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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재는 엄격하게 산업화는 단계적으로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6-08-06 15:08:44
  • 수정 시간 : 2026-08-06 15: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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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는 미래 원료가 될 수 있을까?(중)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세계 각국이 산업용 헴프를 새로운 바이오산업으로 육성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규제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일반 소비재로 판매되는 제품이 국내에서는 수입조차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같은 산업용 헴프를 바라보면서도 국가마다 제도가 크게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정책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무조건 금지’라기보다 소비재는 엄격하게 관리하되 의료·바이오 분야는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이원적 구조에 가깝다. 

국내에서 대마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해외에서 건강식품과 화장품 원료로 널리 사용되는 칸나비디올(CBD) 역시 일반 소비재 원료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CBD 오일, 젤리, 음료, 스킨케어 제품을 국내에서 그대로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원료 자체뿐 아니라 표시·광고, 수입 절차까지 모두 국내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한국은 헴프산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고 이해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현재 식품 원료로는 껍질을 완전히 제거한 대마씨(헴프씨드)와 일정 기준을 충족한 대마씨유의 사용이 허용된다. 환각 성분이 거의 없는 씨앗을 활용한 식품은 일반 식품으로 유통될 수 있으며, 실제로 단백질 분말과 식용유, 시리얼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다만 CBD와 같은 대마 유래 성분은 일반 식품이나 화장품 원료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으며, 의료 목적을 제외한 소비재 시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규제 장벽이 존재한다.

이러한 규제는 해외 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때도 큰 변수로 작용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이라도 국내 법령과 식약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수입과 판매가 제한될 수 있다. 특히 해외 ODM 제품을 그대로 도입하는 경우 원료 구성과 표시 문구, 광고 표현 등이 국내 기준과 달라 예상치 못한 법적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직접판매기업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직접판매는 제품의 기능과 특징을 소비자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한 만큼, 허용되지 않은 효능 표현이나 원료에 대한 오인 광고는 행정처분이나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동 규제자유특구가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
흥미로운 점은 최근 정부가 산업용 헴프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려 애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상북도 안동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다.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는 안동을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다. 이 사업의 목적은 일반 소비재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용 헴프의 의료·바이오 활용 가능성을 실증하고, 관련 제도 개선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특구에서는 산업용 헴프의 재배부터 원료 추출, 품질관리, 원료의약품 제조까지 전 과정을 검증하는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재배 환경을 표준화하기 위한 스마트팜 기술과 성분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고, 의약품 원료 생산을 위한 GMP 기반 제조시설도 단계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바이오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해 의약품 원료 개발과 수출 기반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산업용 헴프를 농업이 아닌 바이오산업의 관점에서 육성하려는 정부 정책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이 사업이 곧바로 소비재 시장의 규제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산업용 헴프를 연구개발과 바이오 산업의 성장 분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다.

실제로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안동 규제자유특구가 향후 제도 개선을 위한 시험무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증사업을 통해 안전성과 산업성이 충분히 입증될 경우 관련 법령과 제도가 점진적으로 정비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산업용 헴프를 둘러싼 국내 정책은 소비자 안전을 고려한 규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의료·바이오 분야에서는 산업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직접판매업계도 최근 이런 흐름에 발맞춰 헴프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당장 해외에서 판매되는 CBD 제품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헴프씨드를 활용한 식품과 친환경 원료, 식물성 단백질 제품 등을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모 업체 관계자는 “직접판매업계 매출의 거의 대부분을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료 경쟁력은 이제 필수”라며 “수동적으로 규제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 제도 안에서 사업 기회를 찾아야 한다. 산업용 헴프는 이제 단순한 논란의 소재가 아니라 바이오산업과 웰니스 시장을 연결하는 새로운 원료로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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