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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들이 읽는 동화

도깨비의 선물로 부자가 된 놀부와 욕심쟁이 흥부

  • (2014-04-04 00:00)


 호랑이가 담배 피우기 훨씬 이전의 옛날에 계산이 정확하고 분수를 아는 놀부와 착하기만 하고 흐리멍덩한 욕심쟁이 동생 흥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세상 구경을 하기 위해 여행을 하던 두 형제가 어디선가 울려오는 풍악소리를 들은 것은 어둠이 깃들 무렵이었습니다.

 특이하고 매혹적인 음률은 어둠이 짙어질수록 더욱 크게 들렸고 두 형제의 가슴을 울려주었습니다. 형제는 미리 약속이나 한 듯이 소리를 따라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고개를 넘고 널찍한 숲에 이르자 도깨비 수십명이 어우러져 손에 손을 잡고 풍악소리에 맞춰 강강수월래를 돌고 있었습니다.

 둥근 원의 한 가운데에는 다른 도깨비들보다 몸체가 우람하고 늙수그레한 두목 도깨비가 앉아있었습니다. 호기심 반 무서움 반으로 엉거주춤 그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두목 도깨비가 형제를 원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했습니다.

 두목 도깨비는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뽑더니 숫돌에 갈기 시작했습니다. 칼날이 아주 날카롭게 갈아지자 두목 도깨비는 놀부를 붙잡고는 번개같이 빠른 솜씨로 수염과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놀부는 저항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몸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흥부도 마찬가지로 수염과 머리카락을 잘라내더니 흡족한 듯이 두 사람을 바라보던 두목 도깨비는 불이 이글거리는 화톳불에서 불덩이들을 꺼내 개울물에 담가 새까만 숯으로 만들고는 형제에게 그것을 호주머니에 넣고는 가던 길을 가라고 했습니다.

 어쨌든 두목 도깨비가 시키는 대로 숯을 주머니에 가득 담은 놀부와 흥부는 하룻밤 묵을 곳을 찾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한식경쯤 땀을 흘리고 걸어가니 주막집이 나타났습니다. 형제는 늦은 저녁을 먹고는 봉놋방에 쓰러지듯이 누워 달게 잠을 잤습니다.

 이튿날 일찍 잠이 깬 놀부는 우물가에 가 세수를 하다 보니 어제 도깨비가 잘랐던 수염과 머리카락이 원래대로 나 있었고 주머니를 뒤져보니 숯이 아닌 차디찬 질감이 느껴졌습니다. ‘어! 이상하다’ 생각하고 꺼내보니 그것은 싯누런 황금이었습니다. ‘와! 이게 웬 횡재야’ 놀부는 기쁨에 겨워 흥이 절로 났습니다.

 

흥부는 어제 놀부보다 더 많은 숯을 주머니에 넣었기에 황금의 양도 훨씬 많았습니다. 하지만 욕심이 났습니다. “형님, 오늘밤에도 도깨비들을 만나 더 많은 황금을 가져옵시다!”하고 놀부에게 말했지만 놀부는 “난, 이 정도면 충분하다. 네가 더 많은 황금이 필요하다면 내가 여기서 기다려주마”고 말했습니다.

 어둠이 깃들기 시작하자 흥부는 더 많은 숯을 가져오기 위해 큼지막한 자루를 갖고 두목 도깨비를 찾으러 고개를 넘었습니다. 전날 밤처럼 도깨비들은 강강수월래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두목 도깨비에게 어젯밤처럼 수염과 머리카락을 잘린 흥부는 주머니는 물론 자루에도 숯을 가득 채웠습니다.

 흥부는 힘이 들어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도 부자가 됐다는 환상에 젖어 한번도 쉼없이 주막으로 돌아왔습니다. 달콤한 꿈을 꾸며 단잠을 잔 흥부는 이튿날 새벽에 잠이 깬 즉시 주머니를 뒤져 황금을 꺼내려 했지만 그의 손에 잡혀 나오는 것은 시커먼 숯덩이뿐이었습니다. 자루에도 황금은 없었습니다. 주머니를 털어도, 자루를 몽땅 털어도 숯덩이만 나오자 절망감에 몸이 떨렸지만 흥부는 어제 아침에 얻은 금이 있다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황금이 아니라 숯덩이로 변해 있었습니다. 게다가 두목 도깨비가 자른 수염과 머리카락은 자른 그대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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