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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칭 변경 업계 뜻 모아야

  • 기사 입력 : 2026-06-04 16:16:42
  • 수정 시간 : 2026-06-04 16: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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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판매’라는 명칭을 둘러싸고 변경해야 한다는 쪽과 하나 마나 한 일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모양이다. 다단계라는 이름을 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싶어 하는 쪽은 ‘다단계’라는 말의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판매원 활동에 걸림돌이 된다고 주장한다. 반대쪽은 명칭을 변경하기보다는 판매 및 리크루팅 과정에서 건전하고 투명한 활동이 전제돼야 한다고 맞받는다. 

이 말도 옳고 저 말도 옳은 것 같다. 고무적인 것은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는 쪽도, 변경이 필요 없다는 쪽도 건전한 활동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한쪽은 즉 열심히 하기는 하겠는데 이름표를 바꿔 달자는 것이고, 반대쪽은 이름표가 문제가 아니라 행실이 문제라는 주장이다.

약 15년쯤 전에 명칭 변경과 관련해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된 적이 있다. 다단계판매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과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까지 망라해 의욕적으로 명칭을 바꿔 보려고 했다. 그런데 고위 공직자 출신의 직접판매공제조합 이사장께서 ‘한 건 주의’에 입각해 임의로 공모전을 강행했고, 그때 수상작으로 결정된 것이 ‘회원직접판매’라는 용어였다. 

그렇지만 회원직접판매라는 용어는 널리 쓰이지 않았다. 세 단체가 함께 추진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독단적으로 수상작을 발표함으로써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과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가 그 명칭을 사용할 명분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또한 법률상의 명칭이 ‘다단계판매’인 이상 아무리 화려한 옷으로 바꿔 입더라도 다단계는 다단계일 뿐, 결코 신분 세탁도 신분 상승도 꾀할 수가 없는 게 사실이다. 

최근 들어 일각에서 제기되는 명칭 변경 움직임에 대해서도 업계의 세 단체는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 듯이 보인다. 직접판매공제조합은 이미 자신들이 공모를 통해 정해 놓은 ‘회원직접판매’라는 게 있으므로 과거를 부정하면서까지 나설 수 없는 형편이고, 나머지 단체들은 굳이 변경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회원직접판매든 회원간접판매든 명칭이 문제가 아니라, 명칭을 변경하기 위해 업계 전체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도 찬성하는 쪽과 시큰둥한 쪽으로 나뉘는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과정에서 과거와 같은 파열음이 생긴다면 ‘어쩔 수 없는 다단계’가 돼버리고 만다. 

진정으로 명칭 변경을 추진하려면 먼저 관련 단체와 충분히 논의하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 일방적으로 새로운 이름표를 만들어서 나눠주어 달게 하는 방식은 30년 전이라면 가능한 일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방식이다.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도 수긍이 가고,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반론도 이해는 된다. 어쩌면 다단계판매가 직접 행해지는 일선의 판매원들은 다단계로 부르든,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부르든 당장 눈앞의 매출이 중요하지, 굳이 자신들의 행위를 지칭하는 이름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렇지만 다단계판매업계의 현안들을 풀어가는 첫 단추로서는 충분히 가치 있는 작업이다. 다만 유관 단체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반목한다면, 회원직접판매가 그랬듯이 그 누구도 불러주지 않는 이름이 되고 말 것이다. 흔히 이름을 바꾸는 것은 운명을 바꾸는 일에 비견된다. 업계의 운명을 바꾸는 중차대한 일을 개 이름 바꾸듯이 기분에 따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누구도 극렬하게 반대하지는 않는 이름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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