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칼럼> 포괄임금이 문제가 아니라 정산이 문제다
고용노동부가 9월 15일부터 약 두 달 일정으로 포괄임금 오남용 기획감독에 들어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상은 제조업, 정보통신업,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이고,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었는지, 근로시간을 기록·관리하고 있는지, 기본급과 수당을 구분하고 있는지, 만약 고정OT에 포함되어 있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 연장근로를 했다면 추가 수당을 지급하였는지를 본다고 한다.
올해 1~8월 익명신고센터에 들어온 포괄임금 관련 제보가 2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세 배 가까이 되었다는 보도도 나와, 근로계약서에 고정OT가 포함되어 있는 사업장이라면 이번 감독을 남의 일로 보기 어렵다.
게다가 감독 기간 한가운데인 10월 8일에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되어,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을 주지 않은 경우의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아진다(제107조 제1항).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가 3년인 만큼 정산하지 않은 수당은 최대 3년 치까지 한꺼번에 청구될 수 있다.
법원이 포괄임금을 문제 삼는 이유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임금과 가산수당이 실제 일한 시간에 따라 계산되도록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근로시간 수와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고 하면서,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한 수당에 못 미치면 미달하는 부분은 무효로서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즉, 판결은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라고 보았다. 결국 문제는 포괄임금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약정 시간을 넘는 근로를 제공하였음에도 이를 제대로 정산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감독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 사업장이 점검해야 할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우선 우리 사업장에서
근로시간을 잘 측정하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출퇴근 기록이나 PC 사용 기록, 근무표로 시간이 확인되어야 한다. 그리고 각 직군별로 실제 발생하는 연장•휴일•야간근로가 얼마나 되는지를 살펴보고 현재 근로계약서에 포함되어 있는 수당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월평균 연장•휴일•야간근로시간이 근로계약서에서 약정한 시간을 넘는다면 이를 매달 어떻게 정산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하고, 지난 3년간 초과분이 정산되지 않았다면 자체적으로 점검해서 미달분을 지급해 두기를 권한다.
또한,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통상임금 법리를 바꾼 뒤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진 사업장이라면, 판결 이후 지급된 수당들이 변경된 판례에 따라 지급되었는지를 따져볼 필요도 있다. 만약 해당 판례를 따르지 않았다면 미달된 통상시급 부분만큼 임금 체불로 판단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실제 점검해보았는데 연장•휴일•야간근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면 과감하게 고정OT수당을 폐지하고, 예외적으로 연장•휴일•야간근로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사전 승인 절차를 통해 승인을 한 뒤, 매월 이를 취합해서 별도 지급하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
만약 자체적으로 해결이 어렵다거나 어떻게 개선하는 것이 좋을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경우, 혹은 임금 체계 전체를 손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노무사의 도움을 받아서 전반적인 점검을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이러한 점검을 거친다면 근로감독에서 지적될 미지급 수당도, 높아진 법정형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지윤 노무사>
- 노무법인 한국노사관계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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