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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에 갇혀 죽음을 기다리던 흰 토끼소녀 아이사의 땅굴파기 3년

  • (2013-04-05 00:00)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를 피던 아주 오랜 옛날에 큰 강이 흘러가는 맥아산(麥芽山) 앞쪽에 있는 회족 마을에 아이사(艾伊莎)라는 예쁘고 착한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열 세살 때 은 100냥의 예물을 받고 약혼한 성직자가 죽자 어머니는 “아이사를 천당으로 데리고 갈 터이니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시집 보내서는 안된다”는 약혼자의 말을 지키기 위해 열 다섯 살짜리 딸을 높은 담과 단단한 자물쇠로 외부와 차단된 후원에 감금했습니다.
 외롭고 적막한 후원 안에 갇혀 사는 아이사는 그곳에서 100년 넘게 살고 있던 검은 토끼 한 마리가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음식을 나눠 먹고 같이 생활하면서 아이사는 혼잣말처럼 토끼에게 자기의 신세한탄을 했고 토끼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뒤 귀를 쫑긋 세우고 도리질을 하기도 하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습니다.
 검은 토끼는 죽기 전날 밤 아이사에게 흰 토끼털로 된 조끼를 선물했습니다.
 “아가씨, 이것은 제가 죽기 전에 아가씨께 드리는 작은 선물입니다. 이 조끼를 입으면 아가씨는 흰 토끼로 변할 것입니다. 그러면 온돌 밑으로 2.3m 파고 난 뒤에 남쪽으로 맥아산까지 뚫으세요. 거리는 2km가 넘을 거예요”
 그날 밤에 죽은 토끼를 이튿날 뜰 가운데에 묻어준 아이사는 조끼를 조심스레 입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아이사의 몸이 줄어들더니 순식간에 흰토끼로 변했습니다.
 아이사는 그 날부터 동굴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굴속은 칠흑처럼 어둡고 추웠지만 다시 세상을 볼 수 있고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모든 고통을 잊고 열심히 굴을 파갔습니다. 새순이 돋는 봄이 무더운 여름을 거쳐 낙엽이 지고 눈이 내리는 계절이 다시 와도 굴파기 작업은 끝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사는 자기 항아리를 캐냈는데 그 안에는 흰 은전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아이사는 동굴 옆에 구덩이를 파고 자기 항아리를 잘 숨겨두었습니다.
 아이사가 동굴 파는 작업으로 맥아산을 관통한 것은 3년이 훨씬 지나서였습니다. 밝은 세상을 다시금 보게 되었다는 감격에 몸을 떤 아이사의 눈앞에는 밥을 짓는 선량해 보이는 할머니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날 이후 아이사는 아포다 모자의 생활을 엿보는 재미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느 날 아이사는 모자가 집을 비운 사이에 흰토끼 털 조끼를 벗고는 설거지 마당쓸기, 닭 모이 주기 등 일을 하는 재미로 하루 하루를 보냈습니다.
 어느날 아포다는 찢어진 무명 상의를 어머니가 기워주기 전 아이다가 가져다가 깨끗하게 기워서 갖다놓기고 하고, 비 오는 날 아포다의 나귀가 언덕길에서 미끄러져 죽게 되자 살길이 막막하게 된 이들에게 나귀를 몇 마리 사고도 남을 은전을 몰래 갖다주는 등 비상식적인 일이 계속되자 아포다 모자는 비밀을 밝혀내기로 작정을 합니다.
 그날도 아이사는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토끼조끼를 벗고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솥에 물을 끓이는 등 밥상까지 차려놓고는 다시 토끼조기를 입으려 하자 문틈으로 엿보고 있던 두 사람이 부엌으로 뛰어들어와 잽싸게 아이사의 조끼를 빼앗았습니다.
 “이제 이 조끼를 입지 말아요. 당신과 내 아들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니까요”
 아이사와 아포다는 매파나 성직자의 코란 낭독도 없이 그들만의 혼례를 올리고 부부가 되었습니다. 아이사는 동굴에 숨겨두었던 은을 모두 가져온 후 맥아산을 떠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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