 빌려줬으면 좋겠는데…”

 심술이는 거짓말을 했지만 이쁜이는 아무 의심도 없이 얼굴을 벗어서 심술이에게 주며 “빨리 부모님을 찾았으면 좋겠다!” 하며 심술이의 못난 얼굴을 받아서 썼습니다.

 심술이는 마을을 떠나 아주 먼 곳으로 갔습니다. 사람들은 심술이가 무슨 부탁을 하면 거절하는 법 없이 잘 들어줬습니다. 그리고 이쁜이의 얼굴을 보면서 “천사같이 생겼다”며 입을 다물 줄 몰랐습니다. 그 마을의 추장도 심술이를 한번 보고 난 뒤에는, 아니 빌려 쓴 이쁜이의 얼굴에 반한 뒤에는 심술이의 마음에 들기 위해 온갖 호의를 베풀었습니다. 그리고는 심술이에게 결혼해 달라고 청혼했습니다.

 심술이는 자기 마을로 돌아가서 진짜 자기 얼굴로 멸시를 받아가며 살기보다는 아무도 자기의 본 얼굴을 모르는 이곳에서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곤 추장의 청혼을 받아들여 추장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한편 이쁜이는 달이 가고 해가 바뀌어도 돌아오지 않는 심술이를 찾아 유랑길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너무 못생긴 심술이의 얼굴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몇 달 며칠을 돌아다니다 심술이가 추장의 아내가 된 마을에 왔을 때의 일입니다.

 “왜 이렇게 못 생겨서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해. 진짜 우리 추장님의 부인에 비하면 천양지차(天壤之差)야!”

 마을 사람들과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나누다 이쁜이는 추장의 부인이 심술이인 것을 짐작하고는 추장을 찾아가 그 동안의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심술이는 어쩔 수 없이 이쁜이의 얼굴을 돌려줘야 했습니다.

 “내가 심술이와 결혼한 것은 천사같이 예쁜 얼굴 때문이었다. 얼굴이 예쁘다고 마음씨까지 고운 건 아니야. 심술이는 예쁜 얼굴이었지만 마음씨는 예쁘지가 않았다. 얼굴 때문에 내가 이렇게 속다니…. 앞으로는 얼굴을 벗을 수도, 남의 얼굴을 쓸 수도 없게 해야겠다.”

 추장의 말은 그대로 법이었던 시절이라 이후론 얼굴을 빌리거나 빌려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포장보다도 내실이 중요한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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