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신들 차립시다
각종 코인 범죄들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XGP코인 관련 재판을 계기로 코인다단계 관련 피해자의 정체성을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한쪽은 ‘저간의 사정이야 어찌 됐든 정상적인 사업인 줄 알고 투자했으므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반면, 또 한쪽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면 당연히 의심하고 확인했어야 한다’면서 ‘공범’이라고 주장한다. 이쪽의 하소연을 들으면 이쪽 말이 맞는 것 같고, 저쪽의 질타를 들으면 저쪽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익을 보장’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피해 금액이라고 추정한 액수가 고작(?) 400억 원대라는 것이다. 일반인에게 400억 원이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돈이지만 코인 범죄에 있어서는 푼돈이라고 해도 좋은 정도로 미미한 금액이다. 이렇게 말하면 좀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걸핏하면 ‘수조 원대’ ‘단군 이래 최대’라는 말에 익숙한 업계에서는 그다지 큰 사건으로 여겨지지도 않는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이제 사람들이 다 털려서 돈이 없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는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수사기관의 직무 유기를 거론하기도 하지만 20세 이상의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 본인의 의사에 입각해 결정한 사안까지 피해로 본다면 국민 생활 전반에 수사기관이 개입하지 않을 부분이 없게 된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스스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범죄 단체 결성에 자금을 댄 사람들이다.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또 이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해 사람들을 유혹하므로, 과연 국가가 국민의 첫 번째 의무인 납세의 의무를 저버리는 자들까지 보호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맞닥뜨리게 된다.
법조계에 유명한 금언이 있다. ‘법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정조만을 보호한다’는 말이 그것이다. 1950년대에 한국을 들었다 놨던 희대의 카사노바 박인수에게 당한(?) 여성들을 향해 법원이 질타한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법은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재산만 보호하는 것이 마땅하고 타당하다.
그렇다고 범죄자들을 비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자처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공범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피해자 모임에서는 법률비용 등의 명목으로 갹출한 돈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반드시 2차 범죄가 발생한다’는 공식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들은 이미 언제라도 금전 관련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피해자를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 과연 진정으로 ‘선량한’ 피해자가 있다면 대단히 미안한 이야기지만 코인 판에서 잃은 돈은 웬만해서는 찾을 수 없다. 이미 증발해버린 것이다. 관계자의 콜드월렛으로 빼돌렸을 수도 있고, 이들 또한 또 다른 거대한 사기에 걸려 탕진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다시는 코인 범죄에 연루되지 않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코인에서 잃은 돈은 코인으로 되찾아야 한다는 그릇된 신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신념이 바로 범죄 DNA로 각인되고 발전한다. 쉽지 않겠지만 과거로부터 단호하게 결별해야 새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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