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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들이 읽는 동화

뱀이 된 공주의 마법 풀어준 돌쇠

  • (2015-01-16 00:00)

 옛날 옛적에 한 장사꾼이 전재산을 투자해 값진 물건을 가득 실은 배가 폭풍에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그 바람에 별볼일 없는 밭뙈기 몇 백 평만을 빼놓고는 알거지 신세가 돼 괴로운 마음에 술한잔을 걸치고는 비 오는 날 정처 없이 걷다가 얼굴이 붉은 도깨비를 만났습니다.
 도깨비는 자기 말만 잘 들으면 다시 부자를 만들어주겠노라고 했지만 하나도 믿을 수가 없는 신기루 같은 얘기였습니다. “태어날 아들이 16살이 될 때 내게 준다면 먼저보다도 훨씬 돈많은 부자를 만들어주겠다”며 “약속을 어기면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쨌든 쌀을 넣어둔 대감항아리를 열 때마다 금화가 가득 들어 있어 그것을 밑천으로 장사를 시작하니 마른 장작 화톳불 일어나듯 금세 큰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때 태어난 돌쇠는 무럭무럭 자라나 한사람 장정 몫을 하는 믿음직한 일꾼이 되었지만 아버지는 도깨비와 약속한 16살이 코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걱정이 돼 때때로 한숨을 쉬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돌쇠는 아버지가 도깨비와 약속한 16살이 되자 마을의 신령한 장소, 즉 성역인 소도(蘇塗)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은 살인죄인이라도 어쩌지 못하는 곳이라 도깨비도 함부로 자기 힘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도깨비와 아버지는 돌쇠가 누구의 소유가 아니므로 노도 없는 배를 타고 마을을 떠나는 것으로 타협이 되었습니다.
 거의 굶어가며 강물을 따라 며칠을 흘러가던 배가 강가에 닿자 돌쇠는 배를 내려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숲으로 들어갔다가 작지 않은 성곽을 발견했습니다. 성 안에 들어가 보았으나 무언가 이상한 기운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건물을 차례차례 뒤져보았지만 모두가 비어있었고 마지막 건물의 방에 들어가 보니 뱀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앉아 있었습니다.

 돌쇠가 다가가자 뱀은 아주 반갑게 말을 했습니다. “나는 당신을 15년 동안이나 기다렸습니다. 우리나라가 마술에 걸린 지 15년이 지났으니까요. 이제 당신이 그 마술을 풀어줘야겠습니다.”
 “오늘 밤 쇠사슬을 몸에 감은 혼령들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들이 어떻게 하든 당신은 입을 열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합니다. 자정이 되면 그들은 사라질 겁니다. 내일 밤도, 모래 밤도 그들이 나타나 칼로 찌르고 마지막 날에는 목숨까지 빼앗을 겁니다. 그때까지 아무 말 안하고 견뎌낸다면 나는 마술에서 풀려나고 즉시 생명수를 가져와 당신 몸에 바르면 당신은 다시 살아나 지금보다 더 건강하게 될 겁니다.”
 해가 지고 어둠이 짙어지자 소리소문 없이 혼령 12명이 나타나 바늘로 찌르는 등 온갖 협박을 다하며 괴롭히더니 자정이 되니까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습니다. 다음날에도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자 어제와는 다른 혼령 12명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어제처럼 바늘이 아니라 날이 시퍼렇게 선 칼을 들이대며 네가 누구냐며 공주와는 어떤 사이냐고 물어왔습니다.
 칼에 찔린 돌쇠는 온몸이 흥건하도록 피를 흘리며 초죽음이 됐지만 끝까지 입을 열지 않고 신음소리 한번 내뱉지 않았습니다. 그들도 자정이 되니까 어제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사흘째 밤에는 24명이나 되는 혼령이 나타났습니다. 돌쇠는 자기 목숨이 끊어진다는 말에 무서움이 전신을 옥죄어왔으나 참을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어 죽는 순간까지 입 한번 뻥긋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공주는 마술이 풀려 생명수를 돌쇠의 몸에 뿌리고 먹인 다음 키스를 하며 숨을 불어넣어 그를 살려냈습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돌쇠는 너무나 예쁜 공주의 모습에 혼이 나갔고 얼마 후 공주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물론 그 나라의 임금이 돌아가시자 돌쇠는 공주를 대신해 임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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