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의사가 추천하는 건강기능식품 시대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6-05-21 16:33:06
  • 수정 시간 : 2026-05-21 17:27:43
  • x

진단·처방 반영한 의료 기반 플랫폼 등장

▷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서비스 ‘알닥’ 제품
 

진단명과 처방약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가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의료 기반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새로운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체험과 입소문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존 시장 구조에 의료 데이터와 AI 분석, 의료진 판단이 결합한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면서 직접판매업계를 포함한 건강기능식품산업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알닥케어와 모노랩스가 선보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서비스 ‘알닥(ALDOC)’은 환자의 질병 상태와 복용 중인 처방약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가 직접 건강기능식품을 안내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AI 기반 분석 시스템은 복용 중인 처방약과 건강기능식품 원료 간 상호작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 가능성이 있는 조합을 자동으로 걸러내고 환자 상태에 맞는 제품 조합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모델이 건강기능식품을 단순 영양 보충제가 아니라 의료 관리의 연장선에서 접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을 핵심 판매군으로 성장시켜온 직접판매업계 입장에서는 시장 구조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기나 체험담과는 다른 의료 기반 추천 모델
그동안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체험과 입소문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제품 설명회와 사용 후기, 지인 추천 등을 통해 소비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식은 직접판매업계의 대표적인 마케팅 구조였다. 이 때문에 상당수 직접판매기업들이 영양 보충제와 기능성 식품을 핵심 포트폴리오로 성장 기반을 마련해 왔다.

하지만 의료 기반 추천 서비스는 기존 접근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 소비자의 체험담이나 판매자의 설명이 아니라 진단명과 처방약 정보, 의사의 판단이 제품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건강기능식품 추천의 중심축이 판매자와 사용자에서 의료진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신뢰 구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은 원래 의료 영역 밖에서 소비되는 제품이지만 실제로는 질병 상태와 약물 복용 여부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사가 개입하는 추천 모델은 소비자에게 상당히 강한 신뢰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닥 모델의 또 다른 특징은 의료기관 중심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환자가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의사가 AI 플랫폼을 활용해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고, 환자가 구매를 결정하면 소분 포장된 제품이 배송되는 구조다. 별도의 쇼핑 과정 없이 진료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선택이 이뤄진다.

현재 해당 서비스는 전국 100여 개 병·의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내과와 가정의학과, 통증 클리닉, 척추·관절 병원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병원이 새로운 소비 접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건강기능식품 유통 채널은 크게 온라인몰, 대형 유통사, 약국, 직접판매 등으로 구분돼 왔다. 여기에 의료기관 기반 추천 서비스가 추가될 경우 소비자의 선택 경로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알닥케어는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등과 협력 확대 움직임을 보이며 의료 현장 중심의 서비스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직접판매 ‘히트 제품’ 공식도 바뀔까
의료 기반 추천 모델이 확산될 경우 직접판매업계의 기존 성공 공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직접판매업계에서는 특정 제품이 환자와 보호자 커뮤니티,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시장에서 크게 성장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A사의 면역 관련 건강기능식품 ‘H’와 P사의 영양 보충 제품 ‘F’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된다.

이처럼 실제 사용 경험과 커뮤니티 추천을 기반으로 제품이 확산되는 구조는 직접판매업계의 대표적인 성공 패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의사가 건강기능식품 추천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모델이 보편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료기관이 추천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 제품 선택 기준이 체험 중심에서 임상 근거와 안전성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의사 추천이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기존처럼 입소문만으로 대형 히트 제품이 탄생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의료 기반 건강기능식품 추천 서비스가 확대될 경우 제도적 논의 역시 함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의료기관이 건강기능식품 선택 과정에 직접 관여하게 되면서 의료와 소비 시장의 경계 문제, 의료 상업화 논란, 수익 구조의 적정성 등이 향후 주요 이슈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법과 건강기능식품 관련 제도 사이에서 의료기관의 추천 범위와 판매 구조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 기반 서비스의 등장으로 오히려 직접판매기업이 의료 플랫폼과 협력하거나 의료 전문가 자문 체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