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에 속지 마세요”…가향담배의 위험성
<건강 생활>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은 5월 31일 제39회 ‘세계 금연의 날(World No Tobacco Day)’을 맞아 가향담배의 위험성을 알리는 카드뉴스를 배포했다. ‘가향담배’는 청소년과 젊은층의 흡연 시작을 유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청소년 77% 첫 흡연 때 가향담배 사용
‘세계 금연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담배폐해와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흡연자들의 금연을 촉진하여 담배 없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1987년에 지정한 국제 기념일이다. 특히 올해는 다양한 맛과 향으로 청소년 및 젊은층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지속 사용으로 니코틴 중독에 이르게 하는 가향담배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가향담배란 멘톨, 과일, 초콜릿 등 특정한 맛과 향이 나도록 제조한 담배이며, 액상형 전자담배에 맛과 향이 들어간 액상제제를 첨가하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담배필터에 캡슐을 삽입하거나(캡슐담배), 담배 포장지에 향을 입히는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향담배의 맛과 향은 특히 청소년과 젊은층이 쉽게 흡연을 시작하도록 유혹한다. 또한 일반담배(궐련)의 쓴맛과 매캐한 냄새, 목의 자극을 가려 가향담배를 덜 해로운 담배로 인식하고 계속 피게 하여, 결국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6차(2024년) 청소년건강패널조사 결과, 우리나라 청소년의 77.3%(남학생 79.5%, 여학생 73.1%)가 처음 담배제품을 사용할 때 가향담배를 사용했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로 가향담배를 시작한 청소년은 86.3%였고 그중 여학생이 90%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향담배, 일반 담배보다 중독성 더 높아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ramework Convention on Tobacco Control) 이행 지침에서도 “가향성분은 담배·니코틴 제품의 맛과 냄새를 개선해 제품을 더 쉽게 사용하도록 하며, 신규 사용자를 유인하고 기존 사용자의 지속 사용에 기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향담배 사용현황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연구(2022, 연세대 김희진)에 따르면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도한 경우(첫 한~두 모금), 비가향담배로 시도한 경우보다 현재 흡연할 확률이 1.4배(남자 1.6배, 여자 1.3배) 높았고, 가향담배로 흡연을 지속할 확률은 10.9배(남자 11.4배, 여자 10.3배) 높았다.
국외 연구 결과에서도 향이 첨가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가 2년 후 담배를 끊지 못할 가능성이 비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보다 1.9배 더 높았다.
가향성분은 담배의 위험을 덜 느끼게 하는 도구일 뿐, 담배 유해성을 줄이진 않는다. 대표적으로 향료나 당류는 전자담배 기기를 통해 가열되어 에어로졸 형태로 폐로 흡입될 경우, 호흡기질환 등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브라질, 캐나다 등 국외 일부 국가에서는 담배 내 가향 첨가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가향담배 시장 점유율은 2014년 14.0%, 2018년 30.8%, 2023년 46.5%로 판매량이 매년 급증하고 있어 관련 대책 마련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가향담배는 덜 해로운 담배가 아니며, 청소년과 청년층 흡연의 관문이 되고 장기적으로 중독을 유발할 수 있어 가향담배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어 “세계 금연의 날을 맞이하여 발간한 카드뉴스가 가향담배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담배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질병관리청은 앞으로도 국민의 흡연폐해 예방과 관련 정책 강화의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00만 명 이상 간접흡연 사망…환경오염도 심각
흡연은 대표적인 건강위해 요인으로, 폐암, 두경부암 등으로 인해 연간 7만여 명의 사망과 15조 원에 이르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향담배는 장기적으로 흡연 인구를 유입시켜 흡연폐해 및 사회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간접흡연의 피해도 심각하다. WHO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이 간접흡연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비흡연자는 폐암과 당뇨병, 결핵 등의 위험이 증가하며, 어린이에게는 천식, 중이염, 청력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아울러 흡연이 생식 능력과 성 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남성의 경우 흡연이 발기부전과 정자 질 저하를 유발하고, 여성은 불임·조산·유산·조기 폐경 위험이 커진다. 임신 중 흡연은 태아의 산소 공급을 방해해 사산이나 저체중아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전자담배 또한 태아 발달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흡연은 20종 이상의 암을 유발하며, 특히 폐암, 후두암, 방광암, 췌장암, 자궁경부암, 구강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기에 뇌졸중, 심장질환,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골다공증, 치주질환, 면역 저하 등 다양한 질환에 더 쉽게 노출된다. 평생 흡연자의 수명은 비흡연자보다 평균 10년 짧다.
환경오염 또한 흡연의 심각한 결과 중 하나다. 매년 6조 개비의 담배가 소비되며, 이로 인해 약 900만 그루의 나무가 벌목된다. 담배꽁초는 전 세계 해양 쓰레기의 주요 원인으로, 비소·납·니코틴 등 유해물질을 토양과 수질에 확산시킨다. 전자담배는 플라스틱 카트리지와 배터리 등 비생분해성 폐기물을 배출해 환경부담을 가중시킨다.
만약 담배를 끊는다면 즉시 건강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하여 수년 후부터는 흡연에 따른 합병증도 감소한다. 흡연량을 줄인다고 하여 건강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담배를 줄이기보다는 완전히 금연하는 것이 최선이다. 금연을 하면 심뇌혈관질환(심근경색, 뇌졸중)의 발병위험을 줄일 수 있으나, 흡연량을 줄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감연이 아닌 금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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