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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암 통계가 말하는 예방의 시대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6-07-23 14:24:12
  • 수정 시간 : 2026-07-23 14: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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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있는 식약정보>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암은 더 이상 일부 사람들에게만 찾아오는 질병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발표한 ‘세계 암 통계 2026(Global Status Report on Cancer 2026)’는 암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함께 대응해야 할 가장 큰 보건 과제 중 하나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새롭게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약 2,060만 명,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970만 명에 달했다. 지금의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2050년에는 연간 신규 암 환자가 3,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암은 심혈관질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사망 원인이며,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생활습관이 변화하면서 앞으로도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암은 가장 민감한 키워드 가운데 하나다. 소비자는 면역력 증진이나 항산화 기능을 암 예방과 연결해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이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처럼 오인하기도 한다. 그러나 식품과 의약품의 경계는 명확하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 유지와 증진을 돕는 식품이지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의약품이 아니다. 이러한 기본 원칙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WHO가 발표한 세계 암 현황을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 세계 5명 중 1명은 평생 암을 경험한다
WHO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되는 숫자는 바로 ‘5명 중 1명’이다. 보고서는 0~74세 기준 전 세계 인구의 암 발생 누적 위험을 19.8%로 분석했다. 다시 말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 가운데 약 다섯 명 중 한 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암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암은 드문 질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가족이나 주변에서 암 환자를 찾기 어려운 시대가 아니다. 의학의 발전으로 생존율은 높아지고 있지만, 그만큼 암을 진단받는 사람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신규 암 환자는 2,060만 명이다. 이는 하루 평균 약 5만 6,000명, 시간당 약 2,350명이 새롭게 암 진단을 받는 셈이다. 사망자 역시 하루 2만 6,000명 이상 발생한다. 이러한 숫자는 암이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공통의 질병 부담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WHO는 앞으로의 증가 속도를 더욱 우려하고 있다. 2050년에는 신규 암 환자가 현재보다 약 70% 증가한 연간 3,5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기술이 발전해도 환자 수 자체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의료비 부담과 사회적 비용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가능성이 높다.

많은 사람들은 환경 오염이나 특정 식품 때문에 암이 증가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지만 WHO는 암 증가의 가장 큰 배경으로 고령화와 인구 증가를 꼽는다.

암은 대표적인 노화 관련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세포 분열 과정에서 유전자 변이가 축적되고 면역 기능이 저하되면서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평균 수명이 길어질수록 암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의미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기대수명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암 환자 수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의료기술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암이 발생하기 쉬운 연령층 자체가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생활습관 변화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WHO와 국제암연구소(IARC)는 흡연, 음주, 비만, 운동 부족, 가공육 과다 섭취, 과일과 채소 섭취 부족, 자외선 노출, 대기오염, 감염 등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 상당수는 개인의 생활습관 개선으로 줄일 수 있는 위험이다.

특히 비만은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암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다. 비만은 유방암, 대장암, 간암, 자궁내막암 등 다양한 암과 관련성이 확인되고 있으며, 운동 부족과 고열량 식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과거에는 감염성 질환이 주요 사망 원인이었다면 이제는 생활습관병이 암 증가를 이끄는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가 세계 암 발생의 절반 이상 차지
WHO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신규 암 환자의 53%가 아시아에서 발생했다. 반면 유럽은 21%, 북미는 11% 수준이었다. 사망자의 경우에도 아시아가 전체의 56.6%를 차지했다.

이를 단순히 아시아 지역의 암 발생률이 가장 높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약 60%가 거주하는 지역으로 절대 인구 규모가 매우 크다. 중국과 인도처럼 인구가 많은 국가가 포함되어 있는 만큼 절대적인 암 환자 수도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구 규모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경제성장과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서구화된 식생활이 확산되고, 비만과 당뇨병이 증가하고 있으며, 흡연과 음주,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아시아는 앞으로 세계 암 부담이 가장 빠르게 증가할 지역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가암검진 제도와 의료 접근성이 우수해 조기 발견 비율은 높지만,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암 환자 자체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의료서비스 확대뿐 아니라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체계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남녀에 따라 암 종류 달라
WHO는 성별에 따라 많이 발생하는 암의 종류에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남성은 폐암이 가장 많이 발생했고, 이어 전립선암과 대장암, 위암, 간암 순으로 집계됐다. 여성은 유방암이 가장 흔했으며 폐암, 대장암, 갑상선암, 자궁경부암이 뒤를 이었다. 암 사망 원인 역시 남성은 폐암, 여성은 유방암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암 발생 양상과 위험요인이 성별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예방과 검진 전략도 성별 특성을 고려해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폐암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 상위권을 차지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과거에는 흡연이 폐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간접흡연과 대기오염, 미세먼지, 직업성 유해물질 노출, 실내 공기오염 등 다양한 환경적 위험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흡연 경험이 없는 여성의 폐암 발생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폐암 예방은 단순히 금연에 그치지 않고 생활환경 전반을 관리하는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대장암 역시 남녀 모두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식생활의 서구화와 붉은 육류 및 가공육 섭취 증가, 운동 부족, 비만, 과도한 음주 등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는다. 반면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충분한 채소·과일 섭취, 적정 체중 유지, 정기적인 대장암 검진은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방암은 조기검진과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 암 사망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자궁경부암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과 정기검진을 통해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암으로 꼽힌다. 즉 암의 종류에 따라 위험요인과 예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성별과 연령에 맞는 검진과 예방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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