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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이야기① 한 상 가득 요리를 차려놓는 첫째의 요술식탁

  • (2013-12-27 00:00)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 피던 아주 오랜 옛날에 세 아들을 둔 농사꾼이 살고 있었습니다. 농사꾼은 아들들이 청년이 되자 “집에서 농사일이나 돕기보다는 세상에 나가 무엇이든지 재주를 한가지씩 배워오라”며 세 아들에게 괴나리봇짐을 둘러메고 집을 떠나도록 했습니다.
 첫째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유명한 도목수를 만나 그 밑에서 목공일을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잔심부름이나 했지만 꾀피우지 않고 열심히 한 덕분에 수년이 지나 한사람 몫의 일을 훌륭하게 해내자 도목수는 그에게 독립하라며 떠날 때 선물로 허름한 나무밥상을 주었습니다.
그 밥상은 보기엔 허름했지만 밥상의 주인이 “한 상 차리거라”하고 명령하면 깨끗한 식탁보가 덮이며 접시와 수저는 물론 고기류, 생선류, 소채류 등과 맑은 약주 등이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거하게 음식상이 차려졌습니다.
 첫째는 이것만 있으면 평생 먹고살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싶어 흐뭇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배가 고프면 들판이건 숲 속이건 나무밥상을 내려놓고 “한 상 차리거라” 명령하면 그가 바라던 음식이 한 상 그득 차려졌습니다.
 처음에는 일거리를 찾아 이곳저곳 떠돌아 다녔지만 집에 계신 아버지 생각이 났습니다. 목수 일도 배웠겠다, 평생 먹고 살 일도 해결됐으니 이제 집에 돌아가 아버지께 효도하고 살리라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도중에 큰 고개 앞의 주막에 들렀습니다. 옛날 주막은 요즘의 술집, 음식점, 여관업을 겸한 곳으로 저녁에는 큰 고개를 넘을 수 없어 그곳에서 하룻밤을 지낸 후 다음날 아침 많은 사람들이 모여 고개를 넘곤 했습니다.
 첫째가 주막에 도착하자 평상과 툇마루 등 여기저기 술상이 차려져 있었고 사람들이 들끓었습니다. 여기서 주는 밥을 먹으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 큰아들은 우선 방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방에 있는 사람들은 아직 밥을 먹으려면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요술밥상을 방 가운데에 놓은 첫째는 그러면 자기가 저녁밥을 대접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방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리며 그가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상 차리거라”
 첫째가 요술밥상에게 명령하자 깨끗한 식탁보가 상을 덮더니 김이 무럭무럭 나는 음식이 가득 차려졌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상 앞으로 다가앉아 허겁지겁 먹고 마셨습니다. 주문을 받으러 왔던 주모는 놀래서 정신 없이 방안의 풍경을 엿보고 있었습니다.
 첫째와 그 방안의 사람들은 밤새도록 먹고 마시고 떠들며 즐겼습니다. 새벽녘까지 놀던 그들은 밥상을 방구석으로 물린 후 코를 골며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주모는 광을 뒤져 모양이 비슷한 밥상을 가져와 바꿔치기 했습니다.
 이튿날 아침 첫째는 가짜 밥상을 둘러메고 큰 고개를 넘어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도착하자 넓죽 절하는 아들을 반갑게 맞이한 아버지는 아들이 그동안 무엇을 배웠는지를 물었습니다.
 “작은 집 정도는 지을 수 있습니다. 큰 건물을 지을 도목수는 못되지만 그저 1급 목수는 됩니다.”
 “그런데 네가 짊어지고 온 허름한 밥상은 무엇이냐?”
 “이것은 제게 일을 가르쳐준 도목수께서 선물로 주신 것으로 스스로 음식상을 차리는 요술밥상입니다.”
 그러나 집안 일가친척들 앞에서 가짜 밥상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아 첫째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고 거짓말쟁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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