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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에 美 원유 수출 날았다

  • 전재범 기자
  • 기사 입력 : 2026-05-07 15:36:44
  • 수정 시간 : 2026-05-07 15: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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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운반선 50~60척 다녀가…지난해 대비 2배↑

Weekly 유통 경제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미국 원유 수출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 세계 유조선들이 미국 멕시코만으로 몰려들면서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항은 가장 바쁜 1분기를 보냈다.

지난 5월 3일(현지 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재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 집계 결과 지난달 미국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520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 하루 390만 배럴 대비 30% 이상 급증한 규모다.

지난달 미국 원유 수출의 약 절반이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항에서 나머지 대부분은 휴스턴 항에서 처리됐다. 통상 200만 배럴까지 적재할 수 있는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50~60척이 매일 미국 항구로 향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2배 수준이다.

코퍼스 크리스티항은 전쟁 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의 라스타누라, 이라크의 바스라에 이어 세계 3위 원유 수출 터미널이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페르시아만의 두 항구가 사실상 고립되면서 코퍼스 크리스티항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켄트 브리튼 코퍼스 크리스티항 CEO는 “지난 3월 항구 역사상 가장 바빴던 한 달이었고, 1분기는 가장 바빴던 분기였다”며 “전쟁 이전 하루 220만 배럴 수준이던 원유 수출량이 전쟁 이후 약 250만 배럴로 늘었다. 3월 입출항 선박이 240척을 넘어 평월 대비 크게 증가했고 끊임없이 유조선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트 스미스 케이플러 원자재 리서치 디렉터는 미국으로 몰려든 유조선 상당수가 “전쟁 전 중동에서 원유를 들여오던 아시아 국가들에서 온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페르시아만 무역로가 사실상 막히면서 미국 멕시코만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아시아 시장은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사들이고 있어 저유황 경질유를 대거 매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퍼스 크리스티항에서 중동 지역으로 향하는 정유 제품 수출도 크게 늘어 1분기 수출량이 지난해 연간 수출량을 웃돌았다. 다만 멕시코만으로의 선박 이동은 아시아 구매자들의 미국 시장으로의 영구적 재편이라기보다는 전시 위기 대응 조치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미국이 생산하는 저유황 경질유는 고유황 중질유(sour heavy crude)에 최적화돼 있는 중동산 원유의 대체재로는 한계가 있다. 항구 처리 용량 제약으로 미국 원유 수출량은 하루 500만 배럴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퍼스 크리스티항도 송유관 제약으로 수출 한계가 하루 약 260만 배럴인데, 송유관이 확장되면 50만 배럴을 더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브리튼 CEO는 전했다.

무엇보다 중동산 원유의 빈자리를 메우기엔 그 규모가 너무 크다. 전쟁 발발 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전 세계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했다.

스미스 디렉터는 “미국과 중남미, 서아프리카가 아시아 구매자들에게 추가 물량을 공급할 수는 있지만, 중동은 너무 큰 산유국이라 대체가 불가능하다”며 “메울 수 없는 구멍이다. 답은 결국 중동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韓 수출 또 한번 신기록…반도체가 이끌어
올해 한국 누적 수출액이 3,0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또 다시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이란 전쟁에도 불구하고 ‘슈퍼 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정부의 올해 수출 목표치인 7,400억 달러는 물론 8,000억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유럽의 물류 허브인 네덜란드까지 쫓는 ‘수출 5강’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8.0% 증가한 858억 9,000만 달러(약 130조 원)로 집계됐다. 4월 수출은 3월(866억 3,000만 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1~4월 누적 수출액은 약 3,05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했다. 지난해 3,000억 달러를 넘어선 시점이 6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2달 앞당겨진 속도다. 

이 같은 증가세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품목이 이끌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31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3.5% 증가하며 13개월 연속 월간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따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 증가로 메모리 고정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4월 메모리 평균 고정 가격을 보면 범용 D램 제품인 DDR4 8GB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70% 급등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컴퓨터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컴퓨터 수출은 AI 인프라 수요 확대에 따른 고속 데이터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로 전년 대비 515.8% 늘어난 40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51억 1,000만 달러)과 석유화학(40억 9,000만 달러)은 이란 전쟁 여파로 물량은 줄었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단가 상승으로 수출액은 증가하며 전체 증가세를 뒷받침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한국의 수출액이 8,000억 달러를 넘어설 경우 지난해 기준 세계 5위를 노려볼 수 있다. 지난해 한국 수출은 7,097억 달러로 네덜란드(약 9,892억 달러), 일본(7,383억 달러)에 이어 세계 6위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일본과 경쟁에서는 이미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1~3월 누적 수출액은 약 1,885억 달러로 집계됐다.

네덜란드는 ASML 등 첨단 반도체 장비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수출에 경쟁력이 있지만, 로테르담 항을 거치는 재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허브형 무역 구조’를 지니고 있다. 글로벌 교역 둔화나 투자 사이클 변화에 따라 수출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둔화와 유럽 내 수요 약세가 겹치면서 네덜란드의 물동량 증가세가 정체되고, 이에 따라 총수출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네덜란드 수출액은 2025년 말 780억 달러 수준에서 2026년 1월 722억 달러, 2월 726억 달러 등 720억 달러 안팎으로 낮아졌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우리나라가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세 영향으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반도체와 IT 품목이 수출을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며 “품목과 시장을 다변화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실적 경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외파생 거래 2경 6,779조로 역대 최대
지난해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다. 대외무역 확대와 주식시장 변동성 증가로 환율·주가 관련 헤지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은행권의 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에 의하면 2025년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2경 6,779조 원으로 전년 대비 318조 원, 1.2% 증가했다.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2022년 2경 4,548조 원에서 2023년 2경 4,704조 원, 2024년 2경 6,461조 원, 2025년 2경 6,779조 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3년간 2,231조 원(9.1%)이 늘어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초자산별로는 통화 관련 거래가 1경 9,778조 원으로 전체의 73.9%를 차지했다. 이자율 관련 거래 6,215조 원(23.2%), 주식 관련 거래 634조 원(2.4%), 신용 관련 거래 40조 원(0.2%)을 기록했다.

세부 상품별로는 통화선도, 주식스왑, 통화스왑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통화선도 거래는 전년보다 352조 원 늘었고 주식스왑은 179조 원, 통화스왑은 77조 원 증가했다. 대외무역 증가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따라 금융회사와 기업의 헤지 수요가 늘어난 영향에 기인한다.

반면 이자율스왑 거래는 전년 대비 438조 원 감소했다. 금리인하 기조 속에서 금리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관련 거래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권역별로는 은행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은행권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2경 1,371조 원으로 전체의 79.8%를 차지했다. 이어 증권이 3,853조 원으로 14.4%, 신탁이 1,309조 원으로 4.9%, 보험이 243조 원으로 0.9%였다.

은행의 시장 내 영향력은 더 커졌다. 전년 대비 증권 거래 규모는 620조 원, 보험은 188조 원 감소한 반면 은행은 1,016조 원 증가했다. 은행은 이자율 관련 거래에서 473조 원, 통화 관련 거래에서 524조 원 늘며 전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은행의 거래 대금 비중은 2022년 73.9%에서 2023년 77.2%, 2024년 76.9%, 2025년 79.8%로 상승했다.

은행과 증권 권역의 거래 상대방을 보면 외국 금융회사가 42.7%로 가장 많았다. 외은지점이 22.2%, 국내은행이 14.5%로 뒤를 이었다. 이는 거래 규모가 큰 통화 및 이자율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주로 외국 금융회사와 외은지점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거래 잔액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말 기준 장외파생상품 거래 잔액은 1경 4,632조 원으로 전년 말보다 284조 원(2.0%) 증가했다. 거래 잔액은 2022년 1경 2,210조 원에서 2023년 1경 3,291조 원, 2024년 1경 4,348조 원, 2025년 1경 4,632조 원으로 늘었다. 거래 잔액 또한 지난 3년간 2,422조 원(19.8%)이 늘어나는 등 거래대금과 함께 증가 추세에 있다.

기초자산별 거래 잔액은 이자율 관련 상품이 9,095조 원으로 전체의 62.2%를 차지했다. 통화 5,260조 원(35.9%), 주식 142조 원(1.0%), 신용 88조 원(0.6%) 순이었다. 세부 상품별로는 이자율 스왑(161조 원) 및 통화선도(103조 원)의 거래 잔액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권역별 거래 잔액도 은행권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은행의 거래 잔액은 1경 1,222조 원으로 전체의 76.7%를 차지했다. 증권은 2,808조 원으로 19.2%, 보험은 338조 원으로 2.3%, 신탁은 248조 원으로 1.7%였다.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시장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25년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 규모는 681조 8,000억 원으로 전년 480조 원 대비 201조 8,000억 원(42.1%) 증가했다.

특히 주식 관련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 금액은 268조 6,000억 원으로 전년 155조 8,000억 원 대비 112조 9,000억 원, 72.5% 급증했다. 이자율 관련 중개·주선 실적도 78조 2,000억 원 늘어 69.4% 상승했다.


수도권 민간아파트 10채 중 4채는 ‘미분양’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수도권 민간아파트의 평균 초기분양률은 58.9%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60.0%) 대비 1.1%p, 전년 동기(81.5%) 대비로는 22.6%p 각각 하락한 수치다.

HUG가 2013년 3분기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으며, 60%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채 중 4채가 분양 개시 되고도 반년 동안 계약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초기분양률은 아파트 분양 개시 뒤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의 기간 동안 총 분양 가구 수 대비 실제 계약이 체결된 가구 수의 비율로, 분양 직후 시장 반응을 파악하는 지표다. HUG의 주택분양보증이 발급된 주택사업 중 매 분기 분양 가구 수가 30가구 이상인 일반 아파트를 전수조사해 산출한다.

서울은 100.0%로 전분기와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5%p 상승한 수치다. 반면, 경기(50.5%)는 전 분기 대비 8.8%p, 전년 동기 대비로는 25.0%p 하락했다. 인천(78.5%)은 전 분기 대비 24.2%p 올랐지만 전년 동기 대비 18.1%p 하락했다. 5대 광역시와 세종시 민간아파트의 평균 초기분양률은 84.9%로 전 분기 대비 37.7%p, 전년 동기 대비로는 5.7%p 각각 상승했다. 

기타 지방(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의 경우 49.6%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10.8%p, 전년 동기 대비 25.3%p 하락했다. 6개월 내 10채 중 절반이 분양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지역 간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은 96.5%, 전북은 63.0%였다. 그러나 충남(47.2%)과 경북(41.9%), 경남(20.4%)은 50%를 하회했다. 강원·충북·제주는 신규로 분양이 개시된 아파트가 없었다.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초기분양률은 59.6%로 전 분기 대비 2.0%p 올랐고, 전년 동기 대비 20.5%p 낮아졌다. 초기분양률이 악화하면 최근 들어 줄어들고 있는 미분양 주택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전재범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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