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FDA ‘등록’과 ‘인증·승인’은 다르다

  • 전재범 기자
  • 기사 입력 : 2026-10-01 15:34:21
  • 수정 시간 : 2026-10-01 16:07:23
  • x

기업·판매원 모두 관련 사항 인지하고 홍보해야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의 신뢰도를 강조하기 위해 자주 쓰는 표현이 바로 ‘FDA’다. ‘FDA 등록 시설에서 제조’, ‘FDA 제품 리스팅’ 등의 표현이 홍보 과정에서 사용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 같은 ‘등록’이 판매현장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FDA 인증’, ‘FDA 승인’ 등으로 확대되거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해당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까지 보증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FDA에 시설이나 제품 관련 정보를 등록했다는 것과 FDA가 제품의 안전성·유효성을 심사해 승인했다는 것은 다른 개념이다. FDA도 이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지난 9월 9일 FDA는 화장품 시설 등록과 제품 리스팅에 관한 안내를 통해 시설 등록이나 제품 리스팅은 ‘화장품 승인 프로그램’도 ‘홍보 수단’도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시설 등록번호나 제품 리스팅 번호가 부여됐다고 해서 FDA가 해당 시설 또는 화장품을 승인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FDA는 화장품 시설 등록이나 제품 리스팅 준수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별도의 인증서나 확인서도 발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의 건강보조식품(Dietary Supplement)은 의약품과 규제 방식도 다르다. FDA에 따르면 건강보조식품은 원칙적으로 시판 전에 FDA가 안전성과 유효성을 심사해 승인하는 제품군이 아니다. 제품의 안전성과 표시 내용이 관련 법규에 부합하도록 할 일차적인 책임은 제조·판매기업에 있다. 광고의 경우에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주로 관할하며, 허위·오인 표현이 없고 객관적인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FDA 등록시설’ 표현도 오인 우려 땐 문제
등록 사실을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실제 미국 규제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월 FDA는 의약품 제조업체 켐코 코퍼레이션(Chemco Corporation)에 보낸 경고장에서 일부 OTC 의약품에 표시된 ‘FDA 등록시설에서 제조(made in an FDA registered facility)’ 문구를 직접 지적했다.

FDA는 제조시설 등록이나 의약품 리스팅이 해당 시설이나 제품의 승인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반 소비자가 FDA의 세부적인 등록제도를 충분히 알기 어려운 만큼 해당 문구는 제품이 FDA의 승인이나 보증을 받은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 FDA 등록 사실을 제품에 대한 승인이나 보증처럼 홍보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지난 9월 FDA가 화장품 분야에서도 시설 등록과 제품 리스팅은 ‘승인 프로그램’이나 ‘홍보 수단’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본사는 ‘등록’, 판매현장에선 ‘인증’
국내 직접판매 현장에서도 관련 용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일부 직접판매기업은 제품의 제조환경을 설명하면서 ‘FDA 등록(FDA-registered) 시설’, ‘GMP 인증(GMP-certified) 시설’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 경우 FDA 등록과 GMP 인증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일부 판매원들은 홍보 과정에서 ‘FDA GMP 등록인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FDA로부터 ‘OTC 제조설비 업체 허가’를 받았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는 회사가 구분해 사용하는 표현도 판매현장에서는 ‘등록’과 ‘인증’, ‘허가’가 혼용되는 형태로 전달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판매원들이 FDA 등록과 인증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래서 FDA 관련 표현과 같은 부분은 세미나에서도 잘 언급하지 않으며, 과대광고 문제에 대해서 최근 더욱 강하게 교육한다”고 전했다.

특히 다단계판매는 개별 판매원의 SNS·블로그·영상과 대면 설명이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만큼 ‘FDA 등록’이 ‘FDA 인증·승인’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원료 연구가 곧 완제품 효능 의미하진 않아
이처럼 광고에서 사실관계를 실제 의미보다 확대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은 FDA 관련 표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제품의 효능을 설명하기 위해 활용하는 연구자료 역시 연구 대상과 범위를 넘어선 표현에 주의해야 한다.

최근 미국 BBB 내셔널 프로그램즈 산하 광고 자율심의기구인 NAD(National Advertising Division)는 버섯 성분을 함유한 초콜릿 제품을 판매하는 앨리스 머슈룸스(Alice Mushrooms)의 ‘Zen-X’ 광고를 심사한 결과 일부 건강 관련 표현을 수정하도록 권고했다.

앨리스 머슈룸스는 제품의 차분함과 안정된 상태 등에 관한 표현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품에 함유된 L-테아닌, 칸나(kanna), 사프란 등 주요 원료에 대한 연구를 제시했다.

그러나 NAD는 L-테아닌과 칸나 등에 관한 연구가 Zen-X에서 광고한 효과를 뒷받침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반면 사프란 원료의 경우 제품과 동일한 용량을 사용한 임상연구 가운데 신뢰성을 뒷받침할 만한 연구가 있었고, 긴장과 스트레스 등의 지표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확인됐다고 봤다.

결국 광고에서 중요한 것은 근거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 근거가 실제 광고 내용과 얼마나 부합하는지, 그리고 광고에서 주장하는 범위까지 실증할 수 있는지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현행 식품표시광고법은 거짓·과장되거나 소비자를 기만하는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있으며, 광고한 내용에 대해서는 이를 실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화장품법 역시 사실과 다르거나 소비자가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있으며, 사실과 관련한 표시·광고 사항에 대해서는 이를 실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과대광고 관리와 실증 등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판매원 개인의 홍보까지 기업이 일일이 관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과대광고 문제가 발생하면 결국 기업에도 부담으로 돌아온다”며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재범 기자mknews@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