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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유럽이 먼저 시작한 헬스케어 AI 경쟁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6-08-06 15:09:52
  • 수정 시간 : 2026-08-06 15: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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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식약정보>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인공지능
(AI)이 의료 현장의 풍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영상 판독을 보조하거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병원 행정 자동화, 의료진 업무 지원, 개인 맞춤형 치료까지 의료 전 과정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생성형 AI를 넘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까지 등장하면서 AI는 의료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세계 헬스케어 AI 시장이 2034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특히 북미와 유럽이 기술과 제도, 투자 측면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의료기기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산업까지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앞으로는 식품기업 역시 AI 기술과 글로벌 규제 흐름을 이해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헬스케어 산업의 표준이 되고 있는
AI
헬스케어 분야에서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의료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의료 인력은 부족하고, 보다 정확한 진단과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I는 영상의학 분야에서 암이나 심혈관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CDSS)을 통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전자의무기록(EMR) 작성과 보험 청구, 환자 상담, 예약 관리 등 행정 업무에도 생성형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자의 유전체 정보와 생활습관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거나 신약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영역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AI
기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규칙 기반 알고리즘이나 머신러닝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생성형 AI가 의료 분야에 본격 적용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간의 개입 없이 목표를 설정하고 여러 작업을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틱 AI’가 등장하면서 의료 현장의 업무 방식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뿐 아니라 치료 성과와 산업 혁신까지 동시에 이끌고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AI의 활용 분야가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단, 영상의학, 병리학, 수술, 환자 모니터링, 병원 운영, 신약 개발, 원격의료 등 의료 생태계 전반에서 AI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의료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반 기술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북미는 상용화
, 유럽은 규제 중심
현재 글로벌 헬스케어 AI 시장은 북미와 유럽이 양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시장을 성장시키는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북미는
기술과 상용화가 핵심이다. 2025년 기준 북미는 세계 헬스케어 AI 시장의 약 44.5%를 차지하며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은 첨단 의료 인프라와 방대한 의료 데이터, 활발한 벤처투자, 빅테크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AI 의료기술을 빠르게 상용화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병원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AI 솔루션 도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구글
, 마이크로소프트, IBM, GE HealthCare, 필립스,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AI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AI 기반 MRICT 영상 분석 기술은 물론 의료진의 문서 작성 시간을 절반 가까이 줄여주는 솔루션, 보험 청구 자동화 시스템, AI 의료 에이전트 등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이제 AI는 연구 단계가 아니라 실제 병원 운영 효율을 높이는 상용 기술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반면 유럽은 조금 다른 길을 선택했다
. 유럽 역시 세계 시장의 약 28%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지만, 기술 경쟁 못지않게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드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환자기록 관리와 의료영상 분석,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도입이 확대되고 있으며, 독일과 영국,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AI 기반 의료기기와 신약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동시에 유럽은 의료 데이터 공유 정책인 EHDS(European Health Data Space)를 추진해 국가 간 의료 데이터 활용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규제와 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이다
. 세계 최초의 AI 포괄 규제인 ‘EU AI Act’를 통해 위험도에 따라 AI를 관리하면서도 연구개발 투자와 데이터 활용 정책은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AI를 제한하기 위한 규제가 아니라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해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결국 북미가
빠른 기술 상용화를 선택했다면, 유럽은 규제를 통한 신뢰 확보를 선택한 셈이다. 서로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AI를 미래 의료산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국내 기업
‘AI 기술보다 ‘AI 대응력준비해야
글로벌 헬스케어 AI 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AI를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글로벌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 체계와 국제 표준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AI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제도적 기반은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는 미국 FDA의 규제와 EU AI Act 등 해외 기준을 충족해야 실제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국내 기준만 만족해서는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의료
AI의 핵심 경쟁력은 데이터다. 미국은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AI를 고도화하고 있으며, 유럽은 EHDS를 통해 국가 간 데이터 활용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우수한 공공 의료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과제로 지적된다. 앞으로는 데이터의 양뿐 아니라 국제 표준에 맞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확보해야 글로벌 연구와 임상시험, 제품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 산업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 앞으로 AI는 기능성 원료를 발굴하는 연구개발 과정은 물론 소비자 상담, 맞춤형 제품 추천, 임상 데이터 분석, 사후관리까지 산업 전반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이 달라지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AI
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다. 이미 의료 현장에서는 진단과 치료, 병원 운영, 신약 개발 등 전 분야에서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으며,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산업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북미는 혁신을 통해 시장을 키우고, 유럽은 규제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이지만 공통점은 AI를 미래 산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들도 이제는
AI 기술 자체보다 AI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경쟁력, 국제 규제 대응 역량, 글로벌 표준에 맞는 품질관리 체계를 함께 갖춰야 한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뛰어난 알고리즘 하나가 아니라 기술과 규제를 동시에 이해하는 기업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북미와 유럽의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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