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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들이 읽는 동화

水宮에서 산해진미와 많은 금은보화를 얻은 돌쇠의 꿈

  • (2014-12-12 00:00)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를 피던 아주 오랜 옛날에 서당을 다니며 글공부를 하던 돌쇠가 강가에서 물놀이를 하다 발을 헛디뎌서 강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다급한 목소리로 “살려달라!”고 계속해서 외쳤지만 강가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돌쇠는 허우적거리다 물의 요정에게 발목을 잡혀 물 속으로 끌려들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돌쇠는 끌려 들어가면서도 빠져나오기 위해 무진 애를 썼지만 요정의 팔 힘이 너무 세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물 속에 끌려들어 갔는데도 하나도 숨이 가쁘지 않았습니다. 물론 요즘같이 산소호흡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돌쇠는 온몸의 기운이 쏙 빠져 손가락 하나 움직일 여력이 없었습니다. 요정은 감로주 한잔을 주며 기운을 차리라고 등을 쳐주었습니다. 그리곤 산해진미로 차려진 음식을 한상 내왔습니다.
 어쨌든 배가 고픈 돌쇠는 평소에 먹어보지 못하던 진귀한 음식 맛에 배가 터지도록 많이 먹었습니다. 극도의 공포심에 찌들었다가 포만감에 졸음을 느낀 돌쇠는 앉은자리에서 비스듬히 누운 자세로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눈을 뜬 돌쇠는 아름다운 요정을 보자 불현듯 집 생각이 났습니다. 자기를 기다릴 부모님의 근심어린 눈매가 자기를 쳐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집에 가야겠군요.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하지만 요정은 “어디가 불편하신가요?”하며 수궁(水宮)에서 같이 살자고 꼬드겼습니다. 수궁은 별천지였습니다. 기화요초가 눈을 현란시키며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곳에서 편하게 살자는 목소리가 차츰 커지고 있었습니다. 일하지 않아도 삼시세때 맛있는 산해진미를 먹을 수 있고, 손이 닿는 곳마다 금화며 보석이 손으로 집을 수 없을 만큼 넘쳐나는 곳, 이곳은 돌쇠에게 무릉도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문뜩문뜩 집생각이 간절하게 났습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하기싫은 공부도 해야만 했고, 끼니때마다 조석거리를 장만해야 하는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도 떠올랐습니다. 돌쇠는 요정과 같이 가는 곳마다 보이는 금화나 보석들을 수집, 방안에는 한 지게가 넘을 정도로 수북히 쌓였지만 문뜩문뜩 나는 집생각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팔등신 늘씬한 몸매의 요정은 돌쇠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결국 돌쇠는 요정의 눈웃음과 맛있는 요리, 금·은화 등 많은 돈과 보석의 유혹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돌쇠는 살이 디룩디룩 쪄 둔하게 되었고 서당에서 총명하게 글을 배우던 청년이 아니라 돈에 찌들은 돼지 같아졌습니다.

 

 어쨌든 돌쇠는 요정의 기둥서방이 된 것이었습니다. 빈둥빈둥 놀며 요정이 챙겨주는 맛있는 음식과 쓸모에도 없는 돈의 노예가 돼 요정이 시키는 대로 같이 행동하며 놀았습니다. 돈은 곳간이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았지만 그것을 등에 지고는 물위 세상으로 나갈 방법이 없었습니다.
 빈몸으로는 어쩌다가 요정과 같이 물위로 떠오를 수 있었지만 요정 몰래 무거운 금은보화를 짊어지고는 조금도 물위로 떠오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무료한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돌쇠는 요정 몰래 금은보화를 싸 짊어지고 수궁을 빠져나와 물위 세상을 향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태풍이 휘몰아쳐 집채만한 파도에 휩쓸려 돌쇠는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돌쇠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금은보화는 물론 땡전 한푼 없이 바닷가 모래사장에 엎어져 있었습니다. 금은 보화는 물론 요정에 대한 생각도 한 차례 꿈같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휘저을 뿐이었습니다. 꼭 스폰서로부터 도망치려다 맨몸으로 내동댕이쳐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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