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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어부 돌쇠와 神이 되고싶은 욕심쟁이 아내 이쁜이

  • (2013-11-22 00:00)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 피던 아주 오랜 옛날에 가난한 어부 돌쇠 내외가 다 쓰러져 가는 오막살이에 살고 있었습니다. 매일의 일과가 고기잡이밖에 없는 돌쇠는 그날도 낚싯대를 강물에 드리웠는데 생각지도 못한 커다란 잉어 한 마리가 낚시에 걸려 끌려나왔습니다.
 “아저씨, 저는 잉어가 아니라 요술에 걸린 왕자랍니다.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말하는 잉어를 처음 본 돌쇠는 불쌍한 생각이 들어 물에 풀어주고는 빈 손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잉어를 한 마리 잡았는데 자기가 요술에 걸린 왕자라며 살려달라 길래 그냥 놓아주고 왔오!”
 “살려준 댓가를 받지도 않고…”
 “댓가를 바라다니…”
 “당신은 이 오막살이집이 좋단 말이에요? 번듯한 집 하나라도 달래지 않고…”
 돌쇠는 가고싶지 않았지만 아내 이쁜이의 성화에 못 이겨 강가로 나가 잉어를 불렀습니다. 잉어는 반갑게 인사를 해왔습니다.
 “우리 집사람이 너한테 무슨 소원이든지 말해야 된다고 윽박질러서 왔지. 오막살이가 아니라 자그만 기와집에 살았으면 좋겠대!”
 “알았습니다!”
 돌쇠가 집에 와보니 오막살이가 있었던 자리에 아담한 기와집이 한 채 서있었습니다. 이쁜이는 행복한 얼굴로 지내더니 달포가 지나자 너무 좁다는 둥 불평이 시작됐습니다.
 “어차피 해줄 거라면 대궐만은 못하더라도 아흔 아홉 칸 짜리로 지어줄 수도 있었을 텐데…”
 결국은 이쁜이의 성화에 견디다 못한 돌쇠는 미적미적 강가로 나가 잉어를 불렀습니다.
 “잉어야, 미안하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말이 하나도 안 틀리는 것 같구나. 집이 너무 좁다고 아흔 아홉 칸 짜리 큰 집 타령을 하는구나!”
 “알았습니다. 얼른 댁으로 가보십시오!”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돌쇠가 어기적어기적 집으로 돌아오자 날아갈 듯한 기와지붕이 반기듯 아흔 아홉 칸 너른 집이 우뚝 서 있는 게 아닌가! 이쁜이는 어느새 양반댁 안방마님의 티를 내고 있었습니다.
 이쁜이는 두어 달 동안은 흡족한 듯 불평불만이 없었지만 양반마님 노릇도 습관이 되니까 지루해진 듯 가끔씩 투덜대기 시작했습니다.
 “왠 이렇게 삶이 지루해서야! 좀 뜻 있게 살아갈 수는 없을까? 그래, 참 임금이 되면 재미있을 거야! 임금이 되면 무엇이든 내 맘대로 할 수 있고…”
 이쁜이는 큰 발견이라도 한 듯 돌쇠에게 임금님이 되면 세상 살맛이 날 거라고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이제 돌쇠의 아내는 임금님이 될 꿈에 부풀어 돌쇠를 채근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돌쇠는 잉어에게 이쁜이를 임금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쨌든 잉어는 이번에도 이쁜이의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제 이쁜이는 남부러울 것 하나도 없는 절대권력자였습니다.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엄청난 권력을 휘두르다 보니 세상을 사는 재미가 솔솔 났습니다. 그런데 이쁜이에게는 아기가 없었습니다. 아기를 점지해주는 삼신할미가 부러웠습니다. 또한 사람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옥황상제 같은 신(神)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돌쇠는 아무리 이쁜이가 성화를 해도 움직이지 않으니까 나중에는 임금의 명령에 불복하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느냐고 호통쳤습니다.
 잉어를 불러낸 돌쇠는 “이제는 더 살고 싶지도 않다”며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잉어는 “만족을 모르는 사람은 행복할 수 없다”며 “옛날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소소한 행복을 찾는 길”이라며 돌쇠를 위로했습니다. 돌쇠가 힘없이 집으로 돌아오자 궁궐은 물론 아흔 아홉 칸 대저택도, 아담한 기와집도 아닌 오막살이집만이 예전 그대로 쓰러질 듯 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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